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소장 김삼기)는 지난 4월부터 아라가야의 토기 생산 거점으로 알려진 함안군 법수면 일대의 ‘토기가마터와 토기 폐기장’을 조사한 성과를 오는 14일, 발굴현장(경상남도 함안군 법수면 우거리 산 139-3번지)에서 공개한다.

함안군 법수면 일대는 지난 2004년까지 2개소의 가야 가마터가 확인되었다. 이후 창원대학교박물관이 지표조사를 실시하여 일대 토기 가마터 10여개소가 집중 분포되어 있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에 확인된 가야의 토기 가마터는 2004년 그 존재를 확인한 후 14년 만에 처음 조사된 곳으로, 대형 아라가야 가마터 1기와 폐기장 1기다. 가마터는 길이 약 11m, 최대 너비 2.5m, 잔존 깊이 1.1m 정도이다. 이는 기존 조사에서 확인되었던 가마가 모두 7m 이하인데 비해 월등히 큰 규모이다. 따라서 법수면 일대에 분포하고 있는 각 가마의 크기에 따른 토기의 생산방식, 기종구성 등을 비교 분석할 수 있는 좋은 연구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남 함안군 법수면 토기 가마터와 폐기장 발굴현장 모습. [사진=문화재청]
경남 함안군 법수면 토기 가마터와 폐기장 발굴현장 모습. [사진=문화재청]

가마 구조는 소성부(燒成部, 토기 두는 곳)와 연도부(煙道部, 연기가 빠져나가는 곳) 사이에 낮은 계단이 있는 등요(登窯, 경사면에 터널형으로 축조된 가마)이다. 기존에 확인된 다른 가마들이 계단이 없는 무계단식 등요였던 것과는 조금 다른 형태였다.

가마와 폐기장 내부에서는 다양한 토기가 발견되었다. 삿자리무늬 짧은목항아리(승석문단경호, 繩蓆文短頸壺)가 대부분이었으며, 화로형 그릇받침(노형기대, 爐形器臺), 통형 굽다리접시(통형고배, 筒形高杯), 큰 항아리(대호, 大壺) 등 주변 가마터에서 확인된 유물보다 좀 더 다양한 기종의 유물도 소량으로 출토되었다.

토기유물들은 함안을 중심으로 영남 지역에 넓게 분포하는 양식의 고식도질토기로, 토기가마가 등요로 발전하면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 가마의 구조와 토기에 관한 분석을 통해 아라가야의 토기생산기술의 발전상을 자세히 알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동안 함안지역의 아라가야에 대한 발굴조사는 고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아라가야의 토기 생산체계와 유통구조를 입체적으로 검토하기 위한 기초조사로서, 앞으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아라가야의 토기문화를 구체적으로 밝히기 위한 심화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