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씽킹 미디어5(Thinking Media V)' 전시 장면  [사진 뉴미디어아트연구소]
'씽킹 미디어5(Thinking Media V)' 전시 장면 [사진 뉴미디어아트연구소]

14개국 39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한 미디어 아트 전시 ‘씽킹 미디어5(Thinking Media V)’가 국립인천대학교 송도캠퍼스 내 아트스페이스 인 갤러리에서 성황리에 개최 중이다. 이 전시는 국립인천대학교 조형연구소가 주관하고 뉴미디어아트연구소가 주최한다.

2012년의 첫 전시부터 이번 다섯 번째 전시까지 ‘씽킹 미디어’는 신진식, 허정철 두 미디어 아티스트가 큐레이터로서 이끌어 오고 있는 국제적인 미디어아트 플랫폼이다. ‘씽킹 미디어’는 작가 개인의 창작 활동을 존중하고 큐레이션 과정을 통해 참여 작가들의 다양성 사이에서 잠재적이며 가능성 있는 연결점을 찾는다.

이번 ‘씽킹 미디어5’는 지난 10년간 작가들과의 지속적인 교류와 네트워크 확장, 신진 작가 발굴을 거쳐 마련됐다. 그리스, 대한민국, 독일, 미국, 브라질, 스위스, 영국,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일본, 캐나다, 태국, 포르투갈, 프랑스 총 14개국에서 활동하는 작가 39명의 비디오 아트, 사진, 영화, 애니메이션, 만화, 사운드 아트, 다큐멘터리 등을 모두 영상에 담아 일곱 대의 빔 프로젝터에 의한 단 채널 비디오로 전시한다.

'씽킹 미디어5(Thinking Media V)' 전시 장면    [사진 뉴미디어아트연구소]
'씽킹 미디어5(Thinking Media V)' 전시 장면 [사진 뉴미디어아트연구소]

이번 ‘씽킹 미디어 5’는 중요하고 다양한 이슈를 지닌 작품들로 화제가 되고 있다.

1970년대부터 작품을 시작하여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넘어 창작 활동을 하는 스위스의 한스피터 아만(Hanspeter Ammann) 작가, 1980년대 초 국내 미디어 아트의 여명기부터 현재를 관통하고 있는 신진식 작가, 오스트리아의 유르간 모리츠(Juergen Moritz) 작가의 1997년 작품, 30년을 넘게 활동하고 있는 캐나다의 일레인 프리곤(Elaine Frigon) 작가, 2000년대부터 왕성하게 활동하는 허정철 작가와 그리스를 대표하는 현대 미술 작가인 니코스 파파디미트리우(Nikos Papadimitriou) 등 파이오니아에서부터 중견작가에 이르는 작품이 주목할 만한 대상이다.

포르투갈의 브루노 멘데스 다 실바(Bruno Mendes da Silva)와 수잔나 코스타(Susana Costa), 카를로스 세나 카이레스(Carlos Sena Caires)처럼 70년대의 영감을 현재에 발현하고자 노력하는 작가들도 있다.

인공지능과의 협력을 통한 작품들은 시대적 상징성을 넘어 주요한 최근 이슈다. 프랑스의 제랄드 에스타디우(Gérald Estadieu)와 포르투갈의 주아오 누노 브로카도(João Nuno Brochado)의 작품들은 그러한 대표적인 예일 것이다.

이 전시에서 사진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첫 번째 ‘씽킹미디어’ 전시부터 함께 해온 영국의 대표적 사진작가 사이몬 라발레스티에르(Simon Larbalestier)와 지난 전시에 이어 연속 참여한 태국의 분리앙 께우나판(Boonliang Keawnapan), ‘씽킹미디어5’로 처음 함께한 그리스의 스파이로스 팔로우키스(Spyros Paloukis), 독일의 더크 소워스(Dirk Thorwarth), 태국의 듀앙다오 툴라피탁(Duangdao Tulaphitak) 작가들의 작품은 사진이거나 사진을 바탕으로 작업한 흥미로운 예이다.

'씽킹 미디어5(Thinking Media V)' 전시 장면  [사진 뉴미디어아트연구소]
'씽킹 미디어5(Thinking Media V)' 전시 장면 [사진 뉴미디어아트연구소]

미디어에서 애니메이션은 언제나 관심의 대상이다. 장편 애니메이션 원더풀데이즈 등으로 애니메이션 분야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온 김문생 작가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으로 여성의 신체적ㆍ감정적 초상화를 그린 캐나다의 일레인 프리곤(Elaine Frigon) 작가, 일본의 마키 호소이(Maki Hosoi) 작가의 단순한 상상의 이야기로 이뤄진 초 단편 애니메이션, 태국의 인기 기타 플레이어이기도 한 찻차이 응암시리몽콘차이(Chatchai Ngamsirimongkhonchai) 작가가 그린 영원할 수 없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 추상 애니메이션을 만든 파사콘 논타나난드(Pasakorn Nontananandh) 작가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브라질의 유고 하토리(Yugo Hattori) 작가의 2D 애니메이션과 이상신 작가의 7분 분량 역작 3D 애니메이션도 관람에서 빠질 수 없는 작품이다.

뉴욕 브루클린 브리지 밑 이스트 리버에 잠긴 피아노에서 영감을 얻은 포르투갈의 알바로 바보사(Álvaro Barbosa)나 카를로스 세나 카이레스(Carlos Sena Caires), 태국의 마삼릿 파수파(Martsamrit Pasupa) 무빙이미지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음악은 그들 작업에서 주요하거나 본질이다. 오스트리아의 유르겐 모리쯔(Jüergen Moritz)의 실험영화에는 오스트리아의 유명 기타리스트 크리스티안 페네스(Christian Fennesz)의 사운드트랙이 포함되어있다.

정은지 작가의 지면 만화를 비디오화 한 시도나 라다크의 입회식 다큐멘터리를 바탕으로 제작한 미국의 김영환 작가의 샤머니즘 기록, 아이들 사이의 연결 고리를 만들어 감정과 신비를 증명하기를 희망하는 포르투갈의 주세 마누엘 시모에스(José Manuel Simões)의 사진, 자신을 이 세상과 연결해준 부모님의 흔적을 쫓는 박희순 작가의 비디오 등도 주목할 만하다.

포르투갈의 유명 여배우 이사벨 루스(Isabel Ruth)가 출연하는 스위스의 한스피터 아만(Hanspeter Ammann)의 영화는 같은 배우가 1963년에 출연한 파울로 로샤(Paulo Rocha)의 영화 <녹색의 해(Os Verdes Anos)>의 새로운 해석을 경험할 수 있다.

'씽킹 미디어5(Thinking Media V)' 전시 장면 [사진 뉴미디어아트연구소]
'씽킹 미디어5(Thinking Media V)' 전시 장면 [사진 뉴미디어아트연구소]

시골에서의 일상 경험을 비디오 저널로 담담하게 기록한 태국의 짝크라피팟 아사와분야럿트(Chakrapipat Assawaboonyalert)의 영화와 1818년 캐나다의 아제탕스 추장의 이름을 딴 아제탕스 조약 #19의 땅에 사는 정착민이자 예술가로서 그 땅의 옹호자가 되기 위한 삶을 사는 캐나다의 쥴리 르네 드 코트렛(Julie René de Cotret)의 자연 친화적 영상, 우리의 삶과 아무 상관이 없는 것 같지만 함께 왔다가 사라지는 안타까운 사물의 모습을 그린 허정철 작가,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해 우리의 삶을 살고 있는지 질문하는 엄인나 작가, 몸의 움직임으로부터 마음을 분리함으로써 의도적으로 자아를 보호하려고 한다는 전제 속에 전개되는 박정은의 실험영화, 시간이 지나가며 푸른 하늘에 찾아드는 어두움으로 삶의 문제를 얘기하고 있는 김진아, 다양한 매체를 결합하여 시를 만드는 오스트리아의 요하네스 슬라마니그(Johannes Slamanig) 작가, 비디오라는 미디어의 고유한 특성을 활용해 낡고 짧은 시를 만드는 신진식 작가처럼 삶은 미디어 예술가에게도 주요한 화두이다.

지난 11월 25일 전시 오프닝에는 큐레이터인 신진식 작가, 공동 큐레이터인 태국 킹몽쿳대학교의 허정철 교수, 주관기관인 국립인천대학교 조형예술학부의 권순학, 장경애 교수 및 전시 관계자, 한국조지메이슨대학교 교수들 등이 참석한 가운데 허정철 공동 큐레이터의 진행으로 해외 작가 6명과 국내 작가 5명의 아티스트 토크가 진행되었다.

아티스트 토크 중 포르투갈에서 온 수잔나 코스타 작가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뉴미디어아트연구소]
아티스트 토크 중 포르투갈에서 온 수잔나 코스타 작가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뉴미디어아트연구소]

아티스트 토크는 포르투갈의 수잔나 코스타(Susana Costa), 브루노 멘데스 다 실바(Bruno Mendes da Silva), 독일의 더크 소워스(Dirk Thorwarth), 태국의 짝크라피팟 아사와분야럿트(Chakrapipat Assawaboonyalert), 듀앙다오 툴라피탁(Duangdao Tulaphitak), 마삼릿 파수파(Martsamrit Pasupa) 등 여섯 명의 해외 작가와 정은지, 이상신, 이승준, 허정철, 신진식 작가의 작품 상영과 발표로 진행되었다. 오스트리아의 요하네스 슬라마니그(Johannes Slamanig) 작가는 코로나 19로 입국이 늦어져 아티스트 토크에는 참여하지 못했다.

14개국 39명의 아티스트가 참여한 미디어 아트 전시 ‘씽킹 미디어 5(Thinking Media V)’는 12월 7일까지 국립인천대학교 송도캠퍼스 내 아트스페이스 인 갤러리에서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