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2월 25일까지 신년 첫 단체전 ⟪지금 우리의 신화(Myths of Our Time)⟫를 개최한다. [사진 김경아 기자]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2월 25일까지 신년 첫 단체전 ⟪지금 우리의 신화(Myths of Our Time)⟫를 개최한다. [사진 김경아 기자]

서울 용산구의 타데우스 로팍 서울은 2월 25일(토)까지 2023년 첫 단체전 ⟪지금 우리의 신화(Myths of Our Time)⟫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의 예술ㆍ문화ㆍ사회적 지형을 작업의 주요 영감으로 삼는 정희민, 한선우, 제이디 차의 신작을 소개한다. 다양한 문화적 맥락에서 파생된 신화적 이야기와 구전 전통들을 조각, 텍스타일, 그리고 회화라는 매체를 통해 현대적 관점에서 재구성하는 작가들은 작품을 통해 기술 발전과 정체성, 자아 등 현대사회적 사안을 다룬다. 

전시에서는 한국의 예술ㆍ문화ㆍ사회적 지형을 작업의 영감으로 삼는 정희민, 한선우, 제이디 차의 신작을 소개한다 [사진 김경아 기자]
전시에서는 한국의 예술ㆍ문화ㆍ사회적 지형을 작업의 영감으로 삼는 정희민, 한선우, 제이디 차의 신작을 소개한다 [사진 김경아 기자]

시적 추상의 예술적 어휘를 구현하는 정희민은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요정 에코로부터 영감을 받아 제작한 신작 회화 3점과 입체 조각 3점을 선보인다. 작가는 디지털 모델링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일종의 캔버스 스케치를 제작하고, 단면이나 표면으로 분해된 디지털 오브제를 그려낸다. 이러한 단면들은 투명한 겔 미디엄을 통해 물질화되며 막을 형성한다. 파스텔 색조를 입기 전의 물감 덩어리들은 구겨지거나 꼬집히며 캔버스 위에 걸쳐지고 흘러내리며 주름진다. 이러한 물질들은 본래 디지털로 고안된 오브제에 대한 공명으로써 캔버스 위에 자리한다.

정희민, 먼 곳에서의 부름 (Distant Calling), 2022, Acrylic, oil, inkjet transferred gel medium on canvas, 223 x 190 cm [사진 김경아 기자]
정희민, 먼 곳에서의 부름 (Distant Calling), 2022, Acrylic, oil, inkjet transferred gel medium on canvas, 223 x 190 cm [사진 김경아 기자]

한선우 작가는 전시에서 선보이는 3점의 신작 회화를 통해 과거로 눈을 돌린다. 보철술과 중세 갑옷의 역사로부터 영감을 받았으며, 조각난 몸과 혼종된 육체 형태가 기계나 물체, 풍경과 한데 뒤엉켜 캔버스를 채운다. 그는 다양한 소스를 통해 이미지를 수집하여 작품의 영감으로 삼고, 포토샵을 일종의 ‘스케치’ 도구로 활용하여 디지털 이미지의 총체를 만들어낸다. 제작된 이미지는 에어브러시와 전통적인 회화 기법을 활용해 캔버스 위에서 확대되며, 작가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한 화면 내에 ‘컴퓨터 같은 질감’과 명백한 회화적 표현을 보여준다.

한선우, 새장 안에서 (In the Cage), 2022, Acrylic and charcoal on canvas, 220 x 166 cm [사진 김경아 기자]
한선우, 새장 안에서 (In the Cage), 2022, Acrylic and charcoal on canvas, 220 x 166 cm [사진 김경아 기자]

제이디 차는 본인 자화상을 한국의 보자기로 대표되는 누비 기법을 활용해 만든 사방 프레임과 결합한다. 공예적 전통을 적극 수용하고 참조하며 본인의 작업을 생산의 역사적 계통 내에 위치시키는 작가는 ‘작품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과정에서 지워지거나 가려지는’ 장인과 예술가들을 재조명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한국의 신화와 민속 설화는 작가가 많은 영감을 얻는 주요 원천이다. 한국 신화에서 나타나는 전통적 상징물을 자전적 모티프와 융합함으로써 지극히 개인적이고도 다문화적인 신화를 새로이 확립해나간다. 

제이디 차, 에코 (Echoes), 2022, Oil on canvas, machine-stitched linen, 110 x 100 cm [사진 김경아 기자]
제이디 차, 에코 (Echoes), 2022, Oil on canvas, machine-stitched linen, 110 x 100 cm [사진 김경아 기자]

전시는 화요일~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무료 관람할 수 있다. 매주 일ㆍ월요일은 휴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