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5일까지 열리는 제 77주년 제주 4.3 홍보 팝업스토어. 사진 강나리 기자.
오는 4월 5일까지 열리는 제 77주년 제주 4.3 홍보 팝업스토어. 사진 강나리 기자.

“살암시민 살아진다”

한국 현대사의 비극 중 하나라 손꼽히는 제주 4.3사건 77주년을 맞아 젊은이의 거리인 홍대입구역 3번 출구 맞은편 경의선숲길 초입에 팝업 홍보관이 설치되었다.

제주시 한림읍 금능해변 해녀들의 시화작품과 제주인의 삶을 담은 사진들. 사진 강나리 기자.
제주시 한림읍 금능해변 해녀들의 시화작품과 제주인의 삶을 담은 사진들. 사진 강나리 기자.

지난 2일부터 오는 5일 토요일까지 운영되는 홍보관에서는 ‘제주4.3이 뭐우꽈’라는 주제로 4.3의 전개 과정과 당시 한국 정치 상황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전시물과 함께 제주 한림읍 금능해변 해녀들 시화 및 사진전이 진행된다. 아울러 4.3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모티므로 한 각종 굿즈와 우도땅콩쿠키, 동백쿠키 등 제주 기념 소품의 판매도 진행되고 있다.

제주 4.3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모티브로 한 굿즈를 비롯해 제주도 우도땅콩쿠키 등 기념품 등도 판매하고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제주 4.3을 상징하는 동백꽃을 모티브로 한 굿즈를 비롯해 제주도 우도땅콩쿠키 등 기념품 등도 판매하고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한편, 홍보관 초입에서는 3일 오전 10시 거행된 77주년 4.3 희생자추념식 영상이 상영되며, 행정안전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한 ‘제77주년 4.3 설문 조사’도 함께 진행 중이다.

행정안전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는 '제77주년 4.3 설문조사'. 사진 강나리 기자.
행정안전부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는 '제77주년 4.3 설문조사'. 사진 강나리 기자.

제주 4.3의 역사 정립과 세대 전승, 평화와 인권의 가치 확산을 위해 무엇이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설문에 대해서는 많은 시민이 ‘역사교육’을 1위로 꼽았고, 그 다음으로 ‘홍보 & 관광 프로그램 개발’, ‘관련 사적지’ 보존을 꼽았다.

또한, 제주 4.3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설문에는 ‘잘 알고 있다’가 참여자의 55%, ‘들어본 적 있다’가 40%를 차지하고 ‘아예 모른다’고 답한 시민도 있다.

추모 게시판에는 많은 시민이 추모의 마음을 남겼다. 사진 강나리 기자.
추모 게시판에는 많은 시민이 추모의 마음을 남겼다. 사진 강나리 기자.

한편, 시민이 자유롭게 남기는 ‘추모 메시지’ 판에는 “잊지 않겠습니다. 폭싹 속았수다.”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랍니다.” “더 많은 사람이 이 슬픈 역사를 공부하고 되풀이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평화로운 세상이 오기를….” 등의 마음이 담겼다.

제주 4.3사건의 전개 상황과 당시 한국 정치 상황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설치한 전시물. 사진 강나리 기자.
제주 4.3사건의 전개 상황과 당시 한국 정치 상황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설치한 전시물. 사진 강나리 기자.

3일 홍보관 가이드를 하는 김미라 씨는 “평소 제주 4.3에 관심이 있어서 참여하게 되었다. 아픈 역사를 많은 분이 알고 함께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젊은이들에게 4.3에 대해 알리고 제주도 홍보를 하는 측면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게 되었다”고 취재를 밝혔다.

제주 4.3 팝업스토어는 5일까지 아침 11시부터 저녁 7시까지 운영된다.

※ 제주 4.3사건은 광복 이후 미소 냉전 시기 한반도에서 격돌한 민주주의와 사회주의,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이념과 체제 갈등 속에 벌어진 비극적인 사건이다.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너븐숭이 4.3기념관. 2019년 촬영. 사진 강나리 기자.
제주도 제주시 조천읍에 있는 너븐숭이 4.3기념관. 2019년 촬영. 사진 강나리 기자.

1947년 3월 1일 3.1절 발포사건을 시작으로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구역 해제까지 사이에 제주도에서 남로당 무장대와 서북청년단 등 토벌대 간의 무력충돌과 토벌대의 진압과정에서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 희생이 발생했다. 희생자 중에는 2세, 3세 아이부터 청소년과 부녀자, 어르신까지 포함되었다.

너븐숭이 4.3기념관 내 설치물. 민간인 학살로 인해 죽은 어미의 피젖을 빠는 젖먹이의 모습(왼쪽)과 희상자의 이름이 기재된 설치물. 2019년 촬영. 사진 강나리 기자.
너븐숭이 4.3기념관 내 설치물. 민간인 학살로 인해 죽은 어미의 피젖을 빠는 젖먹이의 모습(왼쪽)과 희상자의 이름이 기재된 설치물. 2019년 촬영. 사진 강나리 기자.

2000년 1월에 ‘4.3 특별법(제주4.3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에관한특별법)’이 공포되고 정부차원의 진상조사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 2003년 10월 정부의 ‘제주4.3사건진상조사보고서’가 채택되고, 대통령의 공식 사과 등이 이루어졌다.

희생자 명단에는 2세, 3세 아이와 미처 이름을 짓지도 못한 아이도 있다. 2019년 촬영 사진 강나리 기자.
희생자 명단에는 2세, 3세 아이와 미처 이름을 짓지도 못한 아이도 있다. 2019년 촬영 사진 강나리 기자.

진상 보고서에 의하면, 4.3사건의 인명 피해는 25,000∼30,000명으로 추정되고, 강경진압작전으로 중산간마을 95% 이상이 불타 없어졌으며, 가옥 39,285동이 소각되었다. 4.3사건진상조사위원회에 신고 접수된 희생자 및 유가족에 대한 심사를 마무리한 결과(2011. 1. 26 현재), 희생자로 14,032명과 희생자에 대한 유족 31,255명이 결정됐다.

1978년 최초로 제주 4.3의 비극을 드러낸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춘' 상징물. 2019년 촬영 사진 강나리 기자.
1978년 최초로 제주 4.3의 비극을 드러낸 현기영의 소설 '순이삼춘' 상징물. 2019년 촬영 사진 강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