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명관의 《고래》가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 최종 후보에 오르는 등 올 상반기 한국문학이 유력 국제 상 수상과 입후보가 이어지고 있다.

영미권의 권위 있는 문학상인 국제 더블린 문학상, 만화계 아카데미 상이라 일컬어지는 미국 아이스너 상 등 유력 국제 상에 8건 입후보했다.

《고래》는 부커상 인터내셔널부문(이하 부커상) 최종후보에 올라 긍정적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문학 작품이 부커상에 입후보한 것은 한강 《채식주의자》(2016)와 《흰》(2018), 황석영 《해질 무렵》(2019), 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2022), 정보라 《저주토끼》(2022)에 이어 여섯 번째다. 2016년 한강 작가가 처음 이름을 올린 뒤, 7년 동안 5종의 한국문학이 추가로 입후보한 것이다.

소설 "고래" 표지(러시아어)  사진 한국문학번역원
소설 "고래" 표지(러시아어) 사진 한국문학번역원

《고래》는 출간 19년 만인 올해 1월 영국에서 출간됐다. 지금까지는 한국문학번역원(이하 번역원) 지원으로 독일어, 러시아어, 일본어권, 튀르키예어로 출간됐으며, 현재 이탈리아어 번역도 진행 중이다. 영국판을 번역한 김지영 번역가가 번역한 미국판(Archipelago Books)도 번역원 지원으로 2023년 5월 9일 미국에서 출간됐다.

천명관 작가의 또다른 작품인 《고령화 가족》 역시 현재까지 번역원 지원 기준으로 6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으며, 작가의 글로벌 인지도가 더욱 높아진 만큼 새로운 언어권으로의 출간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소설 "고령화가족" 표지(몽골어) 사진 한국문학번역원
소설 "고령화가족" 표지(몽골어) 사진 한국문학번역원

작품을 번역한 김지영(Chiyoung Kim) 번역가는 2007년 이동하 《장난감 도시》를 시작으로 15년 이상 활발히 한국문학을 번역해 온 영어권 전문 번역가다. 번역서로 황선미 《마당을 나온 암탉》, 《푸른 개 장발》, 《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 이정명 《별을 스치는 바람》《천국의 소년》, 김애란 《두근두근 내 인생》, 정유정 《종의 기원》,《7년의 밤》, 이지민 《나와 마릴린》, 구병모 《파과》등이 있다. 2022년 출간된 구병모 《파과》는 뉴욕타임스의 주목할 만한 책 100선으로 선정되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다.

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 표지(영어).   사진 한국문학번역원
박상영 "대도시의 사랑법" 표지(영어). 사진 한국문학번역원

작년 부커상에 입후보한 박상영의《대도시의 사랑법》(Tilted Axis, 2022)이 국제 더블린 문학상 롱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고, 번역가 안톤 허가 번역한 신경숙의《바이올렛》(Feminist Press, 2022)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번역문학 롱리스트에 포함됐다. 러시아어권에서는 김애란 《바깥은 여름》(Гиперион, 2023) 과 정이현 《상냥한 폭력의 시대》(Гиперион, 2023)는 러시아 야스나야 폴랴나 문학상 해외문학 부문 후보로 올라 10월에 결과가 발표된다. 이 외에도 김초엽, 김원영의 에세이 《사이보그가 되다》가 일본번역대상 후보로, 손원평의 《프리즘》이 일본서점대상 후보(최종 2위)로 선정됐다.

연상호‧최규석의 만화 《지옥(1-2)》(Dark Horse Books, 2022)은 만화계의 아카데미상이라 불리는 아이스너상 아시아작품상 후보로 선정돼, 최종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김초엽, 김원영의 에세이 "사이보그가 되다" 표지(일본어). 사진 한국문학번역원
김초엽, 김원영의 에세이 "사이보그가 되다" 표지(일본어). 사진 한국문학번역원

 

번역원은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다는 점을 반갑게 생각한다. 2016년 한강 작가의 아시아 최초 부커상 수상 이후 약 7년이 지난 지금, 한국문학 작가‧작품의 국제적 인지도, 영향력은 괄목할 만큼 높아졌다. 작가, 번역가들의 뛰어난 역량, 보편적 감수성과 문화적 개성이 절묘하게 조화된 한국문학만의 매력이 빛을 발한 것이다.”라며 “해외 수요에 발맞춰 다양한 장르의 다채로운 한국문학 작품이 폭넓게 소개되도록 지원에 힘쓰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