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t a spell, 2024, Oil on canvas, 80.3 × 116.8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Cast a spell, 2024, Oil on canvas, 80.3 × 116.8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김25 작가는 대자연속에 깃든 인간의 문명을 격정적이고도 섬세하게 표현한다.

김25 작가는 10월 4일 금산갤러리에서 개막한 개인전 《Cast a Spell》에서 각기 다른 시공간 속에서 하늘과 만나 찬란한 빛을 발휘하며 아름답게 대비되는 음영과 함께 깊이감이 더해진 역동적이고도 변화무쌍한 대자연의 형상을 추상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번 개인전에서 최신작들을 위주로 작가가 바라본 현대사회가 직면한 위기들과 고뇌를 함축적으로 작업한 작품들을 볼 수 있다.

Cast a spell, 2024, Oil on canvas, 53 × 80.3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Cast a spell, 2024, Oil on canvas, 53 × 80.3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김25 작가는 페인팅 속 이미지에 텍스트를 결합하는 독특한 방식으로 시각적 예술과 언어라는 서로 다른 두 세계를 융합하여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 낸다. 조형적 표현을 넘어 문자를 통해 추가적 의미를 부여하며 폭넓고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게 하며 새롭고도 풍요로운 심미적 경험의 세계를 열어준다.

작가는 텅 빈 캔버스에 일정 부분 명암을 칠하고 전체 분위기를 그린 다음 글씨를 새기며 순차적으로 작업한 후 최소한의 컬러를 사용하여 밑칠하고 문자를 활용하여 점, 선, 면의 요소를 만들면서 리얼리티를 묘사하는 작가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자연현상을 추상적으로 재현한다.

Noah's Ark, 2024, Oil on canvas, 130 × 89.4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Noah's Ark, 2024, Oil on canvas, 130 × 89.4 cm. 이미지 금산갤러리

작가는 실크 위에 한시(漢詩)를 쓰고 여러 장 배접하는 작업을 하루 종일 반복하며 글씨들의 잔상이 뇌리에까지 박혀 눈이 닿는 모든 곳에서 환영이 보일 정도로 집중했다. 이 과정에서 특히 좋아하는 바다가 떠올랐고, 파도의 흐름 위에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넣어 작품 속에 표현하였다. 바다는 찰나의 기록이자 기나긴 서사이며, 도도하게 흘러가는 역사이자 생성과 소멸을 같이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작품 속에 파고든 시와 문학 속 텍스트는 파도와 물결이라는 가시적 형태로 작가가 받은 각기 다른 영감을 차별화된 색으로 주관적인 감정과 내적인 정서를 담아내며 감성적으로 묘사되었다. 보일 듯 말듯하게 가까스로 알아볼 수 있는 알파벳들은 시나브로 파도 속에 젖어 들어 인간 문명의 거대한 서사를 이끌어낸다.

Cast a spell, 2024, Oil on canvas, 188 × 82.3 cm (each). 이미지 금산갤러리
Cast a spell, 2024, Oil on canvas, 188 × 82.3 cm (each). 이미지 금산갤러리

 

텍스트와 이미지의 만남은 전통적인 예술의 경계를 허물며 페인팅의 미적 힘과 더불어 언어의 힘까지 더해 강력한 폭발적 시너지를 발휘한다. 또한 물결에 담겨있는 변화무쌍한 글씨체나 단어의 배치는 작품을 감각적으로 더 풍요롭게 만들며 감정을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도구가 된다.

김25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이렇게 소개한다.

“예술의 방정식
늘 그래왔듯이 먼저 나는 색에 심취한다.
울렁임이 잦아들 때까지 색 붓질을 하다 보면 미명처럼 떠오르는 형태들이 있다.
도형들은 기묘하거나 불완전하거나 새로운 형태일수록 더 완전하다.
그것들이 나만의 색면과 하나가 되며 소통하는 순간, 내 몸과 자아가 합일됨을 느낀다.”(‘작가노트’ 일부)

관람자는 페인팅 속의 이미지와 텍스트의 연관성을 찾으며 작가의 의도를 발견하고 소통하게 된다.

김25 작가는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과정을 마쳤다.

김25 작가의 개인전《Cast a Spell》은 금산갤러리(서울시 중구 소공로 46 남산플래티넘 B103 )와 금산윈도우갤러리에서 10월 24일(목)까지 열린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3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