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탈시리즈 화병. [사진 제공 얼터사이트계선]
크리스탈시리즈 화병. [사진 제공 얼터사이트계선]

얼터사이트계선(ASK)은 6월 10일부터 가구디자이너 윤새롬의 개인전 〈어느 날의 조각들 02〉을 개최한다.

작가는 아크릴 작품을 통해 필리핀에 거주하던 시절 아름다운 기억의 조각들을 표현한다. 두꺼운 아크릴을 재료를 활용하여 가구에 필리핀의 아름다운 노을빛을 담아낸다. 작품의 재료인 아크릴은 아쿠아리움 시공에 사용되는 것과 동일한 것으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저렴한 제품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다.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인 투명하고 아름다운 색조는 필리핀 현지의 아름다운 저녁 노을에서 영감받았다. 작가는 노을을 표현한 자신의 아크릴 가구 컬렉션에 ‘크리스털 시리즈’라는 공통된 명제를 붙였다. ‘크리스털 시리즈’는 말 그대로 보석처럼 아름답게 빛나는 어린 시절 기억의 조각이라는 작품의 주제, 그리고 그 작품을 소중하게 대하고자 하는 마음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함축한 것이다.

어느 날의 조각 21, dyeing of acrylic, 160x130cm, 2022. [사진 제공 얼터사이트계선]
어느 날의 조각 21, dyeing of acrylic, 160x130cm, 2022. [사진 제공 얼터사이트계선]

“나의 가장 오래된 어린 시절의 기억은 부모님을 따라 필리핀에서 지냈던 시간들로 거슬러 간다. 푸른 산과 에메랄드빛 바다, 그리고 작은 예쁜 섬에서 놀던 기억들은 한 장면 한 장면씩 내 기억 속에 남아있다. 그중에서도 나는 노을 지는 바닷가를 가장 좋아했다. 무더웠던 한낮의 해가 지면서 선선해진 바람을 느끼며 가족들과 함께 바닷가에 앉아 어두워질 때까지 노을을 바라보던 기억은 나의 가장 소중한 기억이다.

이 연작은 나의 어린 시절의 추억과 기억의 조각들, 혹은 저녁노을이 유난히 아름다웠던 어느 날 저녁 하늘을 바라보며 느꼈던 여러 감정의 조각들, 그리고 무더운 여름날 나무 그늘 밑에서 올려다보았던 햇빛과 반짝이는 나뭇잎을 바라보았던 기억의 조각들이다. 자연을 우리를 감싸고 있는 공간과 시간으로 바라보고 그것에 대한 경험을 이 작업을 통해 공유하고자 한다.

이 경험을 공유하기 위해 나는 관객들에게 강렬한 시각적 자극을 주고자 하였다. 일상생활에서 쉽게 경험하지 못하는 새로운 시각적 자극을 통해 나의 경험을 관객과 공유하고, 관객들은 이때의 경험이 새로운 감정의 조각들로 남길 바란다.”(윤새롬 ‘작가노트’)

작가는 가구가 무조건 실용적이어야 한다는 것도 편견이라 말한다. 일반적인 가구의 실용성이란 아마도 가성비나 수납력, 공간활용와 관련이 있다. 작품으로서 가구의 실용성은 어떻게 볼 수 있을까?

어느 날의 조각 선반 02, dyeing of acrylic, 150x15x19cm, 2022. [사진 제공 얼터사이트계선]
어느 날의 조각 선반 02, dyeing of acrylic, 150x15x19cm, 2022. [사진 제공 얼터사이트계선]

작가의 작업에 관해 장서윤 얼터사이트계선 전시팀장은 ‘전시서문’에서 이렇게 소개했다.

"윤새롬 작가는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자신의 양면성을 전천후 활용한다. 작품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할 때의 그는 예술가로서의 감성적인 면을 드러내며 단위로 환산하거나 의미를 특정 짓기 어려운 어휘를 주로 사용한다. 반면 제작 공정에대한 인터뷰에서는 테크니션으로서의 끈기와 집념, 치밀함을 아낌없이 발휘한다. 열대계 절풍기후 군도 국가의 초저녁 시간의 온도, 따스하면서도 서늘한 노을의 매력, 어떻게 이렇게까지 섬세할 수 있을까 싶은 아크릴의 마감과 작품의 완성도는 이러한 작가의 성향에 기인하는 것이다."

가구 디자이너 윤새롬 개인전 〈어느 날의 조각들 02〉전은 7월 22일(금)까지 얼터사이트계선(서울시 강남구 언주로133길 20 1F)에서 열린다.

장서윤 팀장은 "〈어느 날의 조각들 02〉展은 공예 또한 예술의 한 장르임을, 그리고 디자이너에게서 탄생한 가구 또한 하나의 작품임을 조금 더 확실하게 증명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새롬은 홍익대학교 목조형가구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