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텔라갤러리에서 5월 31일 개막한 전시 《틈, 사이의 풍경》 전은 김민우, 박수형 두 작가가 ‘도시와 들풀, 감각과 시간’ 사이에 놓인 풍경을 회화로 풀어내는 2인전으로, 회화 속에서 머무는 ‘틈’이라는 개념을 시적으로 조명한다.
전시에 참여한 김민우 작가는 독일 마인츠 예술대학교에서 수학한 뒤, 재개발 현장을 중심으로 도시의 유휴지와 반(半)도시적 경계 공간을 감각적으로 기록해 왔다. 그의 회화는 장소와 신체의 접촉면에서 생성되는 ‘감각의 지층’을 구성하며, 도시를 단순한 배경이 아닌 살아있는 감응의 장소로 제시한다.

박수형 작가는 들풀과 잡초, 잘 정돈된 잔디밭을 소재로 사회화된 규범과 자율적 생명 사이의 긴장을 회화적으로 은유한다. 그는 “풀의 짧은 주기를 통해 우리들의 삶을 반추해 보고, 풀들의 역동적 모습을 통해 소소하지만 강인한 생명력을 담고자 하였다”라고 밝힌다.
두 작가의 작업은 주어진 풍경을 재현하기보다는, 풍경과 나 사이의 틈에서 생겨나는 감각을 회화적 언어로 번역한다.

전시의 철학적 기반은 모리스 메를로-퐁티의 ‘살(flesh)’ 개념과 동양철학의 관조(觀照) 사유에 있다. 전시는 ‘풍경을 본다’가 아니라 ‘풍경 속에 존재한다’는 감각적 체험을 통해, 관람자가 시각적 주체에서 감각적 참여자로 전환되는 지점을 제안한다.《틈, 사이의 풍경》은 회화를 ‘보는 행위’에서 ‘함께 살아내는 공간’으로 확장하며, 동시대 미술이 질문하는 존재와 관계, 그리고 예술의 의미를 다시 묻는다.

김민우, 박수형 2인전 《틈, 사이의 풍경》은 스텔라갤러리(서울시 강남구 봉은사로 49길 17)에서 6월 22일까지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