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갤러리(서울 종로구 자하문로)는 6월 30일(금)부터 7월 29일(토)까지 차민영의 개인전 《Vibrating Suitcase Cells》을 개최한다.
차민영의 작품세계 그 중심에는 ‘가방’이 있다. 그 안에 작은 창 속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다른 공간, 즉 작가가 표현하고자하는 진짜 소우주가 펼쳐진다. 우리는 지극히 작은 이 공간이 품고있는 광활한 이야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가방은 단순한 사물이기를 넘어서 개개인의 우주를 담고 있다. 그 안에는 취향과 습관, 생각이 담겨있으며 가야 할 곳과 해야 할 일에 따라 가방이 바뀌기도, 내용물이 달라지기도 한다. 오랫동안 가방을 사용해 작업해온 작가는 고착화된 기존의 작품에서 탈피하기 위해 생명체가 세포를 분열하여 증식하듯 그의 작업을 행성적 차원으로 확장시켰다.
눈여겨볼 'Inclined Horizon'시리즈는 먼 미래 지구 자전축의 경사각 변화로 시스템에 균열이 생겨 더 이상 인간이 지구에 머물 수 없게 된다는 설정을 기반한다. 특히 대표작인 '탐사선 23호-R'는 원형 창을 통해 지구의 빙하 풍경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진동하는 모서리'는 NASA의 탐사선 인사이트(Insite)호가 화성 표면에 지진계(SEIS)를 배치하여 채집한 지진파 데이터를 소리로 변환한 사운드와 그 소리를 LED로 시각화한 주파수에 따라 깜박이거나 조도가 변화하는 조명을 통해 견고한 가방에 가려진 미세한 진동과 붕괴의 조짐을 암시한다. 이처럼 차민영의 ‘가방’은 인류 미래에 대한 상징체처럼 다가온다.
전시는 매주 월~토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