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첫 정부행사로 격상된 제89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이 11월 3일(토)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개최됐다.

 기념식에는 이낙연 국무총리, 피우진 국가보훈처장과 박지원, 박주선, 천정배, 최경환, 송갑석 국회의원, 각계대표와 독립유공자, 유족, 일반시민, 학생 등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기념식은 ‘정의’의 주제 아래, “학생이 지켜온 정의, 그 위대한 역사의 시작”이라는 슬로건으로 거행하여 차별과 불의에 맞서 일어선 학생들을 기렸다. 남녀학생이 사회를 맡고, 광주지역 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공연을 하고, 당시 독립운동 중 사용됐던 격문을 학생들이 낭독하는 등 기념식 전반에 걸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여 기존의 정부기념식과는 차별화하였다. 

올해 첫 정부행사로 격상되어 3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개최된  제89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kbs화면갈무리]
올해 첫 정부행사로 격상되어 3일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개최된 제89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kbs화면갈무리]

이낙연 총리는 기념사에서  “1953년 정부는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일인 오늘 11월 3일을 ‘학생의 날’로 지정했다. ‘학생의 날’은 정권에 따라 기복을 겪었지만, 기념행사는 광주교육청이 주관했다. 그날의 이름이 ‘학생의 날’이고, 학생독립운동이 광주에서 시작됐다는 이유에서 그렇게 했다. 그러나 그것은 학생독립운동에 대한 세상의 이해와 정부의 관심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고 언급하고 “늦었지만 문재인 정부는 학생독립운동을 정당하게 평가하기로 했다. 그 결과로 올해부터 학생독립운동 기념행사를 정부 주관으로 격상하기로 결정했다.”고 정부행사로 격상한 의미를 설명했다.

이 총리는 89년 전 시작된 학생독립운동을 “89년 전 오늘, 나주에서 촉발돼 광주에서 시작된 학생독립운동은 청년항일투쟁사에서 특기할 사건이었다. 음력으로 우리의 개천절이자 메이지 일왕의 생일이었던 그날, 한일 학생들의 광주역 격투와 우리 학생들의 광주시내 가두시위가 그 시작이었다. 학생시위는 서울을 거쳐 삼남 지방과 전국으로 확산돼, 이듬해 3월까지 다섯 달 동안이나 줄기차게 계속됐다. 국내에서 간도까지 확대된 시위에는 3백 개 이상의 학교에서 5만4천 명 이상의 학생이 참가했다. 교통도, 통신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그 시대에 학생시위가 그토록 빠르고 넓게 퍼진 것은 놀라운 일이었다.”고 소개했다.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11일 열린 제89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에서 학생들이 독립운동 당시 격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kbs 화면 갈무리]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11일 열린 제89주년 학생독립운동 기념식에서 학생들이 독립운동 당시 격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kbs 화면 갈무리]

이 총리는 “광주 학생들은 그 3년 전부터 비밀결사조직 ‘성진회’를 중심으로 항일투쟁을 준비했다. ‘성진회’는 ‘독서회’로 이어져 1929년 11월 3일 항일시위를 주도했다. 그리고 조선청년총동맹과 신간회 같은 민족운동단체들과 결합해 전국적 항일투쟁으로 발전시켰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학생독립운동은 주체가 학생이었을 뿐, 성격은 항일독립운동이었다. 장소도 광주에서 시작됐지만 이내 전국으로 확대됐다”며 “광주교육청 주관의 기념식을 올해부터 국가보훈처가 주관하고 부대행사 등을 교육부가 맡기로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이제부터는 학생독립운동이 항일투쟁의 맥락에서 올바르게 평가되기를 바란다”고 학생독립운동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 총리는 “우리 청년학생들은 늘 새로운 시대를 여는 주역이었다”며 “학생독립운동은 1919년 3‧1 독립만세운동 이후 10년 동안 응축된 민족역량의 대폭발이었고, 1930년대 민족운동의 기폭제였다. 그 정신이 해방이후 독재정권 때는 1960년 대구 2‧28 학생시위, 마산 3‧15 학생시위, 그리고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4‧19혁명으로 불타올랐다. 신군부의 정치적 야욕에 맞선 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87년 6‧10 민주항쟁으로 계승됐다. 그리고 국정농단이 드러난 재작년 겨울부터 작년 봄까지 촛불혁명으로 장엄하게 부활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대한민국의 독립과 민주화는 청년학생들의 피어린 투쟁에 힘입은 바 크다. 역대 청년학생들의 희생을 우리 역사는 기억하고 있다. 청년학생들께 거듭 감사를 드린다”며 “앞으로도 밖으로 당당하고 안으로 공정한 대한민국, 평화롭고 번영하는 한반도를 이루어 가는 데 청년학생 여러분이 늘 함께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기념식 후 이낙연 국무총리는 학생신분으로 광주지역에서 독립운동을 전개했던 노동훈 애국지사(대통령표창,1995) 댁을 방문하여 ‘독립유공자 명패’ 직접 달아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