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300만 앞둔 영화 한산, 왜 끌릴까
관객 300만 앞둔 영화 한산, 왜 끌릴까
  • 정유철 기자
  • npns@naver.com
  • 승인 2022-08-02 1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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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한산: 용의 출현’이 6일째 1위를 이어가며 관객 300만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

7월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한산: 용의 출현’은 지난 1일 관객수 38만5998명을 기록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누적관객수는 265만6124명이다.

영화 '한산' 메인 포스터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한산' 메인 포스터 [포스터 롯데엔터테인먼트]

 박스오피스 2위는 9만7211명이 본 ‘미니언즈2’. ‘탑건: 매버릭’과 ‘뽀로로 극장판 드래곤캐슬 대모험’는 각각 관객 7만1496명, 4만778명이 몰려 박스오피스 3, 4위를 차지했다. ‘외계+인 1부’은 4만382명이 관람해 5위에 올랐다.

7월 27일 개봉한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은 ‘명량’(2014)의 후속작이자 프리퀄 작품으로 김한민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명량해전 발발 5년 전, 1592년 여름, 음력 7월 8일 이순신 장군과 조선 수군의 한산도 대첩을 그렸다. 김한민 감독의 임진왜란 3부작 가운데 두 번째 작품이다.

전작 ‘명량’이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기에 후속작 ‘한산’에 거는 기대가 크다. ‘명량’은 2013년 개봉해 1761만 명의 관객을 모으며 역대 박스오피스 1위 영화에 등극했다. 김한민 감독이 ‘명량’ 이후 8년만에 내놓은 ‘한산’에 관객이 쏠리는 건 어떻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신뢰할 수 있는 감독이 고심하여 내놓은 작품이 영화팬이라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영화 ‘한산’은 잘 만든 대작이다. ‘명량’에는 소위 애국주의, ‘국뽕’을 내세우는 듯한 내용이 없지 않았으나, 그런 비판을 의식한 듯 ‘한산’에는 그런 요소가 없이 오로지 전투에 집중한다. 일본 수군과 조선 수군이 운명을 좌우할 대전에 임하며 각자 승리를 위해 지략과 전략을 총동원하는 장면은 이미 전투의 결과를 알고 있는 관객이라도 긴장하게 된다.

거북선의 활약과 한산도 바다를 수놓은 학익진(鶴翼陣), 또한 감동을 준다. 전작 ‘명량’에서는 볼 수 없는 것이다. 처음부터 거북선을 보여주지 않고 왜군에게 먼저 소문으로 전해지며 공포를 더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구선(龜船)을 왜군은 전설 속 해저 괴물 '복카이센'이라 부르며 두려워한다. 그런데 거북선에 문제가 생겨 앞으로 전투에 참가 여부가 불투명해지는데 설상가상으로 왜군은 거북선의 도면을 훔쳐내어 그 약점을 파악하게 된다. 그 사이 나대용은 거북선 개조에 몰두하지만 출전 가능성은 낮다.

견내량 왜선 본대를 한산도 바다로 유인해 낸 조선 수군의 주력선 판옥선이 왜군 전함을 향해 선회하여 학이 날개를 펴듯 진을 치는데, 학익진의 약점을 이미 안 왜장이 이를 깨려고 한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학이 날개도 못 펴고, 결국엔 잡아먹히는구나.” 그 순간 거북선이 ‘돌격선’으로 등장하여 적선을 충파(衝破), 부딪혀 파괴하고 포를 쏘아 깨뜨린다. ‘복카이센’다운 등장이다. 게다가 이 거북선은 왜군이 도면으로 약점을 파악한 그 거북선이 아니다. 천하무적 거북선이 왜선들을 격파하며 전투신이 무르익어간다. 또한 학익진을 친 판옥선이 독 안에 든 왜선을 향해 발포하여 승리를 만들어간다. 철옹성 같은 학익진의 위력에 ‘바다 위에 성’을 느끼게 된다. 이처럼 바다 위에서 벌어지는 긴박하면서도 장쾌한 전투신에 보는 재미가 배가 된다. 이 전투 장면은 실제 바다에서 촬영한 것이 아니고 컴퓨터 그래픽 촬영을 했다는 점을 알면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영화 한산은 전작 ‘명량’에 출연한 배우들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명량’의 이순신 최민식과 비교되는 ‘한산’의 이순신 박해일에 가장 큰 관심이 쏠린다. 김한민 감독이 한산의 이순신에 배우 박해일을 캐스팅했다는 소식에 의아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김한민 감독이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을 ‘용장’으로, ‘한산’에서는 ‘지장(智將)’으로, ‘노량’에서는 ‘현장(賢將)’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각기 다른 이순신을 그려내기 위해 세 명의 배우를 캐스팅하여 ‘지장’에 박해일을 선택한 것이다. 극중 박해일은 선조의 의주 파천 의도, 아군의 전력, 전황 등을 꿰뚫으며 치밀하게 전략을 세워나간다. 모두 ‘수세(守勢)’라고 지키는 데 급급할 때에도 속내를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말이 많지 않은 이순신. 그러나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전투태세를 완비하고 내리는 조용하고 나직한 명령은 거대한 바위와 같은 위엄이 있다.

이순신과 대적하여 대패한 왜장 와키자카 야스하루 역 변요한의 열연은 영화 ‘한산’의 또다른 흥행요소이다. 영화에 이순신보다 먼저 등장하여 ‘복카이센’에 겁먹고 두려움에 떠는 왜군 병사들을 보고 “두려움은 전염병이다”며 이들을 가차없이 죽이는 단호함을 보여준다. 또한 거북선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 첩보전을 펼치고, 훔쳐온 도면을 보고 약점을 파악하는 등 승리에 취하여 경거망동하는 장수가 아니라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와카자카는 견내량으로 들어온 조선수군의 유인작전을 간파할 뿐만 아니라 학익진의 약점을 알고 이를 깨뜨리기 위해 어린진(魚鱗陳)을 활용하여 상당한 지략을 갖춘 인물이다. 이런 인물을 변요한이 잘 살렸다. 그가 구사하는 일본어 또한 발음이나 억양이 매우 자연스러워 와카자카 역으로 변요한만한 배우가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배우 안성기, 손현주, 김성규, 김성균, 김향기, 택연, 공명, 박지환, 조재윤 모두 각자 배역에서 열연하여 영화 ‘한산’을 더욱 빛나게 한다.

마지막으로 영화 ‘한산’은 의(義)를 내세운다. 조선군에 항복한 왜군인 항왜(降倭) 군사 ‘준사’(김성규 분)는 이순신 장군에게 전쟁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그러자 이순신은 이 싸움은 “의와 불의의 싸움”이라고 말한다. 나중에 ‘준사’는 의병이 들었던 깃발을 주어든다. 그 깃발에는 ‘義’를 크게 써놓았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의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이 시대 우리가 찾아야 할 의는 무엇일까. 영화를 본 후에도 여운을 남기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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