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영한국문화원은 새해를 맞이하여 1월 11일(현지 시각) 문화원에서 18세기 한식을 주제로 한 강연회를 개최했다.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주영한국문화원은 새해를 맞이하여 1월 11일(현지 시각) 문화원에서 18세기 한식을 주제로 한 강연회를 개최했다.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주영한국문화원은 새해를 맞이하여 문화원에서 18세기 한식을 주제로 한 강연회를 개최했다. 1월 11일(현지 시각) 진행한 이 행사에서는 영국에 전통 한식을 알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선보였다.

풍석문화재단 음식연구소 곽미경 소장의 강의와 옥스퍼드대학교 조지은 교수와의 대담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18세기 실학자 풍석 서유구(楓石 徐有榘, 1764~1845)와《규합총서(閨閤叢書)》의 저자이자 여류 시인으로 유명한 빙허각 이씨(憑虛閣 李氏 1759~1824)를 중점적으로 다뤘다. 곽미경 소장은  《임원경제지》를 저술한 풍석 서유구의 삶을, 풍석이 체계적으로 기록해놓은  《임원경제지》 <정조지> 속의 음식 레시피와 함께 버무려 소설적으로 그려낸 《조선 셰프 서유구》(2017)를 펴냈다. 이어 빙허각의 삶과 성취, 사랑과 비애를 다룬 최초의 장편 소설 《허공에 기대선 여자 빙허각》(2019)을 썼다. 

풍석 서유구는 보만재(保晩齋) 서명응(徐命膺)의 손자이자 서호수(徐浩修)의 아들이다. 서유구의 집안은 조선 후기의 대표적인 경화세족으로, 박학(博學)과 장서가(藏書家)의 집안으로도 유명하다.

서유구 선생이 남긴《임원경제지》는 우리의 전통문화와 생활지식을 16분야로 나누어 집대성한 백과사전이다. 풍석문화재단은 임원경제연구소와 함께 풍석 서유구 선생이 남긴 5천년 동양실용지식의 집대성이자 요체인 《임원경제지》의 완역 완간 및 풍석 서유구 기념관 건립을 최대의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이다.

주영한국문화원이 개최한 한식 강의에서 선보인 한과.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주영한국문화원이 개최한 한식 강의에서 선보인 한과.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임원경제지》 가운데 8번째 지(志)가 <정조지(鼎俎志)>로 음식요리 백과이다. 솥과 도마에 관한 기록이라는 뜻의 <정조지(鼎俎志)>는 총 7개 권으로 음식의 재료, 조리법, 효능과 금기를 다루었다. 가장 기본적인 식재로인 물에서 시작하는 식감촬요부터 계절과 명절에 먹는 별식을 다룬 절식지류까지 당시 음식 문화를 매우 체계적이면서도 과학적으로 아루고 있다.

서유구의 <정조지>에는 1700여 개의 조리법이 담겨있다. 재단은 전통 한식을 복원하고 알리기 위해 AI 셰프 서유구를 제작 중에 있다.

빙허각 이씨는 서유구의 친형수로 형 서유본(徐有本, 1762~1822)의 부인이다. 빙허각은 전주 이씨로서 조선 영조 35년(1759)에 서울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판돈령부사를 지낸 이창수이며 어머니 유(柳는)씨는《언문지(諺文志)》를 집필한 유희의 고모이다. 어릴 때부터 총명하여 저술에 능하고 한문학에도 뛰어났다. 15세가 되어 1773년 서유본에게 출가한 후 5세 아래인 시숙 서유구를 초년에 가르쳤으며, 학자인 남편과 시(詩)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을 정도로 학문이 깊고 명문장이었다. 1809년 51세 때 《규합총서(閨閤叢書)》를 완성하였다. ‘규합총서(閨閤叢書)’라는 서명은 남편 서유본이 ‘여성 생활을 총괄하는 책’이라는 뜻으로 지은 것이다.

《규합총서》는 총 다섯 권으로 되어 있는데, 제1권에는 음식, 제2권에는 의복, 제3권에는 경제, 제4권에는 질병 치료, 제5권에는 재난 방지에 관한 내용을 담았다.

강정과 약과. 이날 한식 강의 참석자들에게 제공되었다.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강정과 약과. 이날 한식 강의 참석자들에게 제공되었다. 사진 주영한국문화원

 

주영한국문화원이 개최한 이번 행사에는 서유구와 빙허각의 삶과 저서를 중심으로 18세기 한식과 전통 한식 조리법이 소개되었다. 행사 후 참석자들은 곽미경 소장이 <정조지>의 조리법을 바탕으로 만든 강정과 떡, 매화차 등 전통 다과를 즐겼다.

주영한국문화원은 현지에 다양한 강의를 통해 한식문화를 알리고 있다. 앞으로도 새로운 미래와 화두를 제시할 수 있는 강의를 선보일 예정이다.

선승혜 주영한국문화원장은 “새로운 미래는 어느 시대에도 도전과제로 주어졌다. 국제사회에서 한국문화의 정수를 공유하는 보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회이다. 전통이 강한 영국에서 한국의 18세기 서유구의 지식백과인 《임원경제지》 중 <정조지>라는 음식 기록을 깊게 탐구하고, 맛과 멋을 국제사회에서 연결하는 시도는 한국미학의 보편적 도전이자 성취이다”라고 행사의 의미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