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나(UNAW)갤러리는 오는 10월 16일부터 이지은 개인전 《When Silence Builds: 고요의 층위》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인간, 공간, 그리고 시간이라는 주제를 감각적 구조로 엮어낸 신작을 비롯하여 작가의 주요 작품들을 함께 선보인다.
이지은 작가는 익숙한 풍경 속에서 사라진 순간의 여백과 머무는 고요를 포착한다. 따뜻한 색채와 정적인 장면을 통해 기억과 감정이 켜켜이 스며드는 과정을 화면 위에 드러낸다. 반복되는 격자, 흐릿한 윤곽, 낮은 채도의 색감은 익숙한 풍경을 낯설게 전환하며, 관람자가 그 속에 쌓인 시간을 감각하도록 이끈다.

유나갤러리는 ‘전시 서문’에서 이지은 작가의 작업을 이렇게 소개한다.
“이지은의 화면에서 ‘고요’는 결핍이 아니라 충만이다. 정적인 장면 속에는 결코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이 깃들어 있고, 익명의 인물들은 친숙하면서도 낯선 존재로 스쳐간다. 밤의 꽃은 선형적 시간을 벗어난 채 감정의 밀도로 피어나며, 건축은 단단히 멈춰 있으면서도 기억의 온도를 품는다. 이처럼 서로 다른 축들은 하나의 조화로운 장면으로 응축된다.
《When Silence Builds: 고요의 층위》는 바로 이 과정을 함축하고 있다. 침묵과 고요는 단순히 비어 있는 상태가 아니라, 경험과 기억, 감정의 층위가 새로운 구조를 세우는 순간이다. 이번 전시는 완결된 서사를 제시하기보다, 관람자의 기억에 따라 다시 읽히고 이를 통해 각기 다른 내밀한 감정을 불러낸다.
결국 우리는 캔버스 속 장면을 통해, 공간이 단순한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감각과 시간의 축적물임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 순간, 비로소 고요는 부재가 아닌 충만으로, 정적은 공허가 아닌 울림으로 다가온다.”

유나갤러리는 이번 이지은의 개인전을 통해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객이 모두 공간을 단순한 물리적 장소가 아닌, 시간과 감각이 축적된 장으로 경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지은 개인전 《When Silence Builds: 고요의 층위》는 유나갤러리(서울시 서초구 서초대로 74길 11, B1)에서 11월 29일까지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