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미 감독의 새로운 단편 애니메이션 〈서클(Circle)〉이 제7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받았다. 이미 〈수학시험〉(2010), 〈연애놀이〉(2013), 〈존재의 집〉(2022)으로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정유미 감독은 이번 작품으로 네 번째로 베를린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베를린 국제영화제에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4회 이상 초청받은 연출자는 정유미 감독이 최초이다.

정유미 감독의 새로운 단편 애니메이션 '서클(Circle)'이 제7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받았다. 이미지 매치컷(주)
정유미 감독의 새로운 단편 애니메이션 '서클(Circle)'이 제74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단편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받았다. 이미지 매치컷(주)

한국콘텐츠진흥원(KOCCA)의 제작 지원을 받은 <서클(Circle)>은 세상의 수많은 관념이 낳은 벽에 대해 은유적으로 이야기하는 작품이다. 소녀가 그린 서클에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어 가득찼다가, 소녀가 서클을 지우자 다시 각자의 길을 걸어가는 영상이 7분 분량의 러닝타임 동안 전개된다. 정유미 감독은 이를 통해 본래 존재의 목적을 잃어가고, 타인과 사회의 기준에 자신을 맞추느라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을 그리고 싶었다고 한다.

정유미 감독은 대학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한국영화아카데미(KAFA)에서 애니메이션 연출을 전공했다. 2009년 연출한 단편 애니메이션 <먼지아이(Dust Kid)>가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칸 국제영화제 감독 주간에 초청받으면서 국내외에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2013년에는 <연애놀이(Love Games)>가 자그레브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 그랑프리를 수상하면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최근작인 <파도(The Waves)> 또한 한국 애니메이션 최초로 로카르노영화제 단편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받았다.

<먼지아이(Dust Kid)>는 2014년 그림책으로도 출간되면서 한국 그림작가로는 처음으로 볼로냐 라가치 대상을 수상한 데 이어, 2015년 <나의 작은 인형상자(My Little Doll’s House)> 그림책으로 볼로냐 라가치상을 2년 연속 수상하였다.

베를린 국제영화제는 비평가와 감독 위주의 예술 작품 발굴을 중시하며, 올해 74회 영화제는 2월 15일부터 25일까지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