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에서 활동하는 창작공동체우리(회장 전영실)가 창립 20주년을 기념하여 제주특별자치도 한경면 고산리 지역을 소재로 한 작업을 소개하는 전시 《제20회 창작공동체우리展 탐라순력 2025-고산(高山)》을 개최한다.
창작공동체우리는 조선시대 이형상(1653년(효종 4)~1733년(영조 9)) 제주목사의 《탐라순력도》 그림 연구에서 출발하여 현재 제주의 자연과 사람들, 역사와 문화, 지질과 풍토에 대한 답사와 연구를 통해 시각적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있는 미술 단체이다.

창작공동체우리는 ‘제주의 작가로서 자신의 속한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바로 인식해야 한다’라는 취지로 전시를 기획하였다. 이어 제주시내에서 가장 멀고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은 한경면 고산 지역을 탐방하고 조사하는 일부터 시작하였다.

‘고산’은 제주 시내에서 가장 먼 곳으로 느껴지고, 고산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외진 지역. ‘고산’은 제주에서 가장 서쪽으로 툭 튀어나온 지형으로 바람이 가장 세고 풍랑을 만난 배들이 입도하기 좋은 지형이라서 표류하던 배들이 먼저 닿아 표류의 기록들이 많다.

고산리 일대에는 제주도에서 보기 드문 낮고 평평한 평야 지대가 펼쳐져 있으며, 용천수가 해안을 중심으로 자리하고 있기 때문에 마실 수 있는 물이 풍부해서, 신석기 시대 이후 사람들이 살기에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1만여 년 전 빙하기가 끝나고, 한반도의 모습이 현재 지형으로 바뀌는 시점에 제주도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신석기 시대 유적이 등장하게 된다. 바로 고산리 유적이다. 고산리 유적은 1998년 사적 제412호로 지정되었다.

창작공동체우리 작가들은 고산 지역을 두 차례 답사하였다. 고산에서 화산 지질을 탐사하였고, 차귀도로 가는 뱃길에서 바다와 섬이 어우러지는 원시적 풍경을 만나 환호성을 지르기도했다. 차귀도를 걸으며 언제부터 무인도가 되었는지, 또 그곳의 마지막 주민에 관한 이야기도 들었다. 신석기 유적지를 걸었고 1만년 전 사람들이 만들었던 토기를 만났다. 《탐라순력도》 에서 과거의 예술가를 만나듯 고산 신석기 유적터에서 1만년 전 제주도 땅에 사는 사람들을 생각하며 지금 우리와 머나먼 과거가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경험하기도 했다. 수월봉을 비롯하여 해안가 마을 용수리에 있는 김대건신부 표착기념관을 찾아 제주가 표류하는 사람들이 오고 가는 땅임을 확인하였다.

이런 활동을 바탕으로 한 작업을 전시 《제20회 창작공동체우리展 탐라순력 2025-고산(高山)》에서 선보인다.
먼저 1부 전시가 4월 19일부터 24일까지 6일간 제주특별자치도문예회관 제1전시실에서 열린이다. 이어 제주 고산리로 옮겨 ‘느린사진관’에서 4월 26일부터 30일까지 5일간 2부 전시가 열린다. 참여 작가는 강동균, 고경대, 김양임, 김연숙, 김용주, 김영훈, 김현숙, 김현정, 박금옥, 서승환. 송묘숙, 양계실, 예미킴, 오기영, 유종욱, 전영실, 정형준, 조윤득, 홍진숙, 홍린 등 20명이며, 서양화, 한국화, 미디어 아트, 사진, 도예, 조각 등 38점 선보인다.

2025년도 주제는 특정 지역을 선택하여 지역의 역사와 문화, 자연환경과 생태 환경 등을 탐색하면서 작품으로 승화하고자 전시 제목을 ‘창립 20주년 기념 제20회 창작공동체우리展 탐라순력 2025-고산(高山)’이라고 정하였다.

창작공동체우리는 이번 전시회는 고산지역을 재발견하고 문화의 향유를 통한 지역의 활성화와 새롭게 지역을 바라보면서 2025년의 제주 고산을 예술가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전시와 지역민과의 교류 및 과거 사진을 통한 전시로 오늘의 고산을 재조명하는 데 의미가 있다라고 했다.

전영실 창작공동체우리 회장은 “고산 시내에서 음식을 먹으면서 고산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치 외국 여행을 온 듯하였다. 작가로서 자신의 사는 지역을 찾아 걸어보고 과거의 기록들을 찾아보는 일은 곧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창작공동체우리 작가들이 자신이 사는 지역에 애정을 가지고 계속 탐구하고 작업으로 이어갈 수 있기를 기원한다. 많은 분이 오셔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