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충남 천안 국학원 본원에서 열린 '제3회 지구시민대축제'에 광주 고려인마을 동포 110명이 참가했다. 사진 류옥분 지구시민기자.
지난 17일 충남 천안 국학원 본원에서 열린 '제3회 지구시민대축제'에 광주 고려인마을 동포 110명이 참가했다. 사진 류옥분 지구시민기자.

기후 위기를 비롯한 범지구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공생’을 주제로, 충남 천안 국학원에서 15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제3회 지구시민대축제가 열리고 있다.

지난 17일 5,500여 명이 운집한 가운데 독립투사의 후예인 광주 고려인마을 동포 110명이 국학원을 찾았다. 참가자들은 축제장 중 ‘나라사랑 존’에서 무명독립용사와 김구, 유관순, 안중근, 윤봉길 등 독립운동가를 비롯해 고대 고구려, 백제, 신라, 고려, 발해의 건국시조, 나라를 지킨 영웅들을 만났다. 또한 전통의상으로 갈아입고 황금색 말 입상을 타보고 포토존에서 인생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제3회 지구시민대축제가 열린 국학원에 마련된 나라사랑존. 사진 강나리 김경아 기자.
제3회 지구시민대축제가 열린 국학원에 마련된 나라사랑존. 사진 강나리 김경아 기자.

오후에는 개별로 지구시민대축제의 주제인 ‘공생’의 뿌리인 홍익정신을 체험하는 ‘K스피릿 존’을 방문하거나 국학원 1층 전시관에서 우리 고대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체험을 했다.

이날 참가한 광주 고려인 마을 신조야 대표는 “축제를 주최한 지구시민연합의 광주전남지부가 7년째 우리와 인연을 맺고 지원하고 있다. 이번에 초청을 받아 국학원을 방문해 이런 좋은 뜻으로 열린 큰 페스티벌에 참가할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광주 고려인 마을 신조야 대표. 지난 5월 열린 세계고려인축제에서 23개국 고려인 대표로 선출되었다. 사진 강나리 기자.
광주 고려인 마을 신조야 대표. 지난 5월 열린 세계고려인축제에서 23개국 고려인 대표로 선출되었다. 사진 강나리 기자.

그는 “이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국적과 상관없이 다 똑같이 세계시민, 지구시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은 세계 어디에서 살더라도 더불어 잘 살아야 한다는 홍익정신을 갖고 살고 있다”라고 축제 체험 소감을 밝혔다.

신조야 대표는 지난 5월 19일과 20일 23개국 고려인이 참가한 세계고려인축제에서 전 세계 대표로 선출되었다. 할아버지와 아버지가 연해주에 살다가 1937년 구 소련의 강제이주 정책으로 우즈베키스탄에 살면서도 한국인의 성과 이름을 지켰다고 한다.

신조야 대표는 부모님이 우즈베키스탄에서 결혼해서 태어난 1세대이다. 그는 2001년 남편, 딸과 함께 귀국해 한국에서 거주한 지 23년째이다. “한국에서 문을 열어주어 조상의 땅에 다시 들어와 산다는 것은 기적과 같은 일이다. 우리 모두 자랑스러워한다. 현재 고려인 마을에는 지난해 전쟁 난민으로 입국한 우크라이나 고려인 1,000명을 포함해 총 7,000여 명의 고려인이 살고 있다”고 밝혔다.

딸 밀라나와 함께 지구시민대축제에 참가한 박 빅토리아 씨. 사진 류옥분 지구시민기자.
딸 밀라나와 함께 지구시민대축제에 참가한 박 빅토리아 씨. 사진 류옥분 지구시민기자.

한편, 딸 밀라나와 함께 축제에 참가한 박 빅토리아(우즈베키스탄 3세대) 씨는 “우즈베키스탄에서도 심각한 더위, 내륙호수인 아랄해가 말라가는 것을 보면서 기후 위기를 실감한다. 지구시민대축제에서 딸과 분리수거 체험과 친환경 스티커로 부채 만들기 체험을 하면서 생활 속에서 에너지 절약을 하고, 평소에 분리수거를 잘 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16년부터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을 오가며 일하고 있다. “한국은 경제나 사회, 문화 분야에서 굉장히 활발한 나라이다. 우리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고향이어서 대한민국이 너무나 좋다. 국학원에 방문해보니 더욱 자랑스럽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