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준성 작가는 비닐 필름을 이용한 다중적 평면화 작업 〈The Costume of Painter〉시리즈를 통해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작가이다. 입체감의 표현효과가 가능한 렌티큘러 작업으로 회화의 시각적 공간 확장성을 제시하면서 한층 더 주목받는 작가로 발돋움하였다. 작가는 비닐이라는 특수재료를 이용해 현실과 가상세계를 동시에 표현하는 교차된 이미지 회화를 구현함으로써 전통 회화에 운동성과 공간감을 부여하였으며, 딱딱하고 고정된 개념의 평면 회화를 복합적인 시각경험을 할 수 있는 현대적 창작물로 바꾸어 놓았다. 전통회화에 현대적 재료의 융합을 통해 고전과 현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회화의 확장성을 보여준 작가이다.

갤러리 508에서 5월 10일 개막한 배준성 개인전 《The Costume of Painter – On the Stage》는 회화의 확장성에 관한 여러 시리즈 작업을 거쳐 작가가 새롭게 캔버스로 회귀하는 작업 <On the Stage>를 집중 소개하는 전시이다. <On the Stage>는 평면의 캔버스 공간을 현실과 상상이 공존하는 무대라는 설정 하에 붓과 물감으로 연출한 작업이다. 이 시리즈는 작가가 다양한 작업을 경험하면서 회화의 본질과 가치에 대한 자신만의 양식을 구축해 나가는 작업적 일관성을 보여주는 작업이다.

전통적으로 회화는 인물화와 풍경화로 양분되어 양자택일의 명확한 구분을 통해 발전해 왔다면 배준성의 <On the Stage>는 풍경이라는 배경을 기본 요소로 삼아 인물과 동물 등 현실 세계의 다양한 필수 구성요소를 담고 있다. 몽환적 화면구성과 현란하고 잔잔한 색채 효과는 현실과 가상의 애매모호한 세계를 연극무대의 한 장면이나 동화처럼 표현해낸다.
<The Costume of Painter> 시리즈와 렌티큘러 작품에서 구사하던 현실과 가상이 만나는 세계라는 모토를 <On the Stage>시리즈에 이어오고 있으나 비닐과 렌티큘러를 버리고 붓과 캔버스를 통해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 돌아왔다는 점에서 작가는 분명 그리기를 사랑하는 작가이다.

1967년 태어난 배준성 작가는 서울대학교 서양화를 전공하고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다. 2000년에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서의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전통과 현대, 서양과 동양,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그의 작품은 파리 퐁피두센터를 비롯하여 루이뷔통 미술관 등 세계적인 미술관과 애호가들이 소장함으로써 세계무대에서 널리 인정받고 있다.


배준성 개인전 《The Costume of Painter – On the Stage》는 갤러리 508(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95-3)에서 7월 30일까지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