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영, 쏟아지고 솟구치는, 163×260cm, 장지에 아크릴, 과슈, 분채, 2022 [사진 아트스페이스 휴]
김선영, 쏟아지고 솟구치는, 163×260cm, 장지에 아크릴, 과슈, 분채, 2022 [사진 아트스페이스 휴]

제9회 종근당 예술지상 전이 11월 17일부터 28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미술관 1관에서 열린다. 이 전시는 2020년 종근당 예술지상에 선정된 김선영, 유승호, 최수련 작가의 초대전이다.

김선영 작가는 <원을 위하여>, <너의 형태>, <쏟아지고 솟구치는> 시리즈 등에서 보듯 작가의 이미지는 불분명한 대상과 형태가 상승하는 힘과 하강하는 힘, 세계를 감싸는 액체와 기체, 공기와 물의 현상으로 채워져 있다. 작가의 이미지는 분명한 형태와 경계를 찾기 어렵다. 풍경 이미지는 사실은 미술사적 의미의 풍경이 아닌 작가의 내면에서 제기되는 마음의 풍경이다. 조형적 사유의 대상이 풍경이 아닌 자기반성과 성찰로서의 풍경이다.

작가는 불분명한 나와 사회의 경계선을 사유한다. 가장 몽롱한 이미지가 일상의 경제적 사회적인 관계 속에 역동하는 작가의 현실을 예민하게 담고 있다. 관리되고 있는 현실의 반대편에 비친 이상적 분위기를 담담하게 표현하고 있다.

유승호, 시늉말,  Digital Painting 22-R-46-47, 2022  [사진 아트스페이스 휴]
유승호, 시늉말, Digital Painting 22-R-46-47, 2022 [사진 아트스페이스 휴]

유승호 작가는 오랫동안 문자를 탈맥락화하는 작업을 해왔다. 문자는 일반적인 언어가 아니라 시각 이미지를 구성하는 조형 요소로 인지된다.

작가는 화가이지만 동시에 시인처럼 보인다. 그에게 회화는 그림과 시가 만나는 교차로다. 회화는 의미가 해체되고 재구성되는 카오스와 코스모스가 뒤엉킨 공간이다. 전형적인 회화 이미지와 언어 실험을 통해 사유의 실험을 동시에 보여준다.

최수련 작가는 전통적 동양의 판타지를 재맥락화하고 있다. 사람과 신이 엮이고, 원혼과 만나는 판타지란 일상을 지배하는 규범성과 정형성 밖에 자리한다.

작품 <구천에서도 참회할 수 있는가>, <무슨 원통함이라도 있느냐>, <그런 귀신이라면 좋군요. 부디 그들을 저버리지 마십시오>, <우리가 어떻게 귀신의 억울함을 풀어줄 수 있겠나>, <홍씨의 저주> 등은 동아시아, 특히 동북아 지역의 신화와 전설 그리고 다양한 괴담과 민담을 모티브로 우리 내면에 자리하고 있는 정체성과 전통의 문제를 제기한다. 동시에 원한을 푸는 전통과 관습을 주제화한다.

최수련, 그런 귀신이라면 좋군요 부디 그들을 저버리지 마십시오, 170×210cm, 리넨에 유채, 2022  [사진 아트스페이스 휴]
최수련, 그런 귀신이라면 좋군요 부디 그들을 저버리지 마십시오, 170×210cm, 리넨에 유채, 2022 [사진 아트스페이스 휴]

김노암 아트스페이스 휴 디렉터는 “이번 기획전에 초대된 김선영, 유승호, 최수련은 관습화된 관념과 이미지를 반복하는 가운데 조금씩 혹은 과감하게 탈주하며 이전에는 부재하던 세계의 이미지를 그려나간다”며 어떤 세상이 눈 앞에 펼쳐질지 상상해보라고 했다.

11월 17일(목) 오후 4시 미술관 1관 오픈 갤러리에서 “회화의 안과 밖”이라는 주제로 김노암 아트스페이스 휴 디렉터, 고충환 미술평론가, 김남수 미술평론가가 참여하여 콜로키움을 진행한다.

오프라인뿐 아니라 ‘VR(가상현실) 온라인 전시’를 함께 선보인다. VR온라인 전시는 11월 22일부터 종근당예술지상 누리집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 공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컴퓨터 등을 통해 시공간 제약 없이 실제 전시장과 같이 작품을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다.

‘종근당 예술지상’은 (사)한국메세나협회와 함께 종근당과 대안공간 아트스페이스 휴가 매칭한 프로젝트로, 대안공간 지원 및 작가지원을 통해 한국현대미술 발전에 공헌하고자 한다. 제9회 종근당 예술지상은 한국메세나협회와 세종문화회관이 공동 주최로 함께하여 기업과 예술, 작품과 대중이 만나는 접점을 모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