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창녕 우포늪, 강릉 경포천 등에서만 볼 수 있는 멸종위기 2급 가시연꽃. 5세기 신라 경주 월성을 둘러싼 해자 등에서는 자주색 가시가 달린 꽃과 잎이 특징인 가시연꽃이 여름날 활짝 피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2급 가시연꽃. [사진=Pixabay 이미지]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2급 가시연꽃. [사진=Pixabay 이미지]

지난 22일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는 영농조합법인 가시연꽃들꽃마을(대표 김창규)로부터 가시연꽃을 기증받아 고대 환경 복원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5년부터 조사해 온 경주 월성유적 해자에서 가시연꽃 씨앗을 1만6천 개 이상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신라인들이 가시연꽃이 가득 핀 해자를 보며 걷고 느티나무 숲에서 휴식을 취했을 당시 모습을 복원도로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는 옛 경주지역 가시연꽃 이용 사례와 현 서식지 조사 중이다. 

(위) 경주 월성유적 해자에서 출토된 가시연꽃 씨앗  (아래) 5세기 여름날 풍경 복원도. [사진=문화재청]
(위) 경주 월성유적 해자에서 출토된 가시연꽃 씨앗 (아래) 5세기 여름날 풍경 복원도. [사진=문화재청]

가시연꽃은 경주 숭혜전에서 신라 미추왕, 문무왕, 경순왕의 위패를 모시고 봄과 가을 제례를 올릴 때도 제물에 들어 있었다. 또한 가시연꽃의 씨는 검인(芡仁)이라 부르는데 《고려사》에는 고려 왕이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제물에 들어 있고 《세종실록》에도 조선의 왕이 토지와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물에도 포함되어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번 기증받은 가시연꽃으로 생장과정과 조건을 관찰하는 기초연구를 진행하며, 현생 식물연구를 축적하고 이를 활용해 옛 월성의 환경과 경주의 생태복원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