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덤 프랭크 지음 "질서 있는 교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미지 한문화
애덤 프랭크 지음 "질서 있는 교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미지 한문화

교사와 학생이 행복하고 수업에 집중하는 교실을 어떻게 만들어갈 것인가? 《질서 있는 교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허성심 옮김, 한문화, 2023)의 저자 애덤 프랭크 박사는 교사와 학생의 유대관계에 기반을 둔 ‘관계 중심 훈육법’을 장려하며, 이 훈육법을 통해 학생 인권과 교권이 공존하는 안전하고 질서 있는 교실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애덤 프랭크 박사는 도심에서 벽지까지 문화적, 인종적, 사회경제적 다양성을 지닌 지역에서 20여 년간 교사로 근무했다. 《질서 있는 교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이 유용한 것은 프랭크 박사가 교육현장에서 학생들과 부딪치면서 몸소 개발하고 실제로 효과를 본 훈육 전략과 교육 자원을 담았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학생 훈육에 관심 있는 교사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을 것이다. 무엇보다 훈육은 아이들을 올바른 길로 이끄는 데 도움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학생들을 상대할 때 훈육은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아이들은 계속 실수를 저지를 것이고, 때때로 훈육을 받아야 할 것이다. 제대로 행해지는 훈육은 괴롭고 두려운 일이 아닌, 즐겁고 발전적인 과정이다. 훈육은 아이들을 교정하고 가르치기 위한 것이다. 배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도록 안내하기 위한 것이다.”

이렇듯 애덤 프랭크 박사는 ‘훈육의 목표는 유의미한 교정’임을 일깨운다. 그는 “교육자로서 우리는 학생이 보이는 행동이 전부가 아니라는 점을 항상 명심해야 한다. 학생은 바람직한 행동이든 어떤 행동을 순간적으로 또는 빈번하게 보이는 나이 어린 인간일뿐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실수를 한다. 어른들도 때로는 실수하지 않는가. 훈육의 목표는 처벌이 아니라 유의미한 교정이다. 학생들이 실수를 통해 성장하고 발전하도록 돕는 것이 교육자가 마땅히 할 일이다”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학생들의 책임감에 초점을 맞추라고 한다. 그는 “학교에서 우리는 학생들을 처벌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이들에게 책임감을 길러 주는 것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둘다 행동의 후속 결과와 연관 있지만, 앞으로 관계를 이어 나가고 성장의 기반을 제공할 가능성은 후자가 훨씬 더 큰다. 훈육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관계를 기반으로 하는 것이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학교 폭력 등 교육계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교사가 배제되고 처벌이 강화되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견해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 폭력이 문제가 되면 교사가 할 일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교사는 학생들이 실수를 통해 성장하고 발전하도록 돕지 못하게 된다.

교사가 ‘조력자 역할을 하는 외부의 힘’으로 위치 설정하는 것이 ‘관계형 접근’이다. 이 관계형 접근에서 중요한 것은 교사가 아니라 아이들이다. 교사가 침착하고 투명하고 일관성 있게 행동함으로써 불필요한 힘겨루기를 피할 수 있다. 관계형 접근에서 규칙과 기대가 학생들의 것이 된다. 이 접근법에서는 규칙이 권력을 쥔다. 학생들은 앞에서 말한 두 가지 길을 바꿀 수는 없지만 원하는 길을 선택해서 자신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 “네가 이것을 선택하면 저것을 얻을 것이다.”

이처럼 프랭크 박사는 교사와 학생의 관계에서 위치 설정 방식을 강조한다. 그 핵심은 교사가 ‘학생을 통제하는 권위자’가 아닌 ‘조력자 역할을 하는 외부의 힘’으로 위치를 설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려면 아이들에게 먼저 공정하고 명확한 기대치를 분명히 말한 다음, 아이들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하게 해야 한다.

“학생이 결정을 내리기 전과 후에 교사가 격려하고 조언하고 충고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학생들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 교사가 해야 할 일은 아이 앞에 놓인 두 갈래의 길을 명확하게 보여 주고, 한쪽 길은 따라가다 보면 좋은 일이 생기고 다른 쪽 길은 나쁜 결과에 이른다는 것을 지속적으로 상기시키는 것이다. 하나는 건강하고 생산적인 결과를 낳고, 다른 하나는 대체로 혼란과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길이다. 선택의 결과는 궁극적으로 결정하는 사람, 즉 학생에게 영향을 미친다. 이것은 학생들이 스스로 깨달아야 하는 사실이다. 따라서 학생이 옳은 길을 선택하면 칭찬하고, 만일 학생이 잘못된 길을 선택하면 미리 정해 둔 결과를 일관성 있게 적용해야 한다.”

애덤 프랭크 박사는 교사에게 ‘슈퍼맨’이 되려고 애쓰지 말라고 조언한다. 학생을 돕는 조력자로 남으라고 한다.

“교사는 학생들의 선택을 촉진하고, 학생들을 돕는 조력자로서 그들 앞에 서야 한다. 시간을 투자하여 실천한다면 누구나 관계 중심 훈육을 완전히 익힐 수 있고, 학생들이 더 나은 선택을 하도록 이끌며, 문제행동을 보이는 학생들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만일 교사가 학생들과 계속 대립한다면, 이것은 교사가 일종의 힘겨루기나 자존심 싸움에 사로잡힌 것이거나 아니면 변화를 거부하고 변화할 준비가 안 된 사람을 억지로 고치려고 하면서 슈퍼맨이 되려고 애쓰는 것이다. 교사라고 해서 모든 학생을 제어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우리는 그저 최선을 다하고, 학생들을 위해 길을 닦고 그들이 옳은 길을 걸어갈 수 있게 끊임없이 격려할 뿐이다.”

이렇게 《질서 있는 교실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는 관계 중심 훈육으로 교사와 학생이 모두 행복하고 성장하는 교실을 만드는 지혜를 들려준다. 이런 지혜를 통해 우리나라 학교에서도 ‘질서 있는 교실’이 많이 탄생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