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여 년 전 근대교육을 통해 얻은 소양을 바탕으로 자기 목소리를 내며 경성거리를 활보하던 여학생들은 일제와 학교당국에 어떻게 저항했고, 평소 학교생활은 어떠했을까?

서울역사편찬원(원장 이상배)은 일제강점기 경성에서 근대교육을 받았던 여학생의 다양한 면을 조명하는 연구서 《일제강점기 경성지역 여학생의 운동과 생활》을 발간했다.

서울역사편찬원이 발간한 《일제강점기 경성지역 여학생의 운동과 생활》. [사진=서울시]
서울역사편찬원이 발간한 《일제강점기 경성지역 여학생의 운동과 생활》. [사진=서울시]

이 연구서에는 경성지역 여학생들의 3.1운동. 광주학생운동 참여와 동맹휴학, 일상공간인 여학교와 기숙사생활, 여학생에 대한 통제와 이에 대한 거부, 음악과 체육활동 등 총 6편의 논문을 수록했다.

김정인 춘천교대 교수의 ‘일제강점기 경성의 여학생 운동’에는 3.1운동부터 1930년대 경성지역 여학생의 정치적 저항을 다루며 민족운동사 연구에서 여학생의 민족운동이 제대로 규명되거나 평가되지 않았음을 지적했다.

경성의 여학생들은 3.1운동뿐 아니라 1920년대 식민권력과 학교에 저항해 동맹휴학을 전개했고 1930년대에 독서회 등을 운영하는 등 조직적인 운동을 이어갔다. 특히 1929년 광주학생운동이 발발했을 때 경성 여학생 주도의 시위를 모의해 1930년 1월 15일 연합시위를 전개했다는 사실을 처음 규명했다.

소영현 연세대 젠더연구소 전문연구원의 ‘일제강점기 기숙사의 공간성과 여학생의 이동성’에서는 여학교와 기숙사를 ‘집과 사회 사이에 놓인 공간’으로 이해할 것을 제안하며, 집에서 벗어나 집 바깥 공간에 머문다는 감각이 여성의 범주 구성에 미친 영향을 조명했다.

1924년 이화학당과 관계자들. [사진=서울시]
1924년 이화학당과 관계자들. [사진=서울시]

배상미 튀빙겐대 방문연구원의 ‘일제강점기 경성지역 여학생들의 퀴어적 관계’에서는 일제강점기 여학교는 남성지배적 규범이 일방적으로 관철되지 않는 외부공간으로, 여학생들은 새로운 정체성을 모색했던 것을 진단했다.

소현숙 역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의 ‘일제강점기 경성지역 여학생의 일상생활과 규율’에서는 현모양처와 같은 교육이념과 교육과정 속에 여학생의 일상생활이 어떠한 통제와 규율 아래 놓였으며, 여학생에 대한 간속과 규율은 남학생에 비해 어떻게 다른지 조명했다.

이지원 대림대 교수의 ‘일제강점기 경성 여학생의 음악생활’에서는 음악을 매개로 나타난 서울 사립학교 여학생들의 문화를, 현모양처 여성교육과 음악, 음악을 통한 여학생의 정체성 각성과 활동, 여학생의 음악취미라는 세 측면에서 접근해 분석했다.

예지숙 덕성여대 사학과 대우교수의 ‘일제강점기 경성지역 여학생의 체육 생활’에서는 개항이후 여학교 체육의 도입과 전개과정을 검토하면서 여자체육과 젠터 형성과의 관계를 규명해 여학생의 주체화 양상을 살펴보았다. 개항기에서 1910년대 여자 체육은 정적인 체조를 중심으로 했고 1920년대 이후 경기의 시대라 할만큼 여자체육이 성행했다.

이번에 발간한 《일제강점기 경성지역 여학생의 운동과 생활》은 소울 소재 공공도서관 등에 무상배포되었으며, 구입은 서울책방에서 가능하며,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서울책방 온라인(https://store.seoul.go.kr)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