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딴 산 밭등 꼬부라진 할머니
사래 긴 밭 풀 뜯고 간 후
"흰 수건 쓴 할머니 갔냐?"
저희들끼리 깔깔대며 웃는다
절대 뽑힐 수 없다
쇠심줄 같은 녀석들.
윤 수 자
촬영일시 2025년 5월 26일 19시
시작詩作노트
이 시는 작가의 애틋한 기억과 연관이 있다. “어릴 적 할머니는 뙤약볕에 종일 풀밭 매고 돌아오시면 머리에 쓴 흰 수건을 벗어 마루에 던져 놓으시면서 ‘그놈의 쇠뜨기풀만 없으면 살 것이야!’라고 하셨다.”고.
아무리 쥐어뜯고 뽑아서 말려도 햇빛도 이겨 먹어 버리고 다시 살아가는 질긴 생명체. 쇠뜨기 풀. 반질반질하면서도 두툼하고 품위 있는 풀. 작가가 어릴 적에 눈여겨 놓았던 풀이란다. 쇠심줄 같은 그 인생들.

윤수자 작가 서울출생. 강진에서 성장. 광주 YWCA 직업개발부 부장 역임. 동양문학 신인상으로 등단. 광주문학상 수상
*디카시는 디지털카메라와 시詩의 줄임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