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용수이자 안무가 양한비의 기획공연 “저는 지금 죽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가 12월 10일(토) 연희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이번 공연에서 양한비 안무가는 ‘죽음’이라는 순간을 마주한 인간의 본성을 유쾌하게 풀어낸다.
왜 ‘죽음’인가?
양한비 안무가의 지인이 지난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지인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 때문에 우는 걸 극도로 싫어했다. 자신의 장례식에선 모두 하하호호 웃으며, 힘들었던 이승 생활을 끝낸 것을 축하해주면 좋겠다고 생전에 바랐다.
하지만 양한비는 그 장례식에서 대성통곡했다. 울다 영정 사진을 보니 그 분이 “뭘 그렇게 우냐? 짜샤?”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양한비는 그 순간 궁금했다. 나의 죽음은 어떨지
그래서 장례지도사, 장의사들을 인터뷰했다. 그들이 말한 좋은 죽음이란 “철저하게 준비된 죽음”이었다. 죽기 직전 듣고 싶은 음악을 고르고, 남아있는 사람에게 할 이야기를 하고, 먹고 싶은 것도 먹고!
양한비 안무가는 “겁쟁이인 저는 죽는 게 무서워서 지금 죽을 준비를 하고 있어요. 저는 한번 이렇게 죽어보려고요”라고 말했다.
!["저는 지금 죽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포스터 [포스터 플레이티켓]](https://cdn.ikoreanspirit.com/news/photo/202212/70123_70131_145.jpg)
공연에서는 죽음을 앞둔 장면을 양한비만의 B급 감성으로 묘사한다. B급 감성은 ‘유쾌한’, ‘중독성이 있는’, ‘직접적인’과 같은 단어와 같이 사용된다. 이번 무용공연에도 이와 같은 표현을 만들기 위해 직접적인 움직임은 없지만 음악적 요소와 같이 특수한 장치를 구현했다. ‘테크노, 디스코, 트로트’ 등 비슷한 리듬이 반복적으로 재생되며 중독성 있고 이해하기 쉬운 음악을 주로 사용했다.
또한 공연에서는 멋있고 예쁜 동작을 가급적 배제하고 아주 솔직하고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직접적인 표현을 사용한다. 현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을 안무로써 표현된다.
양한비 안무가는 “공연을 앞두며 ‘죽음’이라는 소재를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내는 과정에 집중하였다. 또한 그 상상이 실현화되는 과정에 즐거움을 느꼈기에 이 감정이 관객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기획총괄 PD는 “ ‘이승에서의 삶을 잘 보내주는 것’의 방법론을 던져보았다. 그렇기에 단순히 재미만을 전달하는 공연을 넘었으면 한다. 또한 작품을 준비하면서 삶-죽음에 대한 본질적인 매개체를 중심으로 무용, 글, 그림 등 다양한 장르에서 그 영감을 얻었다. 이번 공연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죽음이 가질 수 있는 유쾌함이 무엇인지 알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이끼와 양한비의 죽음의 몸짓 무용 “저는 지금 죽을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는 오는 12월 10일(토) 오후 3시, 7시 연희예술극장(서울 서대문구 연희맛로 2-3 B1 )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