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리역사바로알기는 서울지방보훈처 후원 2018현충시설활성화사업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호국역사탐방’으로 5월 19일  윤동주문학관과 최규식·정종수동상이 있는 서울 인왕산을 다녀왔다. 봄볕이 아름다운 토요일, 가족단위 참가자들이 많아 자녀와 함께 현충시설을 둘러보며 나라의 소중함과 선열에 감사하는 학부모들이 많았다.

(사)우리역사바로알기가 5월 19일 시행한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호국 역사탐방 참가자들이 인왕산 숲 탐방에 나서고 있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
(사)우리역사바로알기가 5월 19일 시행한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하는 호국 역사탐방 참가자들이 인왕산 숲 탐방에 나서고 있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

 

 

윤동주 시인은 우리나라 국민들이 좋아하는 시인에 항상 손꼽히고 그의 시 또한 널리 애송된다.  28년 짧은 생애동안 그가 남긴 시는 100여 편에 불과한데도 이토록 사랑을 받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시를 사랑하고 한글과 민족을 사랑하고 인간을, 신을, 자연을 사랑했던 그의 순수한 마음이 우리에게 전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 민족의 첫 국가인 고조선을 세운 국조단군을 모신 단군성전.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
우리 민족의 첫 국가인 고조선을 세운 국조단군을 모신 단군성전.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

종로구 사직단에서 출발해 윤동주문학관으로 가는 인왕산 숲길은 봄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농본사회에서 백성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왕이 친히 땅과 곡식에 제사를 올렸던 사직단. 우리 민족의 시조, 단군을 모시는 사당인 단군성전. 활을 잘 쏘는 민족으로 용맹함과 정신수양의 전통을 잇는 활터인 황학정. 이렇게 우리 민족의 자랑스러운 전통을 알 수 있는 곳을 둘러보고 숲길에 들어섰다.

인왕산 아래 서촌에는 많은 문인, 예술가, 역사적 인물들이 살았는데 숲길에는 그와 관련된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수성동계곡에는 겸재 정선의 그림 '수성동’ 속 돌다리인 기린교가 그대로 남아있다. 천재 시인 이상과 그의 친구인 화가 구본웅. 인왕산 자락에서 나고 자라며 서로를 알아준 두 천재의 인연과 우정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힘찬 황소 그림과 천진한 아이들을 그린 이중섭. 생활고로 가족과 헤어져 아내와 아이들을 그리워하며 이곳 인왕산을 오르내렸던 그의 애절한 가족사랑도 떠올려본다.

서울 종로구 윤동주문학관에 있는 닫힌 우물 전시실에서 윤동주 시인 관련 영상을 역사탐방 참가자들이 관람하고 있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
서울 종로구 윤동주문학관에 있는 닫힌 우물 전시실에서 윤동주 시인 관련 영상을 역사탐방 참가자들이 관람하고 있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

 

인왕산 호랑이 이야기, 인왕산 자락에서 태어나신 세종대왕 이야기, 인왕산에서 나막신에 돌이 다 찰 때까지 연습을 한 대금명인 정약대 이야기, 아이들이 재미있어하는 흔들다리인 가온다리, 청운문학도서관 등 역사, 예술, 자연이 어우러진 인왕산 숲길을 올라 윤동주문학관에 다다랐다.

윤동주는 연희전문학교 시절 인왕산 아래 소설가 김송의 집에서 같은 학교 후배 정병욱과 함께 하숙생활을 했다. 그런 인연으로 종로구는 2012년 인왕산에 버려져있던 청운수도가압장과 물탱크를 개조해 윤동주문학관을 만들었고 2015년 국가보훈처 현충시설로 지정되었다. 전시실에는 시인의 사진자료들과 친필원고 영인본이 전시되어 있다. 윤동주의 시 ‘자화상’은 ‘산 모퉁이를 돌아 논가 외딴 우물을 홀로 찾아가선/가만히 들여다 봅니다’로 시작한다. 여기에 등장하는 우물에서 모티프를 얻어 용도 폐기된 물탱크의 윗부분을 개방하여 ‘열린 우물’이라 명명하고 시간의 흐름과 기억을 느끼도록 해준다. 또다른 물탱크는 원형 그대로 보존하여 ‘닫힌 우물’을 만들어 윤동주시인의 영상물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시인의 언덕에 올라 대표작인 ‘서시’를 읊어보고 그의 치열하고, 아프고, 아름다웠던 삶을 가슴에 새겼다. 

인왕산 숲길에 있는 가온다리를 역사탐방 참가자들이 건너고 있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
인왕산 숲길에 있는 가온다리를 역사탐방 참가자들이 건너고 있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

 

문학관 건너편에는 최규식 경무관과 정종수 경사의 동상이 서있다. 1968년 북한특수부대 무장공비가 침투하였던  1·21사태 때 순직하신 분들이다. 지난달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통일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커지는 요즘. 더 이상 분단으로 인한 아픔이 없도록, 우리나라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평화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우리 민족이 통일을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

현충시설인 윤동주문학관 앞에서 호국역사탐방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
현충시설인 윤동주문학관 앞에서 호국역사탐방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우리역사바로알기]

 

그럴 때에 비로소 윤동주가 염원했고 최규식 경무관, 정종수 경사가 원했던 진정한 광복과 평화의 나라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지금 우리 시대가 이루어야 할 평화의 사명임을 가슴에 새기는 답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