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호 찬
국제뇌교육대학원대학교 지구경영학과
4월 22일, 오늘은 지구의 날이다.
1970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이래, 지구의 날은 전 세계 190여 개국, 10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 지구의 미래를 고민하고 행동하는 인류 최대의 환경 기념일로 자리매김하였다.
2025년 지구의 날의 공식 주제는 "우리의 힘, 우리의 지구(Our Power, Our Planet)”이다. 이 주제는 기후위기 대응과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전 인류의 연대와 행동을 촉구하는 절박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지금, 지구는 그 어느 때보다 위태로운 상황에 처해 있다. 2024년은 관측 사상 가장 더운 해로 기록되었으며, 지구촌 곳곳에서는 산불, 가뭄, 홍수, 해수면 상승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이들이 속출하고 있다. 대한민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강원도, 경북 등지에서 이어진 대형 산불은 수많은 생태계와 인간의 삶터를 순식간에 잿더미로 만들었다. 이는 단지 자연의 문제가 아니다. 기후위기는 인간의 생존 그 자체를 위협하는 문명적 위기로 우리 앞에 다가와 있다.
이러한 위기의 시대에 우리는 단순한 환경 보호의 차원을 넘어선 지구경영(Earth Management)의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 지구경영이란 인간과 자연, 사회가 공존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지구를 함께 관리하고 이끌어가는 철학이자 실천이다. 지금까지 인간은 지구를 '자원'으로 소비해 왔다면, 이제는 지구를 동반자로, 하나의 생명 공동체로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올해 지구의 날은 ‘2030년까지 전 세계 재생에너지 생산량을 3배로 늘리자’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다. 태양광, 풍력, 수력, 지열 등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각국 정부는 전기차 보급 확대, 탄소중립 정책 강화 등 다양한 대응에 나서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탄소중립포인트제, 배출권거래제, 전국 10분 소등 행사 등 시민 참여형 캠페인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변화는‘정책’이 아닌 ‘사람'에서 시작된다. 일회용품 줄이기, 대교통 이용하기, 플로깅(조깅하며 쓰레기 줍기), 나무심기 등 일상의 작은 실천이 모여 큰 힘을 만들어낸다. 서울 여의도공원, 인천 소래습지 등 전국 곳곳에서 펼쳐지는 시민참여형 행사들은‘지구시민’으로서의 자각과 행동을 이끌어내는 소중한 기회가 되고 있다.
지구의 날은 단순한 기념일이 아니다. 우리가 당연하게 누려온 자연의 소중함을 다시 일깨우고, 미래 세대를 위해 오늘 무엇을 해야 할지를 묻는 날이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은 분명하다. 지구경영의 철학으로 돌아가는 것, 모든 존재가 공존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실천하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지구사랑’이다.
2025년 지구의 날, 우리 모두의 힘으로 지구의 미래를 지켜내야 한다. 오늘 우리가 시작하는 작은 실천이 내일의 지구를 바꾼다. 지구는 단지 우리가 사는 곳이 아닌,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존재’이다. 이 기념일을 통해 우리는 지구를 자원으로 여기던 관점에서 벗어나 생명 공동체로서 함께 호흡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나아가야 하며, 이는 현 세대와 미래 세대의 생존을 위한 필수적인 삶의 방식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