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는 김병주 작가의 개인전 《시간의 그물(The Web of Time)》을 7월 23일까지 개최한다 [사진 김경아 기자]
아트스페이스 호화에서는 김병주 작가의 개인전 《시간의 그물(The Web of Time)》을 7월 23일까지 개최한다 [사진 김경아 기자]

아트스페이스 호화(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는 김병주 작가의 개인전 《시간의 그물(The Web of Time)》을 7월 23일(일)까지 개최한다.

김병주 작가는 투시도법을 적용한 선 구조물을 반복하여 열린 건축 공간을 구성해오고 있다. 겹겹이 얽은 가느다란 철선의 집합은 복잡한 미로 혹은 직물 예술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먼저 철판에 얇은 선을 남긴 채 뚫은 뒤, 각각의 개체를 여러 층위에 걸쳐 재조립한다. 그리고 그것은 전시장의 조명을 만나 벽면에 광대한 거미줄과 같은 그림자를 드리우며, 무수한 선과 선이 뒤엉킨 환상적 장면을 연출한다. 작가는 이렇듯, 3차원의 건축물 형상을 2차원의 도면 이미지로 전환하여 섬세한 골조 구조체로 다시금 직조한다.

Ambiguous wall-Symmetry OY1350-S140,  Laser cut steel, Urethane paint, 140x140x32cm, 2023 (부분 이미지) [사진 김경아 기자]
Ambiguous wall-Symmetry OY1350-S140,  Laser cut steel, Urethane paint, 140x140x32cm, 2023 (부분 이미지) [사진 김경아 기자]
Ambiguous wall-Symmetry P1859-S140,  Laser cut steel, Urethane paint, 140x140x32cm, 2023 (부분 이미지) [사진 김경아 기자]
Ambiguous wall-Symmetry P1859-S140,  Laser cut steel, Urethane paint, 140x140x32cm, 2023 (부분 이미지) [사진 김경아 기자]

김병주 작가의 조각은 관람자의 몸과 눈이 이동함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 발걸음을 옮기면서 본 다중의 철선들은 때론 합일되고, 때론 충돌하며 직전에 보았던 과거의 장면은 현재로, 곧 이어 펼쳐질 미래의 장면으로 이어진다. 즉, 보는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고정화된 이미지와 시간을 갱신해 나가는 것이다. 

Ambiguous wall-Symmetry G126,  Laser cut steel, Urethane paint, 76x233.5x18cm, ed.3/3, 2019 [사진 김경아 기자]
Ambiguous wall-Symmetry G126,  Laser cut steel, Urethane paint, 76x233.5x18cm, ed.3/3, 2019 [사진 김경아 기자]

작품과 관람객 사이를 관류하는 이러한 변화의 긴장감은 지금 이곳에 있다는 현재의 감각을 어지럽히며,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시간을 유기적으로 엮는다. 이처럼, 그의 조각은 단순한 개체로서 존재하지 않는다. 빛과 움직이는 신체에 의해 역동적으로 변화하며 선율처럼 지속적으로 흐르는 영원의 시간을 담아낸다.

Ambiguous wall-divion #0201, Laser cut steel, Urethane paint, Wood board, 100x128x12.5cm, 2022 [사진 김경아 기자]
Ambiguous wall-divion #0201, Laser cut steel, Urethane paint, Wood board, 100x128x12.5cm, 2022 [사진 김경아 기자]

전시는 화요일부터 일요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무료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