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삼정갤러리에서 김근배 박선영 작가의 2인 조각전 《서서히 스며드는 행복》전이 4월 7일부터 열린다.
30년 가까이 조각가의 길을 걸어 온 김근배 그리고 박선영 조각가의 삶은 서로 닮아 있다. 두 사람은 소소한 삶에 감사하며 열심히 살았다. 그들의 조각은 삶에 스며든 행복을 이야기한다.
김근배 조각가는 드넓은 평야지역에서 정미소 기계 소리를 들으며 유년을 보냈다. 아버지의 정미소는 작가의 작품 소재가 되고 그의 삶과 작업에 진중함과 건실함을 가르쳐 주었다.

작가의 작품은 노동집약적이다. 99.9%의 순동 재료를 절단하고, 조각들을 크기별로 분류한다. 500조각이 넘는 동선을 산소 용접하여 형태를 만든다. 이후 질산동으로 작품을 닦아 내고 자연 부식과 에나멜 페인트 도색을 한다. 마지막으로 UV 페인트를 칠해 청동의 부식을 막고 탈색을 방지한다. 한 점의 창작품을 만들기 위해 열 번이 넘는 공정을 쉴새 없이 반복한다.

작가는 한 점의 창작품에 생명력을 불어넣기 위해 자신을 불어넣는다. 삶의 체험에서 길어 올린 낭만과 동경 등을 몽상으로 빚어 이야기 창작물을 만든다. 자신의 삶을 투영한 로봇 형상을 초현실적이고 낭만적으로 표현한다.
박선영 조각가는 어머니의 바느질로 가족의 옷을 짓는 일이 건축가가 집을 짓는 일만큼이나 대단한 일이라 생각했다. 작가 역시 한땀 한땀 종이 바느질을 하면서 감사와 행복을 짓는다. 바느질이란 행위가 예술의 행위가 된다.

이탈리아에서 전통 판화 작업인 에칭 작업을 경험한 작가는 종이도 훌륭한 재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투명종이를 오려 바느질하고 색종이를 채워 넣어 오동통한 종이 조각을 만든다. 이 종이 조각으로 작가가 원하는 형태를 만든다. 작가의 아이디어로 독창적인 작품이 탄생한다.

한 점의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30조각에서 100조각의 종이 바느질 조각을 만들고 그 조각으로 조각가가 흙을 붙여 입체를 만들 듯 반 부조의 형태로 작품을 완성한다.
삼정갤러리 주승재 관장은 “김근배 박선영 작가는 작가이자 부부로 서로 영감을 주고받으며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각자의 작품에서 발견할 수 없는 매력적인 요소들을 끌어낸다. 두 사람의 작품은 물성을 넘어선 따뜻함이 느껴진다. 직접 작품을 마주했을 때의 따뜻함과 아름다움을 많은 관객이 느끼고 경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근배 박선영 작가의 2인 조각전 《서서히 스며드는 행복》은 삼정갤러리(부산광역시 부산진구 중앙대로72 삼정타워 8층)에서 4월 20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