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6월 21일(수)부터 7월 29일(토)까지 코리 아크앤젤의 국내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사진 김경아 기자]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6월 21일(수)부터 7월 29일(토)까지 코리 아크앤젤의 국내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사진 김경아 기자]

타데우스 로팍 서울(서울 용산구 독서당로)은 6월 21일(수)부터 7월 29일(토)까지 미국 태생의 예술가 코리 아크앤젤의 국내 첫 개인전을 개최한다. 

기술 기반 예술의 선구자인 아크앤젤은 기술의 발전과 디지털 영역, 그리고 세계적 맥락에서 이미지와 상품이 어떻게 순환되는지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기반으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알루미늄 작품과 영상, 퍼포먼스, 그리고 벽지작업까지 아울러 선보임으로써 그의 방대한 작업 세계를 소개한다. 

​Related to Your Interests, 당신의 관심사, 2020, 봇 생성 싱글 채널 MPEG-4 디지털 오디오 및 영상 아카이브 (https://rtyi.coryarcangel.com), 스크리닝 룸, 작가 소프트웨어, 가변크기 [사진 김경아 기자]
​Related to Your Interests, 당신의 관심사, 2020, 봇 생성 싱글 채널 MPEG-4 디지털 오디오 및 영상 아카이브 (https://rtyi.coryarcangel.com), 스크리닝 룸, 작가 소프트웨어, 가변크기 [사진 김경아 기자]

 

나는 오늘날의 유명인, 패스트 패션, 브랜드 및 공급망이 모두 연결되어 있고, 또 인터넷과 현실 세계(IRL junk space) 속에서 부유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디다스의 ‘삼선’이 인스타그램으로부터, 아니 당장 문밖의 현실 세계로부터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겠는가?

— 코리 아크앤젤

아크앤젤은 지난 15년간 레저 의류에서 보이는 이미지나 도상들을 자신의 작품 전반에 활용함으로써, 상품과 이미지가 세계적으로 유통되는 방식에 대해 연구해왔다. ⟨알루스(Alus)⟩(2022-23)는 작가가 최근 몰두하고 있는 연작으로, 레이저 로봇 절단기를 사용하여 얇은 알루미늄 패널에 추상적인 모양을 오려내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작가는 그의 스튜디오 바닥에 운동복을 깔아 놓고 핸드폰으로 촬영한 뒤 이를 자르거나 확대해 일련의 선이나 곡선, 혹은 문자가 담긴 모양으로 만들어 낸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작가는 브랜드를 연상시키는 대표 도상들을 얼핏 낯선 모양으로 변환시키며, 패스트 패션을 추상 회화의 시각적 영역으로 끌어들이고자 한다.

~3.2022.057~2x1.2~E6, 2022, 금 양극 산화 처리된 알루미늄 (BWB-Bausilber 2 E6), 200x120 cm ​[사진 김경아 기자]
~3.2022.057~2x1.2~E6, 2022, 금 양극 산화 처리된 알루미늄 (BWB-Bausilber 2 E6), 200x120 cm ​[사진 김경아 기자]

끊임없이 기술을 실험하고 새로운 재료를 모색한 끝에 완성된 ⟨알루스⟩에는 작가가 ‘우리가 사는 세상의 기초’라 여기는 자원과 에너지에 대한 고찰이 여실히 담겨 있다. 2015년 아크앤젤은 뉴욕에서 스타방에르로 거처를 옮겼는데, 당시 이 지역은 노르웨이의 석유 산업 중심지였을 뿐 아니라, 지역의 저렴하고 풍부한 자원으로 스칸디나비아는 고강도 알루미늄의 생산지로 부상하고 있었다. 작가는 ‘사방에 둘러싸인, 만연한’ 산업 환경 덕분에 현지에서 구할 수 있는 재료와 제작 방식을 활용하기로 결심하게 되었고, 그 결과로 제작된 것이 바로 레이저 절단 방식의 작품 ⟨알루스⟩이다.

⟨알루스(Alus)⟩(2022-23) (부분 이미지) ​[사진 김경아 기자]
⟨알루스(Alus)⟩(2022-23) (부분 이미지) ​[사진 김경아 기자]

한편, 메가 요트 ‘라이언하트(Lionheart)’의 이미지가 전시장 벽을 가로질러 부착되어 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메가 요트들의 이미지를 활용하는 작가의 연작 ⟨플라잉 폭스(Flying Foxes)⟩의 연장으로 타데우스 로팍 서울 공간에 맞춰 새로이 제작되었다. 본 전시의 개념적 토대를 제공하는 ⟨라이언하트(LIØNHEART)⟩는 작가가 직접 촬영한 메가 요트의 이미지를 실물 크기로 인쇄하되 아주 단편적인 부분만을 보여준다. 이를 마주한 관람객은 거대한 요트의 그 크기를 새삼 실감하고 압도당하게 된다.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알루스⟩와 나란히 병치된 요트는 세계적 자원과 부의 계층적 분배를 상징하는 도상으로 기능한다. 이에 대해 작가는 ‘하나의 스펙트럼으로 보자면, 한쪽 끝에는 땅 속으로부터 발굴해 엄청난 에너지를 들여 만든 알루미늄이 있다. 그리고 그 꼭대기에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메가 요트 위에 떠다니는 사람들이 있다. 현대 사회 스펙트럼의 국면을 통틀어 볼 수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한 바 있다. 

⟨라이언하트(LIØNHEART)⟩, 2023, 312x630cm [사진 김경아 기자]
⟨라이언하트(LIØNHEART)⟩, 2023, 312x630cm [사진 김경아 기자]

아크앤젤은 전시장 유리 출입구에 포스트잇을 붙임으로써 ‘애플’ 사를 참조한다. 이는 미국 캘리포니아에 건립된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대 기술 회사, ‘애플’의 신사옥에서 발생한 사건을 인용한 것으로, 당시 전면이 유리로 지어진 건물로 인해 사람들의 부상이 속속히 이어지고 있었다. 이를 더는 방치할 수 없었던 몇몇의 애플 직원들은 익명으로 유리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다녔고, 이 일화가 ‘애플’과 관련된 소식을 싣는 온라인 매체인 ‘9to5mac’을 통해 기사화되었다. 이로부터 기인한 그의 퍼포먼스 ⟨9to5mac⟩은 작가 특유의 유머 감각이 더욱 돋보이는 지점이기도 하다. 

⟨라이언하트(LIØNHEART)⟩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작가 코리 아크앤젤 ​[사진 김경아 기자]
⟨라이언하트(LIØNHEART)⟩ 작품을 설명하고 있는 작가 코리 아크앤젤 ​[사진 김경아 기자]

전시는 화요일부터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