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를 국민의 공생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 사진 Pixabay 이미지
선거를 국민의 공생 축제로 만들어야 한다. 사진 Pixabay 이미지

대한민국 정치는 지금 깊은 상처를 앓고 있다. 매 선거마다 반복되는 극단의 대립과 혐오의 정치가 우리 사회에 치유하기 어려운 상흔을 남기고 있다. 이제 근본적인 질문을 던져야 할 때다. 언제까지 서로를 ‘적’으로 규정하며 상처 내는 정치를 지속할 것인가? 선거를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단두대 매치가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함께하는 진정한 민주주의의 축제로 만들 수는 없을까?

상처의 정치, 국민 모두를 병들게 하는 독
현재 우리 정치 현실은 마치 상처받은 환자들이 서로의 상처를 더 깊게 파는 모습과 같다. 정치인들은 상대방을 악마화하고, 국민들은 마치 스포츠 경기의 광팬처럼 자신이 지지하는 편에 무조건적인 충성을 바친다. 이런 팬덤 정치는 결국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하는 독이 되었다.

정치는 축구나 야구가 아니다. 내 팀이 이기면 상대팀이 지는 제로섬 게임이 아니라, 모든 국민이 함께 승리할 수 있는 상생의 무대여야 한다. 하지만 우리는 지연, 학연, 지역감정, 정치이념과 종교 등 다양한 이해관계에 매몰되어 국민이 아닌 팬이 되어버렸다. 심판이어야 할 국민이 한쪽 편의 응원단이 되면서 공정한 판단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런 상처의 정치가 지속되는 한 누가 대통령이 되든 국가는 한쪽 날개로만 날려고 하는 새와 같다. 결국 추락할 수밖에 없는 운명에 처한다. 서로 발목을 잡으며 공멸의 길로 치닫는 모습을 목격하면서도 여전히 편가르기에 몰두한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

홍익인간 정신, 축제의 정치를 여는 열쇠
이 위기를 극복할 해답은 우리 민족 고유의 정신유산 속에 있다. 홍익인간(弘益人間) -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이 숭고한 이념이야말로 상처받은 사회를 치유하고 선거를 진정한 축제로 만들 근본적 처방전이다.

홍익인간 정신은 개인의 이익을 넘어 국민 모두의 행복을 추구하는 상생의 철학이다. 이는 단순히 사람만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과 모든 생명을 포괄하는 조화로운 공존 공생의 가치를 담고 있다. 갈등과 대립이 아닌 화합과 상생을 통해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길을 제시한다.

현대적 맥락에서 홍익인간 정신은 '힐링 소사이어티'로 구현된다. 개인의 상처가 치유되면 사회 전체가 건강해지고, 한 사람의 깨달음이 집단의 각성으로 이어진다. 이는 허황된 이상론이 아니라 현실에서 실천 가능한 구체적 대안이다.

모두의 축제가 되는 선거를 위하여
진정한 민주주의의 축제는 의식의 전환에서 시작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큰 의식'이다. 좁은 당파성을 벗어나 국가 전체를 조망하는 시야, 나아가 미래 세대를 위한 혜안이 요구된다.

누가 집권하든 중요한 것은 상처 내기가 아닌 치유하기다. 상대방을 적으로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국가 발전을 위해 협력할 동반자로 인식하는 전환이 필요하다. 권력의 독점이 아닌 견제와 균형, 대립이 아닌 대화와 타협을 통한 성숙한 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한다.

선거가 모두의 축제가 되려면 성숙한 정치 문화가 뿌리내려야 한다. 당선자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낙선자를 따뜻하게 위로하는 문화, 정치적 견해가 다르더라도 서로를 존중하는 문화가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상처의 정치에서 치유의 정치로, 승패게임에서 모두의 축제로 가는 첫걸음이다.

갈등과 분열의 사회에서 힐링 소사이어티로의 전환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개인의 의식 변화가 모이면 집단의 각성이 되고, 작은 치유가 모이면 사회 전체의 건강이 된다. 

대한민국의 진정한 혁신은 선거를 승패게임에서 모두의 축제로 바꾸는 패러다임 전환에서 시작된다. 갈등과 분열로 서로를 상처 내며 공멸하는 길이 아니라 조화와 상생으로 함께 치유받으며 공생하는 힐링 소사이어티로 나아가야 한다.

정치는 정치인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민 모두가 참여하여 만들어가는 치유의 공동체다. 이번을 계기로 팬덤 정치의 상처에서 벗어나 성숙한 민주 시민으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들이 '공생의 기술'을 익혀야 한다. 공생의 정신을 전 세계에 알리고 있는 이승헌 국학원 설립자가 쓴 『공생의 기술』을 일독하기를 권한다.

선거가 승패게임이 아닌 모두 국민이 함께 하는 공생의 축제로 만들어가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후손들에게 남겨줄 수 있는 가장 소중한 K정치의 유산이 될 것이다.

방은기 K스피릿 발행인 및 논설위원
방은기 K스피릿 발행인 및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