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컷 원앙의 번식깃을 표현한 고려 상형청자. 1년 중 10월 말부터 초봄(2월)까지 수컷 원앙의 화려한 번식깃을 볼 수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수컷 원앙의 번식깃을 표현한 고려 상형청자. 1년 중 10월 말부터 초봄(2월)까지 수컷 원앙의 화려한 번식깃을 볼 수 있다. 사진 강나리 기자.
수컷 원앙의 번식깃을 표현한 고려 상형청자 뒷모습. 고려 장인의 꼼꼼한 관찰력을 통해 자연을 구현한 고려청자. 사진 강나리 기자.
수컷 원앙의 번식깃을 표현한 고려 상형청자 뒷모습. 고려 장인의 꼼꼼한 관찰력을 통해 자연을 구현한 고려청자. 사진 강나리 기자.

수컷 원앙은 가을부터 ‘혼인 깃’이라고도 불리는 번식깃을 준비한다. 번식기 조류가 암컷의 선택을 받기 위해 깃털이 화려한 색상이나 문양으로 바뀐 것을 번식깃이라 하는데 고려 상형 청자에는 1년 중 잠깐 볼 수 있는 번식깃을 구현한 작품이 있다.

죽순을 세밀하게 표현한 고려 상형청자 주자. 사진 강나리 기자.
죽순을 세밀하게 표현한 고려 상형청자 주자. 사진 강나리 기자.

또한, 대나무 죽순을 모티브로 한 주자(물을 담고 따르는 병)의 뚜껑은 죽순의 잎에 해당하는 소편 모양을 하고 있다. 고려인들이 자연을 관찰하는 꼼꼼함과 이를 구현해내려 한 섬세함을 알아차리면 청자 하나하나가 새롭게 다가온다.

상상의 동물 귀룡 모양의 주자. 사진 강나리 기자.
상상의 동물 귀룡 모양의 주자. 사진 강나리 기자.
또 다른 귀룡 모양의 주자. 사진 강나리 기자.
또 다른 귀룡 모양의 주자. 사진 강나리 기자.

전시관 한 켠, 연꽃 위에 앉아있는 귀룡(거북의 몸, 용의 머리를 한 상상의 동물)모양의 주자 두 작품이 마주하고 있다. 두 청자가 흡사해 보이나 한 마리는 고개를 들고 입을 벌려 포효하는 듯하고, 또 다른 한 마리는 새 부리와 같은 주둥이를 내밀고 있다. 눈과 손잡이에는 철 안료로 점을 찍어 생동감을 더했다.

국립중앙박물관 특별관2에서 진행 중인 ‘푸른 세상을 빚다, 고려 상형청자’전에서 고려의 장인들이 같은 소재, 같은 형태여도 조금씩 다르게 자신만의 표현방식을 담아 생명력을 담은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석류모양의 고려 상형 주자. 사진 강나리 기자.
석류모양의 고려 상형 주자. 사진 강나리 기자.

전시 공간 초입 영상에서 전시기획자와 청년 도예가, 조류 박사 등 여러 사람이 각자 자신만의 원픽(최고)을 소개한다. 주의 깊게 살펴보고 나면 수많은 청자 작품 중에서 자신만의 최고를 찾아낼 수도, 상형 청자를 빚은 고려 장인이 애써 구현하려던 마음과 마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