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데스몬드(Tim Desmond)는 미국 안티오크 대학교의 저명한 연구원으로 전문가 양성을 위해 자기연민에 뿌리를 둔 전문 심리학(professional psychology)을 가르친다. 현재 구글에서 전 세계에 있는 사람들에게 개별적으로 비용이 많이 들지 않고 접근하기 쉬운 정서적 지원을 해주는 프로젝트 팀을 이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아름답고도 엉망진창인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그가 배운 것을 나누고 있다.

이렇게 명상전문가로 많은 사람을 돕는 팀 데스몬드는 어린 시절을 힘들게 보냈다. 그는 스스로 “나는 보통 사람들보다 훨씬 엉망진창인 사람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보스턴에서 알코올 중독자인 어머니 밑에서 가난하게 자랐다. 십대 때에는 끊임없이 따돌림을 당했고, 노숙자 신세였다. 아버지가 누구인지도 몰랐다. 대학에 들어간 무렵에는 매사에 화가 나고 외로웠으며, 사회성도 거의 없었다.

대학에서 정치학 교수는 틱낫한 스님의 책을 읽어보라고 권했고, 그 책이 팀 데스몬드의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 『틱낫한의 평화(Peace Is Every Step)』가 그 책이다. 팀 데스몬드는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삶에서 빠진 것이 바로 마음챙김과 연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곧 이 명상 수련에 완전히 빠져들었다. 이를 통해 그는 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기쁨과 자유를 느끼는 법을 배웠다. 또한 엄청난 고통과 자기파괴에 시달리던 사람에서, 삶에서 진정한 친교와 조화를 찾은 사람으로 거듭났다. 그는 말한다. “나 같은 사람도 바뀔 수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다.”

팀 데스몬드는 이렇게 자신의 살아온 과정과 명상 스승인 틱낫한 스님에게 배우고 공부해온 여정을 비롯하여 우리에게 자기 연민, 감사, 희망으로 인생의 많은 폭풍우를 뚫고 나갈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는 내용을 담아 책을 펴냈다. 이 책이 이번에 한국에서 『당신이 명상을 하면 좋겠어요』(허윤정 옮김, 한문화)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됐다.

팀 데스몬드 지음, "당신이 명상을 하면 좋겠어요"(허윤정 옮김, 한문화) 표지. [사진=한문화]
팀 데스몬드 지음, "당신이 명상을 하면 좋겠어요"(허윤정 옮김, 한문화) 표지. [사진=한문화]

이 『당신이 명상을 하면 좋겠어요』는 갈등과 고통으로 얼룩져 엉망진창으로 돌아가는 세상에서 어떻게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자, 어떻게 우리 삶의 터전인 이 세상에 관심을 잃지 않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는가에 대한 탐구이다.

먼저 그는 '마음챙김'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명확히 한다. “마음챙김은 엉망진창인 상황에서 인간답게 살아가게 해주는 자질이다. 달리 표현하면, 우리가 열린 마음으로 보살피고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게 만들어준다.”

그런데 우리에게 '마음챙김'이 왜 필요할까? 팀 데스몬드는 이렇게 답한다.

“우리는 생산성이나 수면 때문에 마음챙김 수련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마음챙김은 종교나 철학, 가상의 상황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바로 지금 여기의 고통과 슬픔, 외로움, 트라우마에 뿌리를 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런 마음챙김만이 우리가 집이라고 부르는, 때로는 참담하기 그지없는 이 세상을 위한 진정한 해독제이기 때문이다.”

명상을 ‘참담하기 그지없는 이 세상을 위한 진정한 해독제’로 보는 팀 데스몬드는 명상을 하되 '마음챙김 좀비'가 되지 말라고 강조한다. 세상의 번거로운 일들과 등지고 오로지 자기만족의 세계에 좀비처럼 머물게 하는 도구로 명상을 활용한다면 '마음챙김'의 좀비가 되는 것이다.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고 협력하며 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가기 위한 방법으로서 명상을 하라.

팀 데스몬드는 명상전문가이지만 그 또한 여전히 고통을 느끼고 괴로워한다. 그가 명상에 관한 책을 쓰는 동안 사랑하는 아내는 암과 힘겨운 투병을 하여 그런 아내를 간호하며 어린 아들을 돌보아야 했다.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아내는 2018년 12월 18일 끝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팀 데스몬드는 과거의 경험은 물론이고 현재 자신이 겪는 고통을 숨김없이 드러냄으로써 고통이 일순간의 깨달음으로 완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일깨우고 일상에서 적용할 수 있는 수련법을 상황별로 제시한다. ‘바로 지금’ 존재하는 행복의 조건, 당신 안에 고통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는 수련방법, 누군가를 고통스럽게 했던 일, 고통스러웠던 어떤 경험을 떠올리는 일, 자신에게서 바꾸고 싶은 점 따위 여러 상황에서 명상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방법, 어떤 조건에서도 발견할 수 있는 삶의 아름다움에 초점을 맞추고 지금 당장 느낄 수 있는 행복을 찾을 수 있는 길로 이끈다.

"당신이 명상을 하면 좋겠어요" 구글의 정신 건강 프로젝트팀을 이끄는 명상전문가가 알려주는 고통으로 얼룩진 세상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법. [사진=한문화]
"당신이 명상을 하면 좋겠어요" 구글의 정신 건강 프로젝트팀을 이끄는 명상전문가가 알려주는 고통으로 얼룩진 세상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법. [사진=한문화]

불안과 괴로움 등에 대처하는 명상수련법을 제시하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 수련을 하면서 부딪힐 수 있는 여러 가지 심리적 저항과 의식의 방해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인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상세하게 일러주는 점은 이 책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의 하나이다. "왜 감정에 집중하면 안 되는가? 몸이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이 수련은 정말 어렵기만 하다. 어떻게 하면 좀 나아질까?" 이런 궁금증에 팀 데스몬드는 충실하게 설명해준다.

그런데 우리가 명상을 하면, 팀 데스몬드가 말한 것처럼 우리 모두 바뀔까? ‘엉망진창인 세상에서도 인간다움을 잃지 않는 사람’이 될까. 그럴 가능성은 충분하다. 우리 모두 자신을 바꿀 구 있는데, 한 가지 조건이 있다. 명상수련기법들을 전심전력을 다해 실천하라.

팀 데스몬드는 당부한다.

"변화는 쉽지 않으면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변화하려면 깊은 차원에서 이해하는 생각과 실행이 뒤따라야 한다. 그런 생각을 진정으로 받아들이고, 그 생각으로 세상을 보는 시각이 바뀔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그 생각을 실행에 옮겨 자기 삶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말로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가르침이나 훈련법을 발견하면 의식적으로 연습하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수록 더 큰 변화를 기대할 수 있는 법이다."

당신이 명상을 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