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일 서울 사직공원 내 단군성전에서 '어천대제'가 봉행됐다

단군이 나라를 세우고 하늘에 오른 것을 기념하는 '어천대제'가 15일 종로구 사직단 내 단군성전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현정회가 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종로구청이 후원하는 가운데 최창기 현정회 이사장, 이태영 서울대 명예교수, 박진 새누리당 국회의원, 홍사덕 의원 등 정치, 교육계 인사와 시민 100여 명이 참석했다.

손경식 현정회 이사는 개식사에서, "홍익인간은 남의 아픔을 내 아픔과 같이 생각하고 도와주는 것이다."라며, "세계적으로 굶어 죽는 사람이 매분 10여 명이라는데, 우리나라에 음식쓰레기로 버리는 것만도 연간 수조 원에 이른다고 하니 자기의 것이고 낭비하는 것도 홍익정신이 아닙니다."라고 말했다.

손 이사는, "동방의 밝은 빛이 되리라 한 타고르 시의 등불이 다름 아닌 홍익정신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홍익이념구현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의 당면과제이다."라고 밝혔다.

박진 국회의원은 기념사에서, "세계화도 중요하지만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고 발전시키는 것 또한 중요하다."라며, "중국의 동북공정, 일본의 역사왜곡 및 독도표기 문제 등에 맞서기 위해서도 단군의 역사를 길이 보존하고 계승해야 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대제는 최창기 현정회 이사장이 분향강신(처음 잔을 올리기 전에 신을 내리게 하려고 향을 피우고 술을 따라 모사(茅沙) 위에 붓는 것)으로 제향의 시작을 고했다. 이어 첫 번째 술잔을 올리는 초헌(初獻)이어 고축(告祝, 천지신명에게 고하여 빎), 그리고 두 번째와 마지막 술잔을 올리는 아헌(亞獻)과 종헌(終獻) 순으로 진행됐다.

의례가 끝나고 특발강연에 나선 장영주 국학원장(대행)은, "국조단군의 역사는 실화(實話)이지 신화(神話)가 아니다. 아직도 단군을 신이라고 막무가내로 종교로 치부하는 국민이 있다면 자기 존재의 거룩함에 대하여 생각조차 해보지 않은 어리석은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장 원장은, "한민족의 국조 단군의 홍익인간 정신이란 ‘인간과 인간의 교류’만이 아니라, ‘식물과 동물이 교류’하고, ‘하늘과 땅이 하나’되면서 서로 이롭게 하는 우주의 시스템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민국은 코리안 스피릿을 가진 홍익리더들을 간절히 필요로 한다. 우리의 홍익정치의 문화가 외국으로 수출 될 때 진정한 한류가, 영원히 마르지 않는 생명수가 되어 세상을 구할 것이다. 지금이 국조 단군을 바로 알 때이고, 지금이 한민족이 도약할 바로 그때이다."라고 강조했다.

▲ 시민들이 국조단군을 봉심하고 있다
한편, 1시간 동안 이어진 어천대제가 끝나자 자리를 떠나지 않고 앉아있던 시민들은 하나둘 직접 향을 피우고 절을 하며 국조단군의 홍익정신을 기렸다.

김영미 씨(51)는 "서울에 살고 있었지만, 단군성전이 이곳에 있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게 되었다."라며,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으면 좋겠고 앞으로도 자주 찾아오고 싶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개량한복으로 차려 입은 반백의 장일주 씨(61)는 충남 공주시에서 아침 일찍 버스를 타고 올라왔다고 소개했다.

장 씨는 "그동안 30년 가까이 어천절 행사에 참석했다"며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 중학교 때 개천절 행사가 있었는데 지금은 없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알아야 하는데, 자꾸 다른 문화에 익숙해져서 안타깝다."라며, 정부에서 지원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 어천절
어천절은 단군이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건국이념으로 나라를 세우고 하늘에 오른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역대 왕조에서 매년 3월 15일에 단군께 제향을 올려 왔으나 일제항쟁기에 명맥이 끊겼다가 광복 후 현정회에 의해 발굴, 고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