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3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어린이대공원 내 부산항일학생의거 기념탑 앞에서 (사)부산항일학생의거 기념사업회 주최로 부산항일학생의거 78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는 오거돈 부산광역시장, 민병원 부산지방보훈청장,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신창호 부산시 복지건강국장을 비롯한 부산지역 애국지사 유족, 의거의 주역인 부산지역 고등학교 후배 재학생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기념식은 개회사, 기념사, 백일장 시상, 폐회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민병원 부산지방보훈청장은 기념사에서 “학생의 신분으로 굴하지 않는 항일정신을 보여준 그들의 애국정신을 우리 가슴속에 되새기고, 앞으로도 부산항일학생의거의 정신을 계승해야 한다."고 밝혔다.

부산항일학생의거 78주년 기념식에서 민병원 부산지방보훈청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부산지방보훈청]
부산항일학생의거 78주년 기념식에서 민병원 부산지방보훈청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 [사진=부산지방보훈청]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은 기념사에서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이 있다.”며, “우리 교육청에서도 학생들이 부산 항일학생 의거의 숭고한 역사적 의미를 상기하고, 이를 미래지향적으로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올바른 역사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부산 독립운동을 주제로 ‘부산항일학생의 날 기념 백일장’ 시상식이 진행됐다. 부대행사로 어린이대공원 내 광장 앞에서 부산항일학생의거 기념 사진 전시회가 개최됐다.  

제78주년 부산항일학생의거 기념식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사진=부산지방보훈청]
제78주년 부산항일학생의거 기념식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만세 삼창을 하고 있다. [사진=부산지방보훈청]

일제는 1937년 7월 중일 전쟁을 일으킨 후 식민 통치 안정을 위해 전시체제를 강화하였다. 급기야 조선 학생들의 군사 교련 훈련이 강화되었고, 이러한 분위기에 편승하여 1940년 11월 23일 제2회 경상남도 학도 전력 증강 국방경기 대회가 개최되었다.

부산공설운동장(현 구덕운동장)에서 열린 이 대회에 참가한 부산제2상업학교 학생들과 동래중학교 학생 1천여명은 일본인 심판 노다이(乃台) 육군대좌의 편파적이고 민족 차별적인 대회 운영에 항의하며 거리시위를 벌였다.

당시 학생 200여 명이 피체되어 모진 고문을 당했고, 주모자로 지목된 학생 15명이 투옥되었다. 안타깝게도 투옥된 학생 중 2명이 감옥에서 숨졌지만, 일제의 철저한 언론통제로 대다수 사람들은 이를 알 수 없었다. 또한,일본 관헌의 압력에 못 이겨 두 학교는 자체적으로 참가 생을 처벌하였다. 그 숫자는 퇴학 총 21명, 정학 44명, 견책 10명이었다.

부산항일학생의거는 일제 강점기 말기 전시 체제하에서 전개된 대규모 학생 투쟁으로, 일제의 전쟁 동원 정책에 저항하여 민족 독립운동에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다. 

한편, 부산시는 부산항일학생의거를 기념하고 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부산항일학생의거 기념 및 정신계승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