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궁지에서 취사전용 건물지가 확인되었고, 그 안에서 아궁이와 구들을 비롯해 원통모양 그릇받침인 통형기대筒形器臺 등 취사용 토기 등을 확인했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경남 함안군 가야읍 가야리 289번지에 위치한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궁지’발굴 조사를 통해 확인한 취사전용 건물지 발굴성과를 10일 오후 2시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취사전용 건물지를 발굴한 현장. (위)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궁지 유적 전경 (아래) 발굴조사구역 전경.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가 취사전용 건물지를 발굴한 현장. (위) 함안 아라가야 추정 왕궁지 유적 전경 (아래) 발굴조사구역 전경. [사진=문화재청]

이 일대는 1587년 편찬된 조선시대 읍지인 『함주지咸州誌』에 옛 가야국터로 소개되고 있으며, 1656년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에서는 ‘고국허古國墟’라고 실려 있는 곳이다.

2018년부터 발굴조사를 진행해 이번에 확인된 건물지는 경사진 기반암을 길이 11m, 남아있는 너비 5m, 깊이 80cm 정도로 파내어 부지를 조성한 후 그 내부에 길이 8m, 남은 너비 3.5m, 남은 높이 15cm의 내벽을 설치해 조성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건물지 내부는 황갈색 점질토를 1~2cm두께로 다지고 흙ㅇ열을 가해 불다짐하여 바닥을 조성했고, 내벽과 연접해 동서길이 5m가량 직선형으로 비교적 큰 규모이다.

취사시설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동쪽에 아궁이를 두고, 아궁이와 서쪽 연기배출 통로인 배연부 사이에 구들을 설치했기 때문이다. 아궁이는 하단부만 남아 정확한 규모와 형태를 파악하기 어렵다. 구들은 최대 길이 약 1m 높이 약 50cm의 평평한 돌을 세우고 그 외부에 회색 점질토를 발라 연기가 외부로 새어 나오지 않도록 했다.

구들 상부는 남아있지 않아 정확한 구조 파악은 어려우나 구들 내부에서 일부 판석재들이 확인되어 측벽(건축물 외부에 출출되어 있는 벽)과 같은 방법으로 축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연기배출 통로는 깬돌을 가로로 눕혀쌓았고, 연기가 잘 빠질 수 있도록 계단식으로 만들어 높이차를 두었다. 배연부와 가까운 곳에 기반암을 원형으로 판 구덩이가 확인되어 취사에 필요한 물을 저장하기 위한 시설로 추정된다.

(위) 아라가야 추정왕궁지 내 취사전용 건물지 모식도 상. (아래) 취사전용건물모식도 하. [사진=문화재청]
(위) 아라가야 추정왕궁지 내 취사전용 건물지 모식도 상. (아래) 취사전용건물모식도 하. [사진=문화재청]

건물지 내부에서는 6세기에 볼 수 있는 원통모양그릇받침(통형기대)과 적갈색 계통의 취사용 토기류가 출토되었다. 원통모양그릇받침에는 물결무늬(파상문波狀紋) 장식과 원형 투창 등 가야토기에서 공통적으로 보이는 속성이 보인다.

아울러 아라가야 속성인 곡옥(둥근 옥) 또는 새 모양 투창과 소가야의 속성인 점줄무늬(점렬문點列紋) 장식과 한쌍의 사각모양 투창도 확인된다. 이는 아라가야와 다른 가야세력 간의 교류와 관계를 이해하는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