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7, Forbidden Fruit, 60x60cm. 이미지 서울아트나우갤러리
LP7, Forbidden Fruit, 60x60cm. 이미지 서울아트나우갤러리

홍콩 출신 작가 페이 램(Pei Lam)은 부드러운 색채와 시적인 상징을 통해 감정의 미세한 진동과 정체성의 흔들림을 섬세하게 담아내는 회화 작업을 꾸준히 한다.

홍콩에서 태어나 인도네시아계 중국인 가정에서 성장했고 호주 커틴기술대학교(Curtin University of Technology)에서 멀티미디어 디자인을 전공했다. 현재는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문화 간 경계를 넘나드는 감정의 흐름과 자아 탐색이라는 주제를 부드럽고 감성적인 화풍 속에 녹여낸다.

LP23089, Be a Mountain, 60x73cm. 이미지 서울아트나우갤러리
LP23089, Be a Mountain, 60x73cm. 이미지 서울아트나우갤러리

이러한 작가의 작업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오는 6월 19일부터 7월 3일까지 서울아트나우 갤러리에서 열린다. 페이 램 개인전 《흔들림 속에서 피어나다 Wobble in Blossom》이 그것이다. 이번 전시는 최신작을 포함한 총 17점의 회화 작품으로 구성되며, 작가가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개인전. 이 전시에서는 페이 램은 삶의 이주와 문화적 혼종성을 기반으로 겪은 감정의 동요를 시각적 언어로 풀어낸 작품들을 선보인다. 익숙한 장소를 떠나 새로운 도시, 낯선 감정, 복잡한 정체성과 마주하는 과정에서 작가는 자신의 내면을 조용히 응시하며, ‘흔들림’이라는 상태 자체를 회화 속에 정제된 이미지로 담아낸다.

LP230892, Face to Face, 90x70cm. 이미지 서울아트나우갤러리
LP230892, Face to Face, 90x70cm. 이미지 서울아트나우갤러리

화면에는 산을 머리에 이고 있는 인물, 사과 속의 생명체, 흐릿하게 부유하는 시선 등 상징적이면서도 몽환적인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이는 특정한 서사를 따르기보다는, 감정을 말하는 대신 ‘듣는’ 태도로 그린 회화라고 할 수 있다.

작가의 작업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이미지로만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정체성의 어긋남, 문화적 낯섦, 뿌리내림의 어려움, 감정의 부유성이 겹겹이 쌓여 있다. 작품은 언어로 번역되지 않는 감정의 층위를 시각적으로 구현하며, 관객이 일상의 작은 떨림에 귀 기울이게 한다.

LP241298, Practice3, 36x46cm.  이미지 서울아트나우갤러리
LP241298, Practice3, 36x46cm. 이미지 서울아트나우갤러리
LP250300, Apple Flower, 80x80cm. 이미지 서울아트나우갤러리
LP250300, Apple Flower, 80x80cm. 이미지 서울아트나우갤러리

페이 램은 런던 알터 스페이스(Alter Space)에서의 개인전 《A Change of Scenery》(2023)을 통해 본인의 감성적 언어를 확장하였고 타이베이, 도쿄, 홍콩 등지에서의 전시로 국제적인 입지를 다져왔다. 특히 홍콩의 주요 현대미술 갤러리인 Streams Gallery에서 열린 그룹전 《Innocence》(2022)에 참여하며 현지 컬렉터 및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같은 해 ‘Affordable Art Fair Hong Kong’에서도 감각적인 회화 언어로 인상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작가 페이 램. 사진 서울아트나우갤러리
작가 페이 램. 사진 서울아트나우갤러리

서울아트나우 갤러리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작가가 직접 서울을 방문해 관객과 교감한다. 감정의 결을 담은 회화가 한국 관객들과 만나 어떤 공감의 지점을 만들어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