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전쟁이 1년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지구시민연합(대표 이갑성)은 지난 3월 14일 광주광역시 고려인마을에 안착한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인 고려인 돕기 후원 행사를 실시했다. 이날 몸이 불편한 홀몸 어르신과 어린이가 있는 가정에 생계자금 500만 원과 쌀 218포 (1천만 원 상당)를 전달했다. 

지구시민연합은 “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우리 고려인 동포에 대한 따뜻한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며 “광주 고려인마을로 오신 분들이 하루빨리 안정을 찾고, 한국에서 정착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취지를 밝혔다.

광주 고려인마을 안착 우크라이나 전쟁난민 돕기 쌀 전달 행사 사진 지구시민연합
광주 고려인마을 안착 우크라이나 전쟁난민 돕기 쌀 전달 행사 사진 지구시민연합

행사에 참여한  김레블(68세) 씨는 “지난해 8월 1일 한국으로 와서 혼자 살고 있다. 한국으로 올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숙소와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준데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라며  “가족들은 우크라이나와 폴란드에 남아있는데, 전쟁 중에 아들과 사위는 남자라서 떠날 수 없었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전쟁 속에 남아있는 가족이 걱정된다”라고 심정을 전했다.

우크라이나 고려인 난민 김레블 씨. 사진 지구시민연합.
우크라이나 고려인 난민 김레블 씨. 사진 지구시민연합.

20여 년을 우크라이나에 살았던 알렉산더(69세) 씨는 “전쟁이 시작될 때 시골에 살고 있었다. 조용한 시골 마을에 러시아 군인들이 돌아다니고 폭격이 계속되어 가족들과 같이 지하에 숨어서 지냈다. 전기도 끊기고 물도 없이 고통스럽게 지내야 했다”라며 현지 상황을 전했다.

우크라이나 고려인 난민 악렉산더 씨. 사진 지구시민연합.
우크라이나 고려인 난민 악렉산더 씨. 사진 지구시민연합.

우크라이나에서 농장을 운영하던 부모님과 몸이 아픈 딸이 있는 안옐리나 씨는 “일자리를 찾아 한국과 우크라이나를 오가며 살고 있었다. 코로나 때문에 3년 만에 우크라이나에 갔다가 전쟁이 시작되어 한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지하에서 한 달 동안 숨어 있다가 지난해 3월 급히 피난 가야 한다는 안내를 받고 우크라이나에서 폴란드 임시난민 캠프에 머물렀다. 그곳에서 한국 고려인마을을 알게 되어 한국에 들어올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라며 험난한 피난과정을 밝히고 “딸이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고려인마을의 지원을 받았다”라며 감사를 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난민 고려인 안례리나 씨. 사진 지구시민연합.
우크라이나 전쟁난민 고려인 안례리나 씨. 사진 지구시민연합.

광주 고려인마을 신조야 대표는 “우크라이나의 고려인 난민들이 한국으로 올 수 있도록 힘썼다. 항공권과 정착금을 지원하기 위해 광주 고려인마을 외에도 전국적으로 모금운동을 하여 875명이 전쟁을 피해 한국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며 “현재 고려인마을에는 7,000여 명의 고려인이 정착해서 생활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지구시민연합 광주지역 봉사단은 “같은 광주에 살면서도 고려인마을의 존재도 모르고 있어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처음 방문했는데 가슴이 짠하고 눈시울이 뜨거워진다”라며 “우크라이나에서 온 분들은 난민이 아니라 우리 동포라고 생각된다. 우리나라에 잘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 전쟁과 재외민족의 아픔을 간직한 고려인들의 고달픈 삶이 느껴지는 가슴 뭉클한 시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지구시민연합은 지난해에도 우크라이나에 3천만 원의 기부금을 전달하고, 현지에 약품과 생필품을 지급한 바 있다. 또한 지구시민연합 광주전남지부는 7년 전부터 고려인마을에 중고의류와 물품을 지원해 왔으며, 앞으로도 매월 홀몸어르신 10가정에 쌀을 지원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