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출판사는 “4월 6일 손원평 작가의 장편소설 《서른의 반격》이 제19회 ‘2022 일본 서점대상(번역 소설 부문)’을 받았다”고 밝혔다.

올해로 19회를 맞이한 ‘서점대상’은 일본 NPO서점대상실행위원회가 주최하며, 이번에는 전국 483개 서점 627명이 투표하여 6일 오후 3시 수상작으로 《서른의 반격》을 발표하였다.

일본의 서점대상은 2004년에 서점원들이 만든 상으로, 인터넷 서점을 포함해 신간을 판매하는 서점원들의 직접 투표를 통해 선정하며 서점대상, 발굴부문상, 번역소설부문상, 논픽션 부문상 4개 부분으로 나눠 시상한다. 2012년부터는 번역소설 부문을 따로 두고 있다.

손원평 작가의 장편소설 "서른의 반격"이 4월 6일 제19회 ‘2022 일본 서점대상(번역 소설 부문)’을 받았다. [사진=2022일본서점대상 시상식 유튜브]
손원평 작가의 장편소설 "서른의 반격"이 4월 6일 제19회 ‘2022 일본 서점대상(번역 소설 부문)’을 받았다. [사진=2022일본서점대상 시상식 유튜브]

번역소설 부문에서 영미유럽권 소설이 아닌 아시아 소설이 수상작으로 선정된 것은 2020년 손원평 작가의 《아몬드》가 최초이고  이번 《서른의 반격》의 수상이 두번 째. 

​은행나무출판사는 손원평 작가의 전작 《아몬드》가 2020년 아시아 소설 최초로 수상한 후 2년만에 다시 이 상을 수상하게 되어, 한국문학의 지평을 더욱 확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른의 반격》은 제5회 제주4·3평화문학상 수상작으로 2017년에 은행나무출판사에서 출간하였다. 소설가 한승원, 현기영, 문학평론가 최원식으로 구성된 제주4․3평화문학상 심사위원단은 심사평에서 "위트가 넘치는 싱그럽고 유쾌한 소설이다. 사건과 주제를 형상화시키고 도출해내는 작가의 힘, 소설미학이 돋보인다"며 "그들의 저항은 비장하거나 영웅적이거나 하지 않고, 게임처럼 경쾌하게 행해진다. 소설의 주인공은 그러한 저항의 몸짓들을 직접 목격하고 경험하면서 자신의 왜소한 순종적 자아를 벗어내고 주체적 자아를 되찾게 된다"고 심사경위를 밝히며 작가에게 수상의 영예를 안겼다. 《서른의 반격》은 1988년에 태어나 2017년서른 살이 된 주인공을 중심으로 권위의식과 위선, 부당함과 착취 구조의 모순 속에서 현재를 견디며 살아가는 이들의 특별한 '반격'을 그렸다.

시상식에 《아몬드》 《서른의 반격》의 일본어 번역자 야지마 아기코(矢島 暁子) 씨가 손 작가를 대신하여 상을 받았으며, 수상소감도 낭독했다. 

손원평 작가는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전 세계에도 당시 저와 비슷한 심정으로 분투하는 젊은이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들에게 제 책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면 좋겠습니다"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손원평 작가의 수상소감 전문

두 번째 서점대상을 받게 되어 놀랍고 기쁩니다. 수상 소감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감사한 소식입니다. 영광스러운 마음의 한편으로는 안타까움이 밀려듭니다. 2년 전 《아몬드》가 서점대상을 받았을 때는 코로나 시대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때였습니다. 그런데 2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전 세계적인 코로나 상황에 저 스스로도 먼 곳에서 저의 수상을 지켜보아야 한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아몬드》가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면 《서른의 반격》은 ‘어떤 어른이 될 것인가’ 하는 질문에서 시작된 작품이었습니다. 《서른의 반격》을 쓸 당시 저는 몹시 답답하고 막막한 심정이었습니다. 꿈을 향해 줄기차게 노력하고 열심히 달려왔다고 생각했지만, 오랜 시간과 노력에 비해 한 줄기 빛도 얻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저 자신이 점점 작아졌으며 제가 하는 일은 무의미하고 무가치하게 느껴졌고, 때로는 억울함이 밀려왔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그 일을, 그러니까 영화를 만들고 글을 쓰는 일을 계속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할 줄 아는 것이 그뿐이었고, 밀려드는 절망감을 몰아낼 수 있는 방법 또한 ‘계속하는 것’뿐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서 저는 언젠가 이 시기를 과거로 회상할 때가 온다면 이 순간을 잊지 않고 겸손하고 겸허하게 성숙한 어른의 모습으로 이 세계를 대해야겠다고 다짐했었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전 세계에도 당시 저와 비슷한 심정으로 분투하는 젊은이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이들에게 제 책이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면 좋겠습니다.

《서른의 반격》은 한국에서 제주 4‧3 평화문학상을 받은 작품입니다. 2년 전이나 지금이나 코로나는 여전히 우리와 함께이지만, 그때 코로나가 번성하고 있었다면 이제 코로나 시대는 점차 끝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같은 현상 안에도 늘 다름이 있고 희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삶의 다양한 면면을, 우리 곁의 소중한 가치를 조명하는 작가로 독자에게 다가가도록 앞으로도 노력하고 또 노력하겠습니다.

2022년 봄,

모두의 평화를 기원하며, 서울에서 손원평 드림.