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창녕 우포늪, 강릉 경포천 등에서만 볼 수 있는 멸종위기 2급 가시연꽃. 5세기 신라 경주 월성을 둘러싼 해자 등에서는 자주색 가시가 달린 꽃과 잎이 특징인 가시연꽃이 여름날 활짝 피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2일 문화재청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이종훈)는 영농조합법인 가시연꽃들꽃마을(대표 김창규)로부터 가시연꽃을 기증받아 고대 환경 복원 연구를 진행하기로 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지난 2015년부터 조사해 온 경주 월성유적 해자에서 가시연꽃 씨앗을 1만6천 개 이상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신라인들이 가시연꽃이 가득 핀 해자를 보며 걷고 느티나무 숲에서 휴식을 취했을 당시 모습을 복원도로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는 옛 경주지역 가시연꽃 이용 사례와 현 서식지 조사 중이다.
가시연꽃은 경주 숭혜전에서 신라 미추왕, 문무왕, 경순왕의 위패를 모시고 봄과 가을 제례를 올릴 때도 제물에 들어 있었다. 또한 가시연꽃의 씨는 검인(芡仁)이라 부르는데 《고려사》에는 고려 왕이 하늘에 제사를 지낼 때 제물에 들어 있고 《세종실록》에도 조선의 왕이 토지와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지내는 제물에도 포함되어 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이번 기증받은 가시연꽃으로 생장과정과 조건을 관찰하는 기초연구를 진행하며, 현생 식물연구를 축적하고 이를 활용해 옛 월성의 환경과 경주의 생태복원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