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갤러리, 쟝-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 Passiflora, 2023, Painting on canvas, color inks on white gold leaves, Ed.1/2, 84×72×5cm. 이미지 한국화랑협회
국제갤러리, 쟝-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 Passiflora, 2023, Painting on canvas, color inks on white gold leaves, Ed.1/2, 84×72×5cm. 이미지 한국화랑협회

156개의 국내 정상급 화랑이 참여해 역대급 규모를 자랑하는 2024 화랑미술제는 폭넓은 장르의 작품들을 선보이며 한국 미술계의 현재 흐름을 소개할 예정이다.

사단법인 한국화랑협회는 2024 화랑미술제를 오는 4월 3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7일까지 5일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개최한다. 올해 156개 국내 정상급 화랑이 참여해 기성작가는 물론 신진작가, 외국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소개하고 미술문화와 시장을 통합하는 문화 허브의 역할을 해오고 있는 국제갤러리는 최근 서울관에서 개인전을 개최한 김홍석을 비롯해 쟝-미셸 오토니엘(Jean-Michel OTHONIEL), 칸디다 회퍼(Candida HÖFER) 등 지속적으로 조명해 온 저명한 국내외 작가들을 화랑미술제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일찍이 추상미술의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실험 미술을 소개하며 미술계 흐름을 선도한 갤러리현대는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예술의 근원적 정의를 탐구하는 1세대 행위예술가 이건용과 실험미술의 주역으로 꼽히는 이강소의 작품 등을 전시한다.

금산갤러리, 윤필현, 항해사, 2023, 종이에 혼합재료, 59.2x62.5cm. 이미지 한국화랑협회
금산갤러리, 윤필현, 항해사, 2023, 종이에 혼합재료, 59.2x62.5cm. 이미지 한국화랑협회

젊어진 화랑미술제의 기조에 맞춰 기성 화랑들이 젊은 작가들을 내세우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금산갤러리는 지난 Kiaf SEOUL 2023의 메디힐 팝업스토어에서 굿즈, 게임, 체험형 구조물 등의 아트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관람객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며 주목받은 윤필현의 위트 있는 작품을 다시 한번 선보인다. 옛것과 새것의 교감에 관심을 쏟아온 학고재도 이번 화랑미술제에서 이우성, 장재민, 지근욱, 김은정 등 현대미술의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이 시대의 프론티어들과 함께한다. 장기 계획으로 잠재력 있는 젊은 작가들을 지속 지원하는 원앤제이갤러리는 화랑미술제에서도 김수영, 서동욱 등 전속 작가들을 적극 지원한다.

갤러리위, 고스, 라벤더 언덕에서, 2024, 캔버스에 아크릴, 116.8x91cm. 이미지 한국화랑협회
갤러리위, 고스, 라벤더 언덕에서, 2024, 캔버스에 아크릴, 116.8x91cm. 이미지 한국화랑협회

갤러리위는 최근 회화와 실크스크린을 접목한 작품으로 주목받으며 페어에서 매번 매진을 기록하는 고스와 허필석 등의 작품을 선보인다. BHAK는 손에 새겨진 지문, 손금, 손등의 주름을 모티브로 삼아 정체성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하는 순재와 민킴 등 신진작가의 작품을 소개하고 백남준과 같은 현대미술계 거장의 작품을 동반하여 다양한 미적 취향을 만족시킬 예정이다.

나아가 솔로 부스를 통해 단일 작가를 집중 조명하는 갤러리도 다수 있다. 최근 젊은 작가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며 차세대 미술 리더 성장에 기여하고 있는 PKM 갤러리는 '붓질'이라는 근원적인 행위를 통해 회화의 본질을 탐구해 온 신민주의 솔로 부스를 마련한다. 이는 현재 갤러리에서 진행 중인 개인전의 연장선상이라고 볼 수 있다. 동시대 미술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더페이지갤러리는 재료의 고유한 물성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두고 미니멀리즘 추상 조각 작업을 해온 조각가 박석원의 솔로 부스를 마련해 그의 대표작 <적의(積意)> 등을 전시한다. 갤러리마크는 스페인 출신의 다원 예술가 하비에르 마틴(Javier MARTIN)을 단독으로 소개한다. 갤러리세줄은 한지와 먹이라는 대표적인 한국적 요소를 주재료로 다루는 차계남 작가의 2미터가 넘는 대형 작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우손갤러리에서는 넓은 색면과 선, 점 등의 요소를 자유자재로 섞어서 화면을 구성하는 허찬미의 정물화를 만나볼 수 있다.

조현화랑, KISHIO Suga, Extension of Base Units, 2018, Wood, acrylic, 109.2x107.6x7.3cm. 이미지 한국화랑협회
조현화랑, KISHIO Suga, Extension of Base Units, 2018, Wood, acrylic, 109.2x107.6x7.3cm. 이미지 한국화랑협회

일본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도 한자리에 모인다. 국내외에서 다양한 기획전을 진행하는 가나아트는 90년대 이후 일본미술을 대표하는 화가로 인정받는 작가 히로시 스기토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추상 회화에 대한 앞선 안목과 깊은 이해를 보여주는 전시를 열어온 조현화랑은 일본의 모노하 운동을 이끈 키시오 스가의 작품을 출품한다. 끊임없이 미술시장의 흐름을 파악하고 소통하는 갤러리조은은 국내외 유망 작가들을 조망하는 가운데 Kiaf SEOUL 2023에서 솔드아웃되며 성공적으로 국내에 데뷔한 타츠히토 호리코시의 신작을 선보인다. 갤러리밈에서는 일본 미술전문지 《미술수첩》에서 2021년 ‘일본작가 100인’에 선정되며 차세대 작가로 꼽히는 카이토 이츠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갤러리바톤, 노은주, 스틸 라리트 1, 2023, 캔버스에 유화, 72.7x53cm. 이미지 한국화랑협회
갤러리바톤, 노은주, 스틸 라리트 1, 2023, 캔버스에 유화, 72.7x53cm. 이미지 한국화랑협회

2010년대 이후 개관한 젊은 갤러리들이 어떤 작품을 선보일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롭다. 역량 있고 예술성 높은 국내 작가 발굴을 목표로 하는 리서울갤러리는 지난해 ‘하트시그널4’ 출연 이후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하는 이후신과 김자혜 등의 신작을 선보인다.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일상 공간으로 예술을 끌어들이는 이유진갤러리는 일상생활에서 마주한 대상을 스냅사진처럼 표현하는 전병구, 익숙한 풍경을 특유의 붓 터치로 추상화하는 김혜나 등 신진작가와 함께해 현대미술의 흐름을 소개한다. 현대미술 패러다임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과 이해를 통해 정체성을 확립한 갤러리바톤은 서울시립미술관, 금호미술관 등 주요 기관으로부터 주목받는 신예 노은주의 작품을 출품한다. 갤러리이배는 미국 이주 후 10여 년간 여러 주를 오가며 다양한 지질 환경과 자연경관에서 영감을 받은 유명균의 작품세계를 선보인다. 국내 주요 컨템퍼러리 갤러리로 자리매김한 G Gallery는 페어 기간 중 개인전을 개최하는 홍정표의 작품을 화랑미술제에도 동시에 선보인다.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박노완, 안경을 쓴 석고상, 2023, 캔버스에 수채, 99.8x80cm. 이미지 한국화랑협회
스페이스 윌링앤딜링, 박노완, 안경을 쓴 석고상, 2023, 캔버스에 수채, 99.8x80cm. 이미지 한국화랑협회

대중과의 활발한 소통을 통해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서정아트는 창조의 근원인 흙을 재료로 작업하는 오다교, 이미주 등을 소개한다. 다양한 미술 시스템에 대한 현장 경험을 기반으로 좀더 다각적인 콘텐츠 개발을 시도 중인 스페이스 윌링앤딜링도 김혜원, 손지형 등 젊은 전속 작가들의 작품을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