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곳곳에 녹색 힐링을 선물할 세계 각국의 정원이 펼쳐지는 ‘서울국제정원박람회’가 오는 20일까지 열린다.

서울시는 지난 14일 오후 2시 박람회 시작을 알리는 개막식을 손기정체육공원에서 개최했다. 오세훈 시장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후안 이그나시오 모로(Juan Ignacio Morro) 주한 스페인 대사, 요안나 도너바르트(Joanne Doornewaard) 주한 네덜란드 대사 등 50명 이내 소규모로 진행되었다.

제7회 서울 국제정원박람회 중 '해외 초청정원'에 세계적인 조경가 앤드류 그랜트가 선보이는 '덩굴의 그물망' 작품. [사진=서울시]
제7회 서울 국제정원박람회 중 '해외 초청정원'에 세계적인 조경가 앤드류 그랜트가 선보이는 '덩굴의 그물망' 작품. [사진=서울시]

올해 박람회는 코로나19로 한곳에 집중개최 대신 손기정체육공원, 만리동광장, 중림동 일대 등에 분산해 7개국 총 58개 정원이 전시된다. 이중 해외초청정원과 작가정원, 동네정원, 학생정원 등 27개 정원은 박람회 이후에도 유지해 지역 주민의 쉼터가 된다.

박람회의 주제는 ‘정원을 연결하다. 일상을 생각하다(Link Garden, Think Life)’이다. ▲세계적인 조경가 앤드류 그랜트가 선보이는 ‘해외 초청정원’이 남대문로문화공원에, ▲국내외 7개국 작가가 참여한 ‘작가정원’이 손기정체육공원에 ▲동네정원사들이 만든 ‘동네정원’이 중림동 일대에 ▲서울 거주 외국인가족이 꾸민 ‘세계 가족정원’이 만리동 광장에서 펼쳐진다.

그로벌 조경 트렌드를 이끄는 앤드류 그랜트의 ‘해외 초청공원’의 주제는 덩굴의 그물망을 통해 자연과 연결되 우리를 생각하게 하는 ‘덩굴의 그물망(The Vine’s Web)’이다.

정원박람회의 꽃으로 불리는 ‘작가정원’은 그동안 국내 작가만 참여했으나 지난해 처음 국제공모를 열어 19개국 총 80개 팀이 참가했다. 이중 국내팀 2팀과 해외팀 3팀(스페인·영국팀, 미국·이탈리아팀, 네델란드·프랑스팀)이 박람회 주제와 맞게 ‘상생’의 메시지를 담은 수준 높은 작품으로 선정되었다. 작가정원은 박람회 폐막 후에도 남게 된다.

먼저 테오 히달고 나체(스페인)와 데이비드 바르디(영국)가 조성한 ▶The Pink Island(핑크섬)은 만리재로 손기정체육공원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만날 수 있다. 커다란 루프 모양의 조형물을 중심으로 꽃댕강나무, 수크령, 병꽃나무, 아스틸베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분홍색 식물로 구성되었다.

테오 히달고 나체(스페인)와 데이비드 바르디(영국)가 조성한 ▶The Pink Island(핑크섬). [사진=서울시]
테오 히달고 나체(스페인)와 데이비드 바르디(영국)가 조성한 ▶The Pink Island(핑크섬). [사진=서울시]

이발 발린(미국)과 나탈리라 이체베리(콜롬비아)가 만든 ▶기층(基層)+꿰다는 독특하게 ‘한국의 보자기’ 개념을 적용한 섬유 플랜터로 만들었다. 구멍이 많은 천이 수분과 산소를 활발하게 교환하는 특징을 가지고 흙을 채우며 모양을 집기 때문에 자유롭게 변형된다. 작가는 관람객들이 이 플랜터 위에 앉거나 기대는 등 적극적으로 환경과 상호작용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지거 댈런버그(네델란드)와 쿠엔티 오브리(프랑스)작가가 참여한 ▶Empathy Park(공감정원)은 도시농부를 위한 과수원, 벌을 위한 쉼터, 새모이통, 소동물을 위한 생태통로가 설치되어 있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존재들의 동선을 패턴화하고 겹치는 모양새를 정원으로 조성해 각 존재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상호간의 교류를 도모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팀인 원종호, 박태영 작가의 ▶기억을 걷는 시간은 해방 이후 격동적인 한국사를 닮은 정원으로, 갈등과 이념의 대립을 넘어 서로 연대감을 느끼고, 세대와 시대를 뛰어넘어 과거와 조우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국내 작가인 홍광호 작가의 ▶결승선, 자연의 위로. [사진=서울시]
국내 작가인 홍광호 작가의 ▶결승선, 자연의 위로. [사진=서울시]

아울러 국내팀 홍광호 작가의 ▶결승선, 자연의 위로는 1936년 제11회 베를린 올림픽대회 마라톤에서 우승했지만 조국을 잃은 슬픔으로 만세조차 부르지 못했던 손기정, 남승룡 선수에게 자연의 위로를 주고자 이 정원을 기획했다고 한다. 전면부의 건천은 결승선을 너머 안쪽 깊숙이 숨겨 있는 옹달샘과 연속성을 가진다.

온라인 프로그램으로는 국내 100개 정원관련 업체가 참여하는 ‘정원산업전’, 시민들이 서울시 곳곳에 숨겨진 정원을 추천 공유하는 ‘서울정원여지도’가 열린다 홈페이지(https://festival.seoul.go.kr/garden)에서 참여할 수 있다.

서울시 최윤종 푸른도시국장은 “이번 서울 국제정원박람회가 코로나로 지친 시민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힐링이 되길 바란다.”며 “나 자신과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현장관람시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반드시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