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호평을 받았단 극단 매생의 연극 〈넌 모르는 이야기〉(작·연출 김이환)이 올해 다시 관객을 찾아온다. 이 연극은 하나의 사건을 세 사람의 서로 다른 입장에서 증언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15년 지기 필규, 아영, 기태에게서 벌어진 폭행 사건이 ‘심층 배심원제’를 통해 심판이 되는 내용을 담았다.
이 연극은 ‘지블리쉬’(GIBBERISH)라는 기법을 사용한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지블리쉬는 ‘중얼거림, 비정상적인 언어, 혹은 이러한 언어를 사용하며 분명한 의도를 전달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연극 <넌 모르는 이야기>에서는 내 기억 속 타인의 말이 온전하지 않다는 점을 착안하여 지블리쉬와 악기가 아닌 물체들로 만드는 음악을 사용한다. 등장인물 각자 다른 형태의 지블리쉬를 사용하여, 서로 다른 입장을 주장하는 극의 내용을 관객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준다.우리는 ‘이해’를 얼마나 잘 ‘이해’하고 있을까. 작·연출 김이환, 출연 김강석, 김민지, 박성범, 오영민, 이주현, 정진수.

연극 <넌 모르는 이야기>의 김이환 연출은 “이 작품은 이해를 가능한 것으로 만들기 위한 방안을 증명하고 검증하기 위한 일종의 실험”이라고 전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온 우리는 같은 단어에 저마다 서로 다른 의미를 담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같은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온전히 소통하지 못한다. 소통이 가능하더라도 상대방을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이해가 불가능하다고 해서 ‘사랑’을 포기할 순 없다”라며, 극장에 찾아올 관객들에게 “언젠가 먼 훗날, 모든 존재가 모든 존재를 사랑할 그날을 위하여 미약한 존재가 벌이는 작은 실험에 함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라고 했다.
극단 매생은 무심히 흘러가는 것들을 경계하며 매 순간 삶을 살고 싶은 젊은 예술가 집단으로 2021년에 창단해 꾸준히 관객들과 소통해오고 있다.
연극 <넌 모르는 이야기>는 오는 8월 28일부터 31일까지 4일간 성미산마을극장(서울특별시 마포구 성산동 245-31)에서 공연되며, 총 다섯 번의 공연으로 관객들을 찾아갈 예정이다. 또한 이후 9월 서울 성북구청 바람마당에서 진행되는 ‘성북연극페스티벌’에도 참가하며, 야외무대에서 <넌 모르는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