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작물과 재배 현장을 활용한 치유농업이 새로운 활동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유럽 각국의 활발한 치유농업활동과는 달리 다소 뒤늦은 상황에서 농촌진흥청을 중심으로 치유농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다각적인 준비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식량작물을 활용한 치유농업 효과를 확인하고 활용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내부직원을 대상으로 밀밭과 유채꽃을 활용한 ‘식량작물 경관치유 프로그램’을 지난 5월 시범 운영해 치유농업의 효과를 확인했다. 농촌진흥청은 이에 앞서 ‘제1차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 종합계획(2022-2026)’을 수립, 시행한다. 한편 농촌진흥청은 국내 최초로 가상 치유농장 프로그램을 개발해 이달말부터 일반에 공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밀밭과 유채꽃이 마음 어루만져요… 치유농업 “효과 있네”

밀밭과 유채꽃 등 식량작물을 활용한 치유농업이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은 식량작물을 활용한 치유농업 효과를 확인하고 활용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내부직원을 대상으로 밀밭과 유채꽃을 활용한 ‘식량작물 경관치유 프로그램’을 지난 5월 시범 운영했다. 지난 5월, 국립식량과학원 내부직원 128명을 대상으로 국립식량과학원 시험 재배지에 조성된 경관치유 공간(3천670㎡)을 감상하고 휴식하는 일정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심리적 치유 효과를 확인했다. 

프로그램 참여 전후 실시한 설문조사 분석 결과, 참여자가 느끼는 심리적 치유 체감도와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심리·정서적 치유 체감도를 확인하는 항목 ‘심리적으로 도움이 됐나’에 참여자 대다수인 94.4%가 ‘그렇다’ 또는 ‘매우 그렇다’라고 답했다.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됐나’라는 질문에도 88.8%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프로그램 만족도도 5점 만점에 4.27점으로 높았다. 

특히 프로그램 참여 전후를 비교해 참가자들의 심리, 정서, 스트레스 변화 상태를 조사한 결과, 긍정적 생각은 3.41에서 3.86으로 0.45(9%) 증가했고, 부정적 생각은 2.39에서 1.79로 0.60(12%) 감소했다.

프로그램은 사전설문조사-바람개비 꾸미기-밀, 유채꽃, 수수 등 식량작물 생육 살피기-밀밭 사잇길 걸으며 식물체 만져보기-밀밭 속 휴식공간에서 자연경관 감상과 바람 소리 듣기-사후설문조사 순으로 구성했다.
  
국립식량과학원은 지난해에도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농장과 함께 중학교 1학년 청소년 대상 ‘벼 활용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진행해 청소년의 자아존중감과 사회적 유능성 향상 효과를 확인한 바 있다. 벼 도정, 떡꼬치 만들기, 볏짚 놀이, 가마솥 한상차림, 약선 치유 활동에 참여한 청소년들의 ‘자아존중감’이 3.70에서 4.01, ‘사회적 유능성’이 3.65에서 3.84로 상승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식량자원 활용 청소년 맞춤형 치유농업 활동집’과 ‘쌀이 나를 치유한다고? : 벼 활용 청소년 맞춤형 치유농업 프로그램 지도안’도 출간했다.
  
올해도 소호마실 치유농장(경기 용인)에서 소방관·장애아동 보육교사를 대상으로 콩을 활용한 스트레스 고위험군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오서산상담마을(충남 홍성)과 솔바람마을(전북 남원)에서는 민간에서 개발·운영 중인 치유농업 프로그램의 실효성 검증을 위한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치유농장과 협력해 식량자원의 가치 다양화를 위해 치유농업 프로그램의 효과와 실효성 검증 등 현장 실증 기술연구를 이어갈 계획이다.

치유농업 육성 본격화…종합계획 수립‧시행

국민 건강증진과 지속가능한 농업‧농촌 발전에 이바지하기 위한 치유농업 육성이 본격화된다. 

치유농업은 농업‧농촌자원의 활용과 이와 관련된 활동을 통해 신체적‧정신적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증진 및 회복을 돕는 서비스. 최근 농업‧농촌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 잡아 사회·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제1차 치유농업 연구개발 및 육성 종합계획(2022-2026)’을 수립, 시행한다고 지난 4월 밝혔다.
이번 종합계획의 목표는 크게 △치유농업 콘텐츠 개발·확산 △농촌 활력화를 위한 치유농업 사업모델 육성과 일자리 창출이다. 이를 위해 연구개발, 성과확산, 기반구축, 사업화 촉진 4개 부문별 총 13개 중점과제를 추진한다.

치유농업에 관한 전략적 연구개발 및 과학적 효과검증 강화를 위해서는 △치유농업자원 발굴‧특성평가 △수요자 맞춤형 치유농업 콘텐츠 개발 △효과검증 및 원리 규명 △신산업 창출 등 4가지 과제를 진행한다.

연구 성과 확산을 위한 거점기관 구축과 기술 보급을 위해 치유농업 거점기관 구축, 기술보급, △전문 인력 육성 등 3가지 과제를 진행한다.

치유농업에 관한 국민 접근성 향상을 위해 실태조사‧정보망 구축, 부처 협업, 제도정비 3가지 과제를 진행한다. 

치유농업 인증을 통한 소비자 신뢰도 확보, 기술이전 창업 등 현장 실용화를 위해 품질관리, 창업지원, 인지도 제고·국제협력 등 3가지 과제를 진행한다. 

박병홍 농촌진흥청장은 “이번 종합계획 수립·시행은 치유농업의 체계적 연구개발과 확산에 필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라며, “다각화된 치유농업 사업 모델 육성과 일자리 창출로 농촌 활력을 도모하고, 다양한 치유농업 서비스로 국민 삶의 질이 한 단계 높아질 수 있도록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농촌진흥청, 가상 치유농업 프로그램 개발

가상 치유농장 소개 화면   [이미지 농촌진흥청]
가상 치유농장 소개 화면 [이미지 농촌진흥청]

농촌진흥청은 국내 최초로 가상 치유농장 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최근 밝혔다.

산업체와 공동으로 개발한 이번 가상현실(VR) 치유농장은 이동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동 약자)과 바쁜 도시민을 위해 3차원(3D) 공간에서 역동적이면서도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치유농장에 대한 인식이 낮은 국민에게 치유농장을 알리려는 목적으로 치유농장의 개념을 충실하게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이 프로그램은 기존의 식물 가꾸기나 농장 체험 프로그램과 달리 수확 등 각종 활동을 통해 시각과 청각을 자극함으로써 치유와 교감 효과를 얻도록 구성했다. 또한, 치유 요소를 효과적으로 드러낼 수 있도록 게임 형태로 제작했다.

체험자는 경치와 배경음악, 꽃길, 동물 등 치유의 요소를 넣은 가상의 공간에서 꽃 피우기, 토마토 물주기, 수확하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사용자의 이동 거리와 체험 종류가 늘어날수록 스트레스 해소에 더 효과적이다. 체험이 끝나면 치유 효과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어 실제 치유농장에 호기심을 갖도록 설계했다. 

특히 일반 사무용 컴퓨터에서도 마우스, 자판(키보드)만으로 이동과 동작을 제어할 수 있는 보급형 프로그램으로 개발해 가상현실(VR) 전용 장비(HMD)를 착용했을 때 어지러움을 호소하는 사람도 불편함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10월 말부터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누리집’에서 개인이 무료로 실행 파일을 내려받아 사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확장 가상세계(메타버스) 시스템과도 연계해 보급할 계획이다.

김광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도시농업과 과장은 “가상현실(VR)에서 구현된 치유농장 프로그램은 실제 농장에서 갖추기 어려운 다양한 식물과 공간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민 눈높이에 맞춰 실제와 가상을 결합하면 치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어 새로운 치유 형태(모델)로 기대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