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기메이야기’ 표지. 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제주 기메이야기’ 표지. 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은 제주굿에서 쓰이는 종이 무구(巫具)의 기능과 의미를 다룬 조사보고서 『종이예술로 빛나는 제주굿의 세계』를 최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조사자가 직접 제주도 무속의 현장에 참여해 종이 무구의 기능과 제작과정은 물론 연행과 전승 양상까지 아울러 분석하고 기록한 책이다. 

제주굿에서는 종이 무구를 많이 사용한다. 특히 종이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접고 오려 굿판을 장식하고 신체로 모시기도 하는데, 제주 무속에서는 이를 ‘기메’라고 부른다. 창호지나 천, 백지 또는 색지로 만드는 기메는 굿판의 다채로운 꾸밈이자 신의 상징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무구이다.

보고서 내부 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보고서 내부 이미지. 국립민속박물관.

보고서는 기메의 다양한 모양 및 기능과 함께 실제 기메의 제작 사례와 물질문화로서의 가치까지 담고자 했다. 

보고서에는 생존해 있는 제주 최고의 기메선생이라 할 수 있는 김영철 심방의 기메 제작방법 및 과정이 담겨있다. 김영철 심방은 4대조 할아버지부터 이어져 온 세습무가계 심방으로서 집안 내외의 여러 심방들로부터 기메 제작법을 전수 받았다. 그가 제작한 기메는 굿판에서는 물론 여러 차례 전시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기메는 무구이지만 종이로 만든 예술작품이기도 하다. 기메의 모양과 색상은 화려하고 아름다워 장식으로서의 가치 역시 지니고 있다. 『종이예술로 빛나는 제주굿의 세계』는 이런 예술품으로서 기메의 의미에 초점을 맞춰 제주도에 전승되는 물질문화로서 기메의 문화, 예술사적 가치를 조명하고자 했다. 또한 다양한 형태의 기메가 제주굿의 뿌리이자 바탕인 신화(본풀이)와의 접점을 제공할 수 있는 상징적 매개라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종이예술로 빛나는 제주굿의 세계』는 국립민속박물관 누리집에서 공개하고 있으며 원문을 내려받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