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탕 속에서 당신의 아이를 계속 키우시겠습니까?
진흙탕 속에서 당신의 아이를 계속 키우시겠습니까?
  • 정유철 기자
  • npns@naver.com
  • 승인 2020.09.10 13: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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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우리 아이는 어쩌다 입을 닫았을까”(로스 W. 그린 지음, 허성심 옮김, 한문화)
신간  “우리 아이는 어쩌다 입을 닫았을까”(한문화). [사진=김경아 기자]
신간 “우리 아이는 어쩌다 입을 닫았을까”(한문화). [사진=김경아 기자]

 

 

“요즘 많은 부모들은 자녀 양육 방식과 관련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방임주의와 권위주의 사이에 놓여 있는 진흙지대에 빠져 있는 것이다.”

세계적인 교육심리학자 로스 W. 그린은 《우리 아이는 어쩌다 입을 닫았을까》(허성심 옮김, 한문화)에서 자녀 양육에 관한 요즘 부모들의 곤경을 이렇게 표현한다. 방임할 수도 엄하게 할 수도 없는 처지. 게다가 아이를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싶어 하는 부모의 욕구는 아이의 특성과 충돌하고, 어른으로서 이미 올바른 해결책을 알고 있다고 믿는 부모는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정답을 제시하고 강요함으로써 오히려 갈등을 키우곤 한다.

이런 갈등에 로스 그린은 해결책이 있다고 한다. “다행히 독재자의 왕국과 편한 사람의 나라 사이에 펼쳐져 있는 것은 진흙지대가 아니다. 그 사이에는 파트너십이 존재한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파트너십이라니 어떤 관계일까? 그 파트너십은 “힘이 아니라 협력이 핵심 요소로 작용하는 관계”이다. 로스 그린은 이를 협력적 문제 해결법이라고 한다.

“파트너십은 부모와 자녀가 서로 적이 아닌 동맹이나 한 팀으로 협력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도움이 되고, 양쪽 모두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며, 아이가 언젠가 날개를 펴고 날아가기 위해 필요한 단단한 기반을 제공하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로스는 “파트너로서 부모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조력자”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조력자로서 부모가 지켜야 할 세 가지 사항을 제시한다.

1. 조력자는 도움을 준다. 2. 조력자는 냉정하다. 조력자들도 감정을 가질 권리가 있지만 그 감정에 지배되지 않는다. 3. 조력자는 정말로 필요할 때만 돕는다. 그럼으로써 상대의 독립성을 증진시켜준다.

로스 그린의 협력적 문제 해결법은 어떤 갈등, 어떤 문제든 결국은 서로를 파트너로 인정하는 대화를 통해 함께 풀어가야 서로가 만족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을 여러 연령층, 다양한 유형으로 나타나는 풍부한 사례를 통해 실증적으로 보여준다.

좋은 양육은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은 부모의 욕구와 아이의 특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사진=김경아 기자]
좋은 양육은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은 부모의 욕구와 아이의 특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사진=김경아 기자]

 좋은 양육은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고 싶은 부모의 욕구와 아이의 특성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하지? 로스 그린은 플랜B를 제시한다. 물론 플랜A,플랜C도 있다. 그러나 부모가 알고 활용할 것은 플랜B이다. 플랜B는 협력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플랜B는 공감하는 단계, 어른의 생각을 밝히는 단계, 초대하는 단계, 이렇게 세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여러 장에 걸쳐 제시되는 많은 예를 통해 독자는 플랜B의 세 단계를 자세히 이해하게 될 것이다. 플랜B가 부모에게 어떤 도움을 줄까. 한 가지만 들어보자.

“새로운 접근법은 우리가 부모로서 가지고 있는 목표에 초점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줄 것이다. 우리는 아이가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낼 수 있게 도와는 동시에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려고 애쓰고 있다. 의사소통을 잘 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좋은 관계를 형성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 자신과 아이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인간 본성을 이끌어내려는 것이 아니라 매우 감탄할 만한 인간 특성을 아이에게 키워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을 양육하고 있는 중이다.”

부모로서 우리는 자녀에게 좋은 파트너였다는 것을 언제 알게 될까.

“우리는 자녀가 성장하는 과정 내내 아이의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아이는 여러 성장 단계를 거치면서 부모에게 다양한 것을 요구할 것이고, 매 단계마다 부모가 파트너가 되어주기를 원할 것이다. 아이가 더 이상 파트너가 필요하지 않다는 신호를 보이기 시작할 때 우리는 비로소 우리가 아주 좋은 파트너였다는 확인을 확실히 받게 된다.”

로스 그린은 이 책 각 장마다 ‘Q & A’를 두어 부모가 궁금해하는 것을 풀어준다. 그래서 책을 읽어가는 동안 로스 그린과 마주하고 상담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한 독자들은 바로 자신의 집에서 벌어지는 것 같은 생생한 대화, 충분히 수긍할 수 있는 분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해결책을 찾아가는 플랜B의 적용 등을 통해 부모로서 역할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언제나 열린 마음으로 아이와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될 것이다.

“우리 아이는 어쩌다 입을 닫았을까”(로스 W. 그린 지음, 허성심 옮김, 한문화).
“우리 아이는 어쩌다 입을 닫았을까”(로스 W. 그린 지음, 허성심 옮김, 한문화).

 

마지막으로 로스 그린이 전하는 협력적 양육 방식의 필요성, 가치를 정리한다.

“협력적 양육 방식은 부모로 하여금 자녀에게 영향을 미치는 역할과 아이 스스로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자신의 모습에 맞는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역할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그뿐 아니라 공감, 정직, 협동심, 회복력, 독립심,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올바른 인식, 다른 사람의 관점을 수용하는 능력, 갈등 없이 의견 차이를 해소하는 기술 등 인간이 지닐 수 있는 긍정적인 기질을 기를 수 있게 도와준다. 우리는 자녀가 이런 기질을 습득하고, 끌어올 릴 수 있는 최상의 모습을 끌어올리고 가능한 최고의 친구·배우자·부모·이웃·시민으로서의 역할을 다할 수 있기를 바란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받은 양육을 통해 아이들은 자신에게 요구되는 이런 역할들을 수행할 수 있는 기질과 능력을 습득할 수 있다. 세상은 바로 이런 것을 요구할 것이다. 세상이 더 많은 인간에게서 요구하는 특성이 바로 이런 것이다.”

자, 이제 진흙지대에서 부모가 나올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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