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의 힘을 검지 하나에 실어 한순간 폭발하는 힘으로 겨루는 최초의 손가락 씨름대회가 충남 천안 국학원에서 열렸다.

지난 17일 충남 천안 국학원에서 검지 하나로 겨루는 '제1회 일지핑거 씨름대회'가 열려 전국에서 224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사진 강나리 기자.
지난 17일 충남 천안 국학원에서 검지 하나로 겨루는 '제1회 일지핑거 씨름대회'가 열려 전국에서 224명의 선수가 출전했다. 사진 강나리 기자.

지난 17일 개최한 제1회 일지핑거 씨름대회에는 전국에서 남자 128명, 여자 96명 총 224명이 출전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이번 대회는 지구시민연합과 국학원이 공동주최해 15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열리는 제3회 지구시민대축제의 메인행사로, 14세 이상 아마추어 선수들이 출전했다. 주최 측은 “하나의 링에 서로 마주 걸은 검지는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는 공생과 화합의 의미”라고 취지를 밝혔다.

14세 이상 남녀노소 아마추어 선수들이 출전해 손가락 씨름으로 겨뤘다. 사진 김경아 기자.
14세 이상 남녀노소 아마추어 선수들이 출전해 손가락 씨름으로 겨뤘다. 사진 김경아 기자.

이날 ‘리틀 마동석’으로 불리는 대한민국 통합 랭킹 팔씨름 1위 지현민 선수가 축제에 참석해 출전 선수들을 격려했다. 또한, 대한팔씨름연맹 이사이자 팔씨름 사랑으로 유명한 마동석 배우가 유튜브 라이브로 생중계된 일지핑거 씨름대회를 시청하는 영상을 직접 보내 선수들에게 응원의 힘을 실어주었다.

제3회 지구시민대축제에 참석한 대한민국 통합 랭킹 팔씨름 1위 지현민 선수가 마주한 검지로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는 공생과 화합을 표현했다. 사진 강나리 기자.
제3회 지구시민대축제에 참석한 대한민국 통합 랭킹 팔씨름 1위 지현민 선수가 마주한 검지로 모두가 하나로 연결되는 공생과 화합을 표현했다. 사진 강나리 기자.

64강부터 치열한 접전 끝에 결승전은 국학원 4층 대강당에서 열렸다. 대회장을 비롯해 1층 대강당과 3층 강당, 잔디마당 야외무대에서 생중계된 가운데 축제에 참가한 5,500여 명이 응원했다.

남녀 대회로 나뉘어 열린 결승전에서 여자부 우승은 충북 충주에서 출전한 남혜린 선수, 준우승은 충남 천안에서 출전한 김개령 선수가 수상했다. 남자부 우승은 대구에서 출전한 김민성 선수, 준우승은 충남 아산에서 출전한 박상민 선수가 차지했다.

제1회 일지핑거 씨름대회 우승자들. 이번 대회에 우승자들은 총 상금 1,000만 원을 받았다. 사진 김경아 기자.
제1회 일지핑거 씨름대회 우승자들. 이번 대회에 우승자들은 총 상금 1,000만 원을 받았다. 사진 김경아 기자.

여자부 우승은 차지한 남혜린(32세) 선수는 현재 요양원에서 어르신들의 작업훈련을 돕는 작업치료사로 근무 중이다. “어르신들을 휠체어에 옮겨드리고 하다 보니 체력이 많이 필요해서 평소에 체력을 키우고 있다”고 했다.

제1회 일지핑거 씨름대회 여자부 우승자 남혜린 선수. 사진 본인제공.
제1회 일지핑거 씨름대회 여자부 우승자 남혜린 선수. 사진 본인제공.

남혜린 선수는 “고등학교 때 팔씨름으로 우승한 경험이 많은데 인터넷에서 대회개최 소식을 듣고 출전했다. 검지 하나로 하는 씨름은 처음이라 가족들과 연습을 했다”라며 “우승까지는 기대하지 못했는데 수상하게 되어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여자부 준우승을 차지한 김개령(46세) 선수는 “평소 푸시업과 아령운동, 턱걸이와 매달리기로 체력관리를 해왔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면서 악력기로 연습을 많이 했고, 함께 활동하는 청년NGO 동료들과 연습을 많이 했다”고 했다.

제1회 일지핑거 씨름대회에서 여자부 준우승을 차지한 김개령 선수. 사진 강나리 기자.
제1회 일지핑거 씨름대회에서 여자부 준우승을 차지한 김개령 선수. 사진 강나리 기자.

김개령 선수는 제3회 지구시민대축제에서 지구 평균기온이 1.5도 오르기까지 남은 시간을 알리는 지구 기후시계 부스와 페트병 26개를 재활용해 만든 티셔츠를 선보인 청년그린D의 활동가이다.

그는 “축제에서 지구 온난화 체험 부스에 직접 들어가 보았는데 정말 뜨거워서 실감이 났다. 물고기 배에서 나오는 플라스틱도 충격적이다. 많은 분들이 리사이클과 지구 환경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고 우리가 생활하면서 지구시민으로서 역할을 실천할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라고 했다.

제1회 일지핑거 씨름대회 남자부 우승자 김민성 선수. 사진 본인제공.
제1회 일지핑거 씨름대회 남자부 우승자 김민성 선수. 사진 본인제공.

남자부 우승을 차지한 김민성(24세) 선수는 현재 경찰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김 선수는 “우연히 일지핑거대회 공지를 보고 검지로 하는 씨름은 처음이라 참신하고 재미있을 것 같아 출전했다. 결승경기가 가장 어려웠는데 3판 2선승이라 두 번째 경기에서 졌을 때 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실력이 막상막하라 우승을 장담하기 어려웠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축제 규모가 무척 크고 관객이 정말 많아 결승 무대에서 설레고 떨렸다”라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김민성 선수는 “경기 전에 축제를 둘러보았다. 평소 지구 온난화에 대해 염려는 하는데 따로 행동하는 게 없었다. 이번 기회에 내가 할 수 있는 에너지 절약, 사소한 것부터 실천해보고자 한다”고 했다.

제1회 일지핑거 씨름대회 남자부 준우승을 한 박상민 선수. 사진 본인제공.
제1회 일지핑거 씨름대회 남자부 준우승을 한 박상민 선수. 사진 본인제공.

남자부 준우승을 차지한 박상민(23세) 선수는 “헬스랑 팔씨름을 취미로 하고 수영도 하고 있다. 대회에서는 발끝부터 힘을 다 써서 한 번에 힘을 방출시키는 느낌으로 경기를 했다. 다음에 대회가 열리면 그때는 우승을 꼭 해보고 싶다”라고 했다.

박 선수는 “지금 대학에서 간호학과를 전공 중이다. 의무소방으로 근무할 때 간호사 출신 반장님과 출동을 나가면서 영향을 많이 받았다. 앞으로 간호사가 되어 주변 사람들을 잘 돌보는 사람이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