
“그림은 그리움이고, 재구성된 현실의 여백을 증폭시키는 일이다!”
꼭 반백 년 전, 20대 초반 젊은 미술 선생과 까까머리 중학생들의 운명적인 만남을 인연으로 하여 각 분야에서 예술혼을 불태운 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사제전을 개최한다.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오는 6월 3일까지 원암 장영주 화백과 그의 제자인 이희복 도예가, 김영벽 공예가, 김규현 작가의 사제 그룹전 ‘회상’을 전시한다.

스승 장영주 화백은 이번 전시에서는 인간이 지닌 힘차고 신비로운 생명력과 아름다운 혼을 담은 누드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1985년 한국크로키회를 설립한 화가이자 선도 명상가로 목우회 등 단체전 및 개인전과 국제전에 다수의 작품을 출품한 화가로, 중국 정부가 선정한 100대 화가로 선정된 바 있다. 명예 철학 박사이기도 한 그는 사단법인 국학원 상임고문과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선도문화학과 특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세 명의 제자들은 각각 도예, 공예, 디자인 분야에서 활약하는 작가들로, 이번 전시에서 독특한 도자기 작품과 전통공예기술이 숨 쉬는 악기, 현대적인 디자인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이희복 도예가는 대한민국 미술대전 초대작가로 경상북도 도자기 명장이며 안동생활도자기학교장을 맡고 있다. 김영벽 공예가는 백제문화재 공예품과 전통악기 전시 및 체험교실을 운영하며 현재 장인 국악기 제작소에서 20여 년간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 김규현 작가는 현재 크리에이티브다를 운영하는 디자인 분야 전업 작가로, 한국현대포스터대전 등 국내 단체그룹전과 파리초대전 등 해외 단체그룹전에서 활약했다.

회상전에 즈음해 김규현 작가는 “50년 전 청주시 세광중학교 본관 2층에 베란다가 있던 교실, 삐걱대는 마룻바닥 소리조차 정겨운 미술실에 석고상과 소 머리뼈, 어지러운 화구들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며 “우리는 데생을 더 깊이 공부하자고 소머리뼈가 필요하면 당장 소머리뼈를 통째로 삶아 미술실에 걸어놓는 겁 없는 소년이었다”라고 오랜 추억을 이야기했다.
그는 “당시 젊고 무모했던 선생님을 닮았던 미술부 학생들이 왕성한 활동을 펴는 현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50년 만에 ‘무모와 열정’이 다시 하나가 되었다”며 전시 취지를 밝혔다.

장영주 화백은 “창문마다 하늘과 산, 나무, 들판의 아름다운 풍경이 액자처럼 벽에 걸려있던 미술실에서 뿌리를 내린 제자들의 여린 예술혼들이 어느덧 아름드리나무로 성장했다. 여전히 꿈을 그리고 빚어내는 이들과 함께 창작에 대한 열정이 뜨겁고 순수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려 한다”고 전시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사제그룹전 ‘회상’은 인사아트프라자갤러리 3층에서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진행되며, 6월 3일 오전에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