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강점기 비행장건설을 위해 일본에 건너온 조선인들이 거주했던 교토시 인근 우토로 마을 재인한인의 고난사를 담은 영상기록이 디지털로 복원되어 일반에 공개된다.

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원장 이소연)은 지난 3월 지구촌동포연대(Korea International Network, KIN)가 의뢰한 옛 우토로 마을관련 기록을 디지털로 복원해 4일 성남 나라기록관에서 전달했다.

잊혀져간 재일동포의 역사가 깃든 우토로마을은 토지 소유권이 여러 차례 바뀌며 주민들이 강제 퇴거의 위기에 몰렸다. 한일 양국 시민단체와 한국 정부 지원으로 2011년 마을 일부를 매입해 주택을 지어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매입하지 못한 땅은 철거가 진행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 최근 이곳에 평화기념관을 건립하기 위한 위한 모금운동인 ‘기억할게 우토로’캠페인이 전개되고 있다.

복원된 자료는 우토로 마을 살리기 관련 시민단체 영상과 옛 우토로 마을 모습이 담긴 시청각자료 VHS 테이프 12점, 6mm 미니 테이프 5점 등 총 17점이다. 세부적으로는 ▲재일동포와 일본인 시민단체에서 제작한 마을 살리기 홍보 영상 4점 ▲지구촌동포연대가 국내에서 제작한 캠페인 기록 영상 5점 ▲일본에서 방송된 우토로 관련 뉴스와 보도 등 관련 방송 녹화 영상 8점이다.

영상기록물에는 우토로 마을 거주 재일동포 1세대 김경남 할머니의 모습과 1989년 마을 모습, 한국 내 우토로살리기 캠페인과 우토로 방문 주민과의 면담 기록, 교토지역에서 방송된 우토로 관련 뉴스 등이다. 특히 이중 일본인 시민단체인 ‘우토로를 지키는 모임’이 1996년 촬영한 행사 영상, 재일조선인의 인권캠페인비디오제작위원회가 1989년 촬영한 닛산자동차 앞 시위현장을 담은 ‘우토로를 지키자! 도쿄행동’ 영상 등은 희귀영상이다.

국가기록원은 기록물을 오랫동안 보존하고 열람할 수 있도록 클리닝과 디지털 변환을 하고, 일부 음량이 크거나 작은 부분, 잡음이 있는 구간 음성을 디지털 음성복원해 정확하게 들리도록 했다.

국가기록원이 그동안 복원한 종이 기록물 사례와 시청각 기록물 보존복원 사례. [사진=행정안전부]
국가기록원이 그동안 복원한 종이 기록물 사례와 시청각 기록물 보존복원 사례. [사진=행정안전부]

일제강제동원&평화연구회 연구위원인 허광무 박사는 “우토로 영상기록물은 한‧일 양국 시민과 한국 정부의 노력이 담겼다. 재일한인이 걸어왔던 고난의 역사와 재일한인 강제퇴거, 한인마을 살리기 연구에 활용할 수 있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이소연 국가기록원장은 “잊혀져가는 재일동포들의 아픔과 희생의 기억을 되살리는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게 되어 뜻 깊다.”며 “국가기록원은 재일 동포들이 걸어온 역사적 가치가 있는 기록물이 안전하게 후대에 전승되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기록원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10년 간 3.1독립선언서, 천안함 피침 기록물, 독도관련 지도 등 종이기록물 5,052매와 손기정 선수 헌정필름 등 시청각기록물 104점을 복원 및 복제했다. 오래된 기록물의 복원 및 복제, 디지털화를 원하는 소유자는 매년 3월 국가기록원 홈페이지 맞춤형 복원복제사업 공모에 신청하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