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靜)-콩나물,  2002, oil on wood,  43x23cm  사진 아트비프로젝트
고요(靜)-콩나물, 2002, oil on wood, 43x23cm 사진 아트비프로젝트

작가 이목을은 극사실의 대가로 널리 알려졌다.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작가는 눈을 감고도 형상이 보일 만큼 집요하게 관찰했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실제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사실적이다. 그의 사실화에서 그 무렵 형태와 시간이 느껴진다.

이목을 작가는 세상을 관찰하고 그림으로 담아내는 것을 사랑한다. 작가는 시간이 흘러 세월을 겪고 인생에 겹이 쌓이면서, 다양한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고 하고 싶은 말을 거리낌 없이 캔버스에 담았다. 마음껏 놀면서 자유를 찾을 수 있었고, 집념과 아집에서 해방되었다. 작품에서 고요함(靜)을 느낄 수 있는 까닭이다. 

空(공)-1028, 2010, oil on wood, 41x27cm  사진 아트비프로젝트
空(공)-1028, 2010, oil on wood, 41x27cm 사진 아트비프로젝트

작가는 그림을 통해 관찰하는 방법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가 느끼는 여러 가지 감정을 보여주고 공감할 만만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번에는 ‘전시장’이라는 놀이터에서 이목을 작가를 만난다. 아트비프로젝트는 2023년 기획전 <B ground 놀이터>를 기획하여 이 놀이터에 방문한 이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만날 수 있는 예술가와 작품을 소개한다. 2023년 첫 번째 놀이터 전시의 주인공이 이목을 작가이다. 3월 1일부터 14일까지 아트비 프로젝트(서울 종로구 삼청로 82 3층)에서 그를 만날 수 있다.

하루畵談-홍시, 2022, acrylic on canvas, 33.4x24.2cm  사진 아트비프로젝트
하루畵談-홍시, 2022, acrylic on canvas, 33.4x24.2cm 사진 아트비프로젝트

"햇볕 가득 창가의 /주홍빛 홍시 하나,/울엄마가 생각이 나네//당신이 제일 좋아하면서,/새끼들 줄세라 단지속 꼬옥/쟁겨 놓았다가//"어여어여 무라/잘 익었을끼다"//

​엷은 미소에/그윽 눈길로/새끼입을 바라 보았지//몰캉몰캉/달짝 시원한/주홍빛 홍시의 맛,//아가때 냠남 머금던//울엄마 찌찌맛일세//하늘나라 울엄마가/억수로 보고 싶구나//엄마~~"

작가가 작품 "홍시"에서 건네는 이야기이다.  

하루畵談-빨래, 2018, 혼합재료, 24.2x33.4cm. 사진 아트비프로젝트
하루畵談-빨래, 2018, 혼합재료, 24.2x33.4cm. 사진 아트비프로젝트

세탁기가 없었던 시절, 어머니는 손으로 빤 옷을 빨랫줄에 쫙쫙 펴서 햇볕을 잘 받게 하였다. 흐린 날 비올 조짐이 보이면 잽싸게 빨래를 걷는 것도 큰 일이었다. 집 마당에 친 빨랫줄에 빨래를 너는 모습은 지금은 볼 수 없는 옛 이야기가 되었다. 

이목을 작가가 문을 연 이 <B ground 놀이터>를 기획한 아트비프로젝트 기획자 강설아 큐레이터는 아트비프로젝트 갤러리 공간을 '놀이터'라고 했다.  2023년 기획 <B ground 놀이터>는 여기서 출발한다. 강설아 큐레이터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하루畵談-쉼, 2018, acrylic on canvas, 33.4x24.2cm, 사진 아트비프로젝트
하루畵談-쉼, 2018, acrylic on canvas, 33.4x24.2cm, 사진 아트비프로젝트

"어린 시절 우리는 시간 약속 없이 놀이터에 모여, 자연스럽게 새 친구를 사귀고 흙을 만지고 놀이기구를 타며 감각을 통해 서로를 알아가고 기억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되면서 정해진 시간과 약속들로 바쁘게 살다 보니 몸의 감각을 사용하던 자연스러움을 잊어가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머리로 생각하고 이성이 만들어낸 언어에 갇혀서 한계에 부딪히면서도, 모든 것을 논리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지만, 사실 마음으로 느끼고 몸이 움직이는 감각, 가슴이 말하는 것이 여전히 살아있다는 걸 알거든요."

그러면서 강설아 큐레이터는  아트비프로젝트의 <B ground 놀이터> 전시를 이렇게 보라고 한다. 

"전시를 관람하며 작품을 마주할 때, 머리를 쓰고 말로 정리하며 이해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편안하게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몸이 느끼는 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놀아보세요. 지금 이곳에 먼저 도착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는 친구가 있답니다."

<B ground 놀이터> 전시는 3월 이목을 작가를 시작으로 아트비프로젝트가 주목해온 민율(5월), 최윤정(7월), 임수진(8월), 류제비(11월)  총 5인의 작가와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