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ural Being-There or Here (그곳 혹은 이곳)24-37, 2024, Oil on canvas, 130.3×97cm. 이미지 금산갤러리
Natural Being-There or Here (그곳 혹은 이곳)24-37, 2024, Oil on canvas, 130.3×97cm. 이미지 금산갤러리

 

김근중 작가의 작품은 전통적 기법과 현대적 해석을 결합하며, 구상과 추상, 동양적 미학과 서양적 형식 사이의 경계를 넘어서는 독창적인 스타일을 보여준다. 다양한 실험을 통해 작품세계를 넓혀간다. 

금산갤러리에서 2월 27일 개막한 김근중 작가 개인전《Natural Being; There or Here》는 작가의 40여 년간 작업 변천사를 일부 엿볼 수 있는 전시이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지금까지 선보였던 작품관들 중 단색화와 색채추상, 드로잉을 중심으로, 작가가 탐구해 온 존재의 의의와 정체성에 대한 성찰을 담아낸 회화 및 드로잉들을 만나볼 수 있다.

Natural Being-There or Here(그곳 혹은 이곳)25-20, 2025, Oil on canvas, 53 × 45.5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Natural Being-There or Here(그곳 혹은 이곳)25-20, 2025, Oil on canvas, 53 × 45.5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김근중 작가의 단색화에서는 그가 계속해서 고민해 온 ‘존재’의 본질에 대해 고찰하는 과정을 시각적으로 작품 속에 풀어내려고 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이데거의 “존재는 단순한 존재가 아니라, 존재 자체를 인식하는 방식에 따라 달라진다”라는 말처럼, 작가가 존재에 대해 인식한 그 순간부터 화폭에 담아낸 무수한 작품들은 그가 오랜 시간 동안 고민을 거듭함에 따라 더 심도 있는 존재 성찰을 담아낸다. 

Natural Being-There or Here(그곳 혹은 이곳)25-23, 2025, Oil on canvas, 60.5 × 60.5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Natural Being-There or Here(그곳 혹은 이곳)25-23, 2025, Oil on canvas, 60.5 × 60.5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작가가 그려내는 단색화에는 존재에 대한 깊은 고민 끝에 그려내는 붓놀림뿐만 아니라, 작품을 담아내는 매체 그 자체에서도 작가의 고심이 엿보인다. 김근중 작가는 석고붕대를 캔버스에 빈틈없이 감아 돌가루나 진주빛 안료를 균일하고 섬세하게 바르고 갈고닦아내어 얇게 만든다. 이 작업에는 긴 인내의 시간과 노력이 따는 것이어서, 그 과정을 그가 존재에 대해 성찰하며 진행하는 수행으로 보아도 될 것이다.

Natural Being-그곳 혹은 이곳( There or here)24-31, 2024,  Acrylic on canavs, 130x162cm. 이미지 금산갤러리
Natural Being-그곳 혹은 이곳( There or here)24-31, 2024, Acrylic on canavs, 130x162cm. 이미지 금산갤러리

 

김근중 작가가 선보이는 색채추상 작업들에서는 강렬한 붓터치와 비정형적인 색면들이 ‘미와 추’를 넘나들며, 화사하고 밝은 색상만을 사용하기를 거부한다. 사람들이 흔히 선호하는 색들과 대조되는 어둡고 음울한 색과의 조화는 전통적인 미의 기준을 깨뜨리고, 새로운 색채적 바탕을 만들어 나가려는 작가의 도전일터. 

그곳 혹은 이곳(There or here), 2025, Oil pastel on paper,  39 × 53.8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그곳 혹은 이곳(There or here), 2025, Oil pastel on paper, 39 × 53.8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또한 작가는 드로잉을 단순한 밑그림으로 보지 않고, 독립적인 회화적 언어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드로잉을 통해서도 자신의 내면을 성찰하고 단순한 습작에서 나아가 드로잉 자체에서도 회화적 의미를 찾으려 한 작가의 드로잉 작업은 갤러리 전시 한 벽면 가득 채운 모습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신몽유도원도(新夢遊桃源圖, Natural Being)24-60, 61, 2024, Pigment, mixed media on canvas, 162 × 260.8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신몽유도원도(新夢遊桃源圖, Natural Being)24-60, 61, 2024, Pigment, mixed media on canvas, 162 × 260.8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작가가 시도하는 다양한 양식의 작품 작업 방식들은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김근중 작가가 쏟는 노력의 산고이자, 매너리즘에 빠지는 것을 경계하며, 그가  고수해 온 방식을 탈피할 수 있는 용기와 결단력이 합쳐 만든 놀라운 산물이다. 예로부터 예술은 고정된 형태나 규범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미학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보았는데, 김근중 작가의 작업 방식은 예술이 계속해서 나아갈 방향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듯하다. 

존재(存在, Natural Being)24-56, 2024, Pigment, plaster bandage, mixed media on canvas,  70.8 × 60.8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존재(存在, Natural Being)24-56, 2024, Pigment, plaster bandage, mixed media on canvas, 70.8 × 60.8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김근중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를 졸업하고, 대만문화대학교 예술대학원에서 중국미술사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존재(存在, Natural Being)24-57, 2024, Pigment, plaster bandage, mixed media on canvas, 70.8 × 60.8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존재(存在, Natural Being)24-57, 2024, Pigment, plaster bandage, mixed media on canvas, 70.8 × 60.8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김근중 작가의 개인전《Natural Being; There or Here》는 서울 종로구 명동 금산갤러리에서 진행되며, 2월 27일(목)부터 3월 20일(목)까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