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46회 서울연극제 자유경연작 선정작, 극단 노마드의 연극 <My Sweet House>(작·출 김민경)는 시스템이 준 곽(집)에서 벗어나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작품은 집이 없던 사람들에게 시스템이 곽(집)을 부여하면서 시작된다.
사람들은 어느 순간부터 집을 살 수 없었고 그러니 살 수가 없었다. 집을 살 수도, 그래서 살아갈 수도 없었던 사람들의 방황은 계속되었고, 시스템은 그들에게 곽을 부여했다. 그 곽은 스스로 살 수 없는 사람들에게 최소한의 공간을 보장해 주었다. 가로 1미터 세로 2미터.
난생처음 자신만의 공간을 얻은 사람들은 환호했다. 하지만 곽을 이용하기 위해선 그대가를 치러야 했다. 그들은 다른 사람의 공간을 침범할 수 없었으며, 곽의 이용료를 지불하기 위해 일정 시간 일을 해야 했다. 처음에 그들은 자신만의 공간이 생겨 열광했으나 제약에 분개하였고 더 나중엔 그 안에서 질서를 찾기 시작했다. 불편하고 불완전했던 시공은 어느새 일상이 되었고 곽에 저당잡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 안에서 숨 쉴 틈을 만들어 냈다. 종국에는 꽤 괜찮은 삶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들이 제 발로 들어왔을지 모를 이 곽을 도저히 벗어날 수 없었다. 그들은 열심히 일하지만, 곽을 넓힐 길도, 일을 덜 할 수도 없었다. 영락없이 쳇바퀴 도는 다람쥐의 삶. 집을 얹고 사는 소라게와 같은 삶이었다. 그리하여 그들에게 의심이 자라나기 시작했고, 탈출을 꿈꾸었다. 그들은 어떻게 될까?
연극 <My Sweet House>의 작·연출인 김민경 연출은 “이 공연은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지만 어떤 극적인 화해나 따뜻한 결말을 제시하지 않으며, 그저 지금 이곳,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조용히, 그러나 집요하게 바라볼 뿐이다”라며, “지금 우리의 집이 어떤 얼굴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는 어떻게 살아남고 있는지를 묻는다”라고 말했다. 김민경은 <메이데이>, <멈추고, 생각하고, 햄릿>, <보이체크 신드롬> 등에 연출로 참여했다.
이 공연은 2021년 4월 초연 당시, 역동적인 움직임과 감각적인 연출로 관객들에게 호평을 받았고, 올해 재공연된다.
이번에 극단 노마드가 연극 <My Sweet House>을 제46회 서울연극제 자유경연작으로 6월 25일부터 29일까지 4일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지구인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출연 구자환, 기환, 김수민, 박문지, 이정모, 정성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