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캔버스에 아크릴, 27.3×34.8cm, 2022  [사진 아트스페이스 휴]
어머! 캔버스에 아크릴, 27.3×34.8cm, 2022 [사진 아트스페이스 휴]

알고 보니 신조어란다. ‘알잘딱깔센’. 글자를 읽어도 무슨 뜻인지 모르는 이 말이. 작가 박현순은 아트스페이스 휴에서 11월 30일부터  휴+네트워크 창작스튜디오 릴레이전으로 열고 있는 개인전 전시명을 〈알잘딱깔센〉으로 했다. 작가의 첫 개인전이다.

‘알잘딱깔센’은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있게’라는 뜻의 신조어이다. 이런 제목을 선택한 이유는 이번 전시에 MZ세대의 말장난과 같은 가벼운 유머와 해학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욕심, 캔버스에 아크릴, 53×45.5cm, 2022  [사진 아트스페이스 휴]
욕심, 캔버스에 아크릴, 53×45.5cm, 2022 [사진 아트스페이스 휴]

온라인에서 쉽게 즐기는 이미지와 텍스트가 결합한 ‘짤’의 형태는 MZ세대에게 매우 익숙한 표현 방식이다. 짤은 짧은 순간 직관적으로 쉽게 소비된다. 이는 작가가 생산하고 영원히 고착되어야 하는 회화 이미지와는 상충되는 개념이다. 박현순 작가는 이번 첫 개인전에서 ‘이미지의 희화화’라는 방식으로 이러한 간극을 즐기는 듯 유쾌한 작업을 선보인다.

누군가 상추 위에 고기를 일곱 점을 올리면 엄마라면 이렇게 말할 것이다.  "아들, 많이 배고팠구나!"  가족이 아니라면? "고기 욕심 많네" "욕심도 많다" 다른 사람과 함께라면 고기를 이렇게 올려서는 점수 깎인다. 작가의 '욕심'에서는 집에서 하듯 밖에 나가서 하면 안 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예절 주입기, 캔버스에 아크릴, 72.7×60.6cm, 2022 [사진 아트스페이스 휴]
예절 주입기, 캔버스에 아크릴, 72.7×60.6cm, 2022 [사진 아트스페이스 휴]

‘예절 주입기’라는 작품에 술을 마시는 사람이라면 빵! 터질 것이다. 술잔을 두 손으로 잡고 따르는 술을 받는 일이 결코 그냥 술을 받는 일이 아닐 터. 술 받는 예절을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이고, 사회생활 잘하는 법을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 아닐까. 이 과정이 즐거워야 하는데 강요된 것이라면?

‘예절 주입기’ . 예절이라는 것이 내가 판단하여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로부터 주입된 것이 아닌지, 강요된 것이 아닌지, 생각하게 한다. 그것이 어찌 예절뿐이 겠는가?

쌍 배, 캔버스에 아크릴, 72.7×60.6cm, 2022  [사진 아트스페이스 휴]
쌍 배, 캔버스에 아크릴, 72.7×60.6cm, 2022 [사진 아트스페이스 휴]

이번 전시에서 박현순 작가의 24점의 회화 작업과 3점의 입체 작업을 볼 수 있다. 최근 논란(?)이 되었던 깻잎 논쟁과 다비드상을 합친 '다비드와 깻잎논쟁', 손가락 욕을 하는 듯한 고무장갑을 그린 '두 번 머겅',  화분에 두 개의 못을 설치한 '못났어' 등 인터넷 용어와 작가의 재치를 결합하여 익살스러운 이미지와 유머러스한 시선으로 포착한 일상 속 순간들을 캔버스 화면에 담았다.

두 번 머겅1, 캔버스에 아크릴, 72.7×60.6cm, 2022  [사진 아트스페이스 휴]
두 번 머겅1, 캔버스에 아크릴, 72.7×60.6cm, 2022 [사진 아트스페이스 휴]

박현순 작가는 2022년 추계예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휴+네트워크 창작스튜디오에 입주했다. 2021년 삼각산 시민청갤러리 2인전 <교차하는 두 개의 선>에 참여했다.

이것도 막고 저것도 막고, 캔버스에 아크릴, 60.6×72.7cm, 2022  [사진 아트스페이스 휴]
이것도 막고 저것도 막고, 캔버스에 아크릴, 60.6×72.7cm, 2022 [사진 아트스페이스 휴]

작가 박현순 개인전 <알잘딱깔센>은 아트스페이스 휴(경기도 파주시 광인사길 111 3층)에서 12월 27일까지 무료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